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국책 연구기관인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의 제주권 연구본부 설립이 추진된다. 제주도는 과학기술 분야 정부출연연구기관을 지원·육성하는 총괄관리기관인 국가과학기술연구회의 승인을 받아 ETRI 제주권 연구본부 설립을 위한 시범사업을 다음달 1일부터 실시한다고 26일 밝혔다. ETRI는 정보·통신·전자 등의 분야의 기술 개발을 선도적으로 연구하는 기관이다. 제주 현지 연구인력은 연구원 12명과 제주 소속 학연 연수생 3명으로 3년간 사업비 90억원이 투입된다. 제주도가 50%를 부담한다. 이번 시범사업의 주요 연구 분야는 ‘인공지능전환(AX) 기후테크’, ‘소버린 AX 관광’, ‘초저전력 지능형 반도체 및 인공지능 인력양성’ 분야 등이다. 또 저궤도 위성과 6세대(6G) 이동통신 등 분야에서 ETRI 본원과의 협력 연구도 진행된다. 시범사업 연구공간은 첨단과학기술단지 내 제주테크노파크 미래산업센터 3층에 마련된다. 도내 기업, 대학 등 지역 내 지·산·학·연과 긴밀한 협업체계를 갖추게 된다. 제주도는 이번 시범사업으로 제주가 동아시아 인공지능(AI) 혁신 허브로 성장하고, ETRI 제주권 연구본부의 정식 설립으로 이어지는 계기가 될 것으로
제주 지역의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4명 중 1명 이상이 여전히 정부의 공식 구제를 받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제주환경운동연합과 환경보건시민센터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제주도내 가습기 살균제 피해 신고자 59명 중 16명(27%)이 '구제법 미인정자'로 집계됐다. 이들 중 5명은 이미 사망한 상태다. 정부로부터 피해자로 인정받은 인원은 43명으로 파악됐다. 이 중 사망자는 10명이다. 가습기 살균제 사건은 제품을 사용한 뒤 호흡기에서 섬유화 증상이 발생해 다수의 사용자가 질병에 걸리거나 사망에 이른 사회적 참사다. 2011년 피해 사실이 공론화됐지만 배·보상 문제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채 장기화되고 있다. 정부는 조정위원장을 추천해 민간 차원의 합의 절차를 시도했다. 그러나 책임 기업인 옥시레킷벤키저와 애경산업 등이 조정안을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협상은 끝내 무산됐다. 문제는 피해자들이 구제법에 따라 피해자로 인정받더라도 실제 등급이 너무 낮게 책정돼 실질적인 배상이나 지원을 받지 못하는 사례가 많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단순한 금전적 보상에 그치지 않고, 장기 치료와 건강 관리 등 실질적인 지원이 담긴 구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읍면동 주민센터를 방문하지 않고도 각종 민원을 온라인으로 신청할 수 있는 '제주간편e민원' 서비스가 오는 28일 개시된다. 제주도는 오는 28일부터 행정서비스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전국 첫 전자서명 기반 온라인 민원처리 서비스인 ‘제주간편e민원’을 시행한다고 26일 밝혔다. ‘제주간편e민원’은 그동안 읍면동 주민센터를 직접 방문해야만 처리할 수 있었던 각종 민원신청을 온라인으로 전환한 서비스다. 이번에 온라인으로 전환되는 민원은 주민자치, 주민복지, 재무, 생활환경 등 8개 분야 59종이다. 자필서명이 들어가는 비교적 간단한 상시 민원서식과 공모, 한시적 사무 등 비상시 민원을 대상으로 했다. 노인과 장애인 대상 복지 지원 신청, 농어업인 지원사업 신청, 공유재산 사용 관련 신청, 재해보험 가입 신청 등 도민들이 자주 이용하는 각종 생활민원이 포함됐다. 그동안 도민들이 자주 방문 신청했던 장수수당, 저소득층 의료비 지원, 해녀수당 등 각종 지원금과 수당 신청도 이제 온라인으로 간편하게 처리할 수 있게 됐다. 다만 보건복지부의 ‘복지로’나 행정안전부의 ‘민원24’ 등 다른 시스템에서 이미 제공 중인 법정민원이나 수수료 납부와 필증 교부 등 불가피하게 방문이 필
제주도자치경찰단은 국가유산 산방산에 무단 입산해 문화재보호법 위반 혐의로 적발된 9명을 불구속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26일 밝혔다. 서귀포시 안덕면에 있는 산방산은 명승 제77호로 지정된 국가유산이다. 자연유산 가치 보전을 위해 2012년부터 2031년까지 일부 구역에 대한 출입이 제한돼 있다. 일반인들은 공개된 구역만 출입할 수 있다. 이번에 적발된 피의자들은 2020년부터 2023년까지 등산 관련 사회관계망(SNS)에 게시된 애플리케이션의 산방산 등산경로를 따라 무단으로 입산했다. 이후 이들은 산방산 등반 성공 사실을 해당 앱에 등록하고 게시했다가 적발됐다. 자치경찰단은 2023년 9월 7일 50대와 60대 2명이 산방산 출입 제한구역에 무단 입산해 비박(동굴, 나무 밑, 바위 그늘 등에서 눈, 비를 피해 잠을 자는 행위) 중 길을 잃어 다음날 소방구조 헬기에 의해 구조된 이후 법 위반으로 처벌받은 사건을 계기로 수사를 진행했다. 이번 수사는 자연보호 중점청으로 지정된 제주지방검찰청과의 협력과 공조를 통해 이뤄졌다. 그 결과 추가 위반자들이 대거 적발됐다. '문화유산의 보존 및 활용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공개가 제한되는 국가지정문화유산 지역에
횡단보도를 건너던 80대 할머니를 차로 치어 숨지게 한 중국인이 구속돼 검찰에 넘겨졌다. 제주 서귀포경찰서는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위반(치사) 혐의로 60대 중국인 A씨를 구속 송치했다고 26일 밝혔다. A씨는 지난 18일 오전 11시 41분 서귀포시 회수동 회전교차로 인근 횡단보도에서 길을 건너던 80대 마을주민 B씨를 카니발 승합차로 치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은 운전자가 전방을 주시하지 않고 보행자를 보지 못한 중대한 과실이 있다고 보고 도주 우려가 있다고 판단, 중국인 운전자 A씨를 긴급체포해 이튿날인 19일 구속했다. 경찰은 "도민의 안전과 교통사고 예방은 물론 외국인의 교통법규 위반 행위에 엄정 대응하고 있다"며 교통법규 준수를 당부했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
울산과 경남·경북 지역에서 대형 산불이 잇따르며 소방당국의 긴장감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제주에서도 건조한 날씨 속에 화재 사고가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 26일 제주소방안전본부에 따르면 지난 22일부터 25일까지 나흘간 도내에서 발생한 화재는 모두 16건, 안전조치 건수는 33건에 달했다. 특히 지난 24일 오후 5시 50분 제주시 화북2동 한 감귤 선과장 창고에서 불이 나 4시간여 만에 진화됐다. 퇴근 시간대 급속히 치솟은 검은 연기와 화염으로 119에 접수된 신고는 80건을 넘겼다.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었다. 하지만 창고 1동(1164㎡)과 차량 2대가 불에 타는 등 상당한 재산 피해가 났다. 또 지난 25일에는 제주시 구좌읍 야초지와 서귀포시 표선면 농지에서도 불이 나 소방당국이 진화 작업에 나서는 등 도내 전역에서 화재가 이어지고 있다. 봄철은 계절 특성상 건조한 날씨와 강풍이 겹쳐 화재 발생 위험이 특히 높은 시기다. 최근 5년간 제주에서 발생한 전체 화재 2814건 중 약 26.5%에 해당하는 747건이 3~5월 봄철에 집중됐다. 이는 사계절 중 가장 많은 발생 건수다. 화재 원인으로는 부주의가 292건(39.1%)으로 가장 많았고, 전기적 요인이
50대 장애인권익옹호기관 소속 조사관이 10대 지적장애 여학생을 성추행한 혐의로 구속됐다. 제주경찰청은 강제추행 혐의로 제주장애인권익옹호기관에서 근무하는 50대 조사관 A씨를 구속했다고 25일 밝혔다. A씨는 지난해 6월부터 올해 1월까지 제주장애인권익옹호기관 상담실과 가정방문을 한 자리에서 10대 지적장애 여학생 2명과 지적장애 여학생의 여동생 1명 등 3명을 여러 차례에 걸쳐 성추행한 혐의를 받는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성추행 혐의를 인정하면서도 범행 일부는 사실과 다르다며 인정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지난 21일 구속된 데 이어 자신이 근무하던 제주장애인권익옹호기관에서도 파면 조치됐다. 경찰은 추가 범행이 있는지를 조사하고 있다. 제주도에 장애 아동 피해 전수조사를 의뢰했다. [제이누리=양은희 기자]
급증하는 고령자 보행 교통 사망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제주도자치경찰단이 보행신호를 연장하는 등 개선에 나선다. 25일 제주도자치경찰단에 따르면 도내 보행자 교통사고 사망자는 2020년부터 2023년까지 감소세을 보였지만 65세 이상 고령자 사고 비율은 증가 추세를 보인다. 전체 보행자 교통사고 사망자 중 65세 이상 고령자 비율은 2020년 43.4%, 2021년 43.7%, 2022년 52.9%, 2023년 66.6%, 2024년 76.9% 등이다. 특히 지난해 보행자 교통사고 사망자 26명 중 20명이 65세 이상 고령자였다. 자치경찰단은 도로교통공단 제주지부와 협업해 고령자 비율이 높은 지역과 고령 방문자가 많이 찾는 병원, 복지관 주변 교차로 횡단보도 등 219곳을 대상지로 선정해 보행신호체계 개선을 추진한다. 우선 초당 1m 속도에 맞춘 기존 횡단보도 보행신호 시간을 초당 0.7m로 걸음이 느린 고령자 평균 보행속도에 맞춰 연장한다. 20m 횡단보도의 경우 기존 20초 정도의 보행신호 시간이 28초 정도로 늘어난다. 자치경찰단은 또 교차로에서 보행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보행 전 시간 기법'도 적극적으로 도입한다. 이는 차량 신호 종료 후 1∼2초 정
봄을 맞이한 3월 하순 제주의 낮 기온이 크게 올라 갑자기 여름이 온 듯한 날씨를 보였다. 25일 제주지방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20분 현재 제주(제주지방기상청) 지점의 낮 최고기온이 28.8도를 기록했다. 이는 1923년 이 지점에서 기상관측을 시작한 이래 3월 기록으로는 역대 최고치다. 종전 최고치는 2013년 3월 9일에 기록한 28.1도였다. 제주도 동부의 성산 지점도 낮 최고기온이 26도로, 1971년 이 지점에서 관측을 시작한 이래 3월 기록으로는 가장 높았다. 이 밖에도 지점별 일 최고기온이 구좌 30.3도, 김녕 29.6도, 대흘 28.3도, 와산 28도, 성산수산 28도, 외도 27.1도, 송당 27도, 우도 26.9도 등으로 곳곳에서 여름을 방불케 하는 기온이 나타났다. 기상청은 서남서풍이 유입되면서 한라산을 넘어 고온건조해지는 푄현상에 햇볕 영향까지 더해지면서 제주도 북부와 동부를 중심으로 기온이 많이 올랐다고 설명했다. 기상청은 제주의 기온이 당분간 평년보다 높겠다고 예보했다. 그러다가 오는 28일에는 아침 7∼9도, 낮 10∼13도로 뚝 떨어질 전망이다. 기상청은 26일까지 낮과 밤의 기온 차가 10도 내외로 크게 나타나는 곳
제주4·3연구소가 오는 28일 오후 2시 제주4·3평화기념관 대강당에서 제주4·3 77주년 기념 스물네번째 증언본풀이 마당을 연다. 연구소가 해마다 여는 이 행사는 4·3의 상처를 공유하고 함께 치유해가며 4·3의 진실을 미래 세대에게 생생하게 전하는 자리다. '그리움에 보내는 여든 살 아이들의 편지-아픈 항쟁의 세월을 넘어'를 주제로 한 올해 증언본풀이 마당은 연구소가 지난해부터 시작한 '다시 항쟁을 기억하며' 제목의 '4·3생활사총서 6편'을 토대로 한다. 이 자리에서는 총서 6편의 구술자 중 임충구·강은영씨가 나와 자신과 아픈 부모님 사연을 풀어낸다. 한림면 대림리 출신인 임충구(1944년생)씨는 애월면사무소에서 근무하던 부친 임원전씨가 4·3 무장봉기 직후 산에 올라 행방불명됐다. 어머니도 집안 멸족을 막으려 애쓰다 섯알오름에서 희생된 아픈 사연을 갖고 있다. 임씨는 연좌제로 평생을 시달렸지만 꿋꿋하게 이겨내 부모님의 명예회복을 이뤘다. 서귀포 출신 강은영(여·1942년생)씨는 서귀면장을 지낸 부친 강성모씨가 군인들에게 부당함을 항의했다는 이유로 연행된 뒤 1950년 7월 16일 산지항 앞바다에서 수장된 아픈 사연을 갖고 있다. 강씨 역시 아버지를 잃
제주도가 송악산 일대에 전지훈련복합시설과 숙박시설을 조성하려는 계획을 추진하면서 시민사회가 반발하고 나섰다. 과거 중국 자본 개발을 저지하며 공공 매입에 나섰던 부지에 다시 개발 논의가 불거지자 '보전이라는 원칙이 무너졌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제주참여환경연대와 제주다크투어는 24일 공동 성명을 내고 "제주도가 보전을 목적으로 매입한 송악산 부지에 숙박시설을 포함한 전지훈련장을 조성하려 한다"며 "이는 송악산 보전 취지에 정면으로 배치되는 개발 계획"이라고 지적했다. 논란이 된 송악산 일대는 지난 2010년대 중국계 자본 '신해원'이 뉴오션타운 개발사업을 추진했던 곳이다. 호텔 461실과 상업시설, 야외공연장 등이 포함된 3700억원 규모의 대규모 사업이었지만 환경훼손과 경관 사유화 우려로 도민사회와 환경단체의 강한 반발에 부딪혀 무산됐다. 원희룡 전 도정은 2020년 '송악산은 지켜야 할 가치'라며 일명 '송악선언'을 발표했고, 도는 신해원이 소유하던 유원지 부지를 공적 예산으로 전량 매입해 보전에 나섰다. 당시 도는 해당 부지를 포함해 마라해양도립공원의 범위를 육상으로 확대하는 방안도 함께 추진했다. 또 섯알오름과 동알오름 일대까지 보호 구역에 편입하겠다
제주대 의과대학이 의대생들의 복학 신청 기한을 오는 27일까지로 연기했다. 25일 제주대에 따르면 당초 의대 복학 신청 접수 마감일은 지난 24일 오후 6시였지만 대학 측은 기한을 사흘 더 연장하기로 결정했다. 제주대 의과대학 재적 학생은 모두 310명이다. 이 중 1학기 휴학이 불가능한 1학년을 제외하고 지난달 기준 225명이 휴학 중이다. 복학 여부에 따라 학사 운영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상황이다. 대학 측은 교육부 방침에 따라 구체적인 복귀 인원이나 신청 현황은 공개하지 않고 있다. 다만 제주대 의대 관계자는 "마감일을 앞두고 복학 관련 문의 전화가 많이 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직까지 학교 측은 휴학생에 대한 유급 또는 제적 조치를 취하지는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학칙상 수업일수의 4분의 1 이상 결석할 경우 F학점이 부여되고, 의대의 경우 한 과목에서라도 F를 받으면 유급 처리된다. 올해 1학기 기준 수업일수 4분의 1이 경과하는 시점은 오는 28일이다. 제주대 학칙에 따르면 휴학 기간이 끝난 뒤 정당한 사유 없이 복학하지 않으면 제적될 수 있다. 제주대의 휴학 신청 기한은 다음 달 1일까지다. 한편, 전국 40개 의대가 참여하고 있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