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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시중의 시론담론] 지방의원 '해외 여행' 혈세지원 나라는 오직 대한민국

 

1991년 지방의회가 부활하던 당시 지방의원들은 무보수 명예직이었다. 하지만 지금 그 약속은 오래된 과거다. 그들은 파격적인 대우와 함께 매년 해외연수 비용을 혈세로 받는다.

 

그러나 지방의원들의 '해외연수'는 단순한 '해외여행'이다. 국제회의나 외국 지방자치단체의 공식 행사에 참가하는 것도 아니다. 공식 방문이라고 둘러대는 내용은 기념 촬영에 불과하다. 나머지는 모두 단순 관광이다. 연수보고서는 인터넷으로 알 수 있는 지극히 초보적인 내용으로 채워진다.

 

지방의원들이 해외여행으로 얻은 지식은 "어느 나라에 갔다 왔다” “(무슨) 술 먹었다” “(무슨 짓) 했다”는 무용담에 불과할 뿐 배운 것도 없고 앞으로 배울 것도 없다. 그들은 '공짜 해외여행' 가서 엉뚱한 생각만으로 머리에 꽉 들어찬 자들이다.

 

'공적 해외 출장'이 아닌 '공짜 해외 여행'

 

지방의원에게 '공적 해외출장'이 아닌 '공짜 해외여행' 비용을 해마다 혈세로 지원하는 나라는 전세계에서 우리나라가 유일하다.

 

'공짜 해외여행'이다 보니 예천군 의원들의 행태는 기가 찰 노릇이다. 외국에 가서 국가의 명예를 실추시켜 온 국민의 분노가 빗발치고 있다. 인터넷에선 지방의회를 폐지하라는 댓글로 도배되고 있다. 이 정도라면 지방의원들의 도덕성은 뻔하다. 사리사욕에 눈 먼 자들에 의하여 민주주의가 건강하게 뿌리를 내리기도 전에 풀뿌리가 썩어가고 있다.

 

이런 행태는 전국의 지방의회에서 진행 중이다. 제주특별자치도라고 예외가 아니었다.

 

오래된 일이지만 지금은 없어진 옛 기초의원들이 해외 방문에서 저질렀던 이야기다. 이 출장은 해외 연수가 아니라 감귤 수출협상을 성사시키고자 현지에서 판촉행사를 진행할 목적이었다.

 

공식 일정도 소화하지 못하는 무지와 천박

 

A의원은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현지 공관의 소개로 나온 젊은 유학생 통역에게 “오늘 밤에 단란주점을 통째로 빌려 달라”고 목에 힘을 잔뜩 주었다. 현지 유학생이 이 나라에는 단란주점이 없다고 조심스럽게 설명하였다. 그러자 A의원은 “내가 누군지 아느냐?”고 눈알을 부라리며 갑(甲)질 본성을 드러냈다.

 

현지 유학생이 “지방의원들이 외국에 와서 이거 무슨 짓이냐?”고 항의를 하자 군청 직원에게 불똥이 튀었다. A의원은 “출국 전에 단란주점을 알아보지도 못하냐?”고 공항 대합실 외국인들이 모두 놀랄 정도로 고래고래 고함을 질러댔다.

 

B의원은 수출업체 대표자와 외국 바이어가 진행하는 협상장에 무대포로 난입하였다. 상품단가와 물류, 포장과 소매유통을 논의하는 중요한 자리였다. 다짜고짜 협상 테이블을 밀쳐 내고 자기 책상을 만들어 버렸다. B의원은 한국말을 알아듣지도 못하는 외국 바이어에게 “나하고 얘기하라”면서 난장판을 만들었다.

 

한국 식당이 없어서 부득이 현지 식당에서 식사할 수 밖에 없었다. C의원은 양식 요리점에서 "밥과 국, 삼겹살과 소주를 내놓으라"고 소리를 질러댔다. “지방 의원들이 왔는데 이 정도 밖에 안되냐?”며 닦달해댔다.

 

호텔로 돌아온 의원들은 뭔가 못마땅 했다. 엘리베이터에서 D의원은 “(접대부들을) 불러오라”라고 요란을 떨었다. 군청 직원이 망연자실하자 여행사 가이드에게 “있잖아?”라고 능글거렸다. 어쨌든 유흥의 시간은 만들어졌다. 하지만 그 비용은 고스란히 군청 직원이 해결할 몫이었다. 혈세가 지방의원 유흥비로 집행되었다.

 

전문가 토론장에 쳐들어온 E의원은 “때려쳐라, 이 ××들아”라며 회의 자료를 집어 던졌다. 현지 수출시장을 논의하던 토론은 무산되었다. 이 자는 자기가 토론회를 주관하겠다고 보고서를 만들어 오라고 방방 떠들어 댔다. 그러나 '국제 촌놈' 지방의원은 전문가의 얘기를 하나도 이해 못하는 무지랭이였다.

 

E의원은 사진발 잘 받는 의전 행사와 고급차량을 대기하도록 느닷없이 요구했다. 사전에 약속도 없는 공식 일정을 만들어 내라고 입에서 썩은 냄새를 풍기며 침을 튀겼다. 지방의원들 사진 촬영을 위하여 할 수 없이 연출하고 추가비용이 들어갔다.

 

F의원은 양주를 소주처럼 퍼 마시다가 정신이 팔려 여권을 잃어 버렸다. 호텔 로비 바닥에 철퍼덕 주저앉아 군청 직원에게 여권 찾아내라고 고함을 질러댔다. 신발 한 쪽도 잃어 버렸고 바지는 소변에 지린 듯 퀴퀴한 냄새가 코를 찔렀다.

 

출국 때부터 귀국 때까지 지방의원들에게 시달렸던 군청 직원은 귀국하는 길에 “저것 덜(군 의원들) 사람이 아니우다(아닙니다). 촌지를 달라고 몽니 부렴수다(부리고 있습니다)”며 머리를 절래 절래 흔들었다.

 

지방의원들은 군청과 수출업체가 해외 공관의 협조를 받아 수출계약을 성사시키는 단계라는 사실을 알아 차렸다. 주제를 파악하지도 못하면서 한 건 올리겠다고 투정을 부려 어쩔 수 없이 모시고 갔다. 그런데도 협조는 못할망정 온갖 훼방에도 불구하고 이루어 낸 수출 성과를 자신들이 했다며 공치사에 열을 올렸다.

 

이보다 더한 막장 스토리를 털어놓는다면 온 국민이 토할 정도다. 해외 공식 출장도 망가지게 만들어버린 이 기초의원들 중 일부는 나중에 광역의원이 되어 변함없이 땡강을 부리다가 은퇴하였다.

 

예천군 의원들은 전원 사퇴하고 공짜 해외 여행 혈세지원은 당장 폐지하여야

 

지방의원들은 전 국민이 큰 희생을 치르고 쌓아 올린 민주주의와 지방자치를 훼손하고 전 국민의 공분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예천군 의원들은 미적거리지 말고 전원 사퇴하여야 한다. 물론 '공짜 해외 여행'에 대한 혈세 지원은 당장 없애야 한다.

 

이 작태가 지속된다면 그들은 조선 시대 '마름'이나 일제 '앞잡이'들 혹은 군사정권 시대에 '완장'과 다름없다. 무지하고 천박한 자들에게 지방의 살림을 맡기는 우리가 각성할 때다. / 제이누리 논설위원

 

조시중? = 농민(제주새벽이슬농장), 한국 KDI 국제정책 대학원(정책학 석사) 졸업, 미국 켈리포니아 웨스턴 로스쿨(법학 석사), 제주대학교 대학원 법학 박사과정, 전 제주특별자치도 사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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