국민의힘 제주도당이 차기 도당위원장 선출을 위한 도당 차원의 업무를 전면 중단, 그 배경을 놓고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
15일 국민의힘 제주도당과 도당 선관위 위원 등 복수의 관계자에 따르면 국민의힘 중앙당은 한기호 사무총장 명의로 “차기 도당위원장 선출을 위한 도당대회와 선관위 업무를 중단하라”고 협조요청을 시달했다.
국민의힘 제주도당은 지난해 7월 말 취임한 현 장성철(53) 위원장이 이달 말로 1년의 임기를 마무리함에 따라 차기 위원장 선출을 위한 도당대회와 도당 차원의 선관위 구성 등 업무를 진행중이었다.
1998년 무소속으로 도의원 선거에 출마했다가 낙선한 장 위원장은 그동안 숱한 당적이동을 거쳐 지난해 총선에서 현재 국민의힘의 전신인 미래통합당으로 말을 갈아 타 제주갑 선거에 나섰지만 역시 낙선했다. 이후 몇 개월 뒤 미래통합당 도당위원장으로 재기했다.
차기 위원장은 내년의 경우 3월9일 대선과 6월1일 지방선거 등 중대선거가 예정돼 있는 만큼 도당 내부에서도 각축전 양상이 벌어지고 있는 상황이었다.
현 장성철 위원장과 더불어 지난해 제주을 선거구에서 낙마한 부상일(50) 전 도당위원장 등 5~6명이 경합을 벌일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국민의힘 제주도당 내부에선 지난해 장 위원장 취임 후 “위원장의 독단과 전횡을 부리고 있다. 부패·무능한 정치인이다”는 등 비판이 제기되면서 갈등이 불거져 내홍이 끊이지 않아왔다.
아울러 지난해 말부터 도당 여성위원장 선출 뒤 성추문 사건까지 불거져 경찰 고소전까지 비화되는 등 잡음이 지속돼 왔다.
이 과정에서 제주도당 내부의 일부 인사들은 장 위원장의 지도체제에 문제를 제기, “파행적인 도당 운영체제론 내년 지방선거와 대선에서 제주지역의 승리를 보장할 수 없다”며 사실상 ‘장 위원장 불신임’을 주장하는 진정·탄원서를 수차례 국민의힘 중앙당으로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장성철 현 위원장 출범당시 부상일 전 위원장과 1년의 임기를 약속, 이번 차기 위원장의 경우 부 전 위원장이 맡기로 서로 합의했지만 이를 파기, 장 위원장이 재출마하는 것으로 알려져 부 전 위원장 측도 크게 반발하고 있는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이를 놓고 국민의힘 제주도당 윤리위 한 인사는 “서귀포 당협이 유명무실한데다 제주도당 내부에선 끊임없는 잡음이 일고 있고, 현 장 위원장에 대한 불신이 깊어 중앙당이 중대한 문제로 파악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중앙당은 그동안 숱한 지방선거와 총선에서 패배를 거듭한 제주도당을 일신해야 한다는 필요성을 절감, 도당 혁신을 위해 현재의 도당위원장 선출 일정을 중단시킨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제이누리>는 이 문제에 대해 장성철 도당 위원장과 봉종근 사무처장에게 수차례 통화를 시도했으나 이와 관련, "도당 내부에서 긴급 운영위 회의중이라 통화할 수 없다"는 답변만 들었다. [제이누리=이주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