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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청 교수의 식품&바이오 이야기(17)] 실생활의 탄소발자국 줄이는 작은 실천도 같이

비건(vegan)에 대해 다룬 지난 글에서 환경보전도 채식를 하는 이유 중 하나라고 얘기했었다. 육식을 하게 되면 가축 생산 과정에서 다량의 온실가스가 발생하여 환경에 나쁜 영향을 끼친다는 것이다.

 

온실가스는 지구의 표면에서 우주로 발산하는 적외선 복사열을 흡수하는 기체를 말하는데, 수증기, 이산화탄소, 메탄, 아산화질소 등이 있다. 지구는 낮에 햇빛을 받아 뜨거워 졌다가 밤이 되면 지표에 머금고 있던 열 에너지를 우주로 발산한다. 그런데 온실가스는 우주로 빠져나가는 열 에너지를 흡수, 저장한 후 다시 지구로 방출하기 때문에 밤에도 충분히 식을 수 없어 지구 전체의 온도가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지구온난화 현상을 일으킨다.

 

지구의 온도가 올라가면 뭐가 문제지? 제주도에서도 망고, 바나나, 코코넛, 파파야 등의 열대 과일을 재배할 수 있으면 좋은 거 아니냐고 생각할 수도 있다. 실제로 제주 특산물인 한라봉, 천혜향은 거제도에서도 재배하고 있고, 사과 생산지는 점점 북상하고 있다. 바닷물의 온도가 올라감에 따라 우리나라 근해에서 잡히는 물고기의 종류도 달라지고 있다.

 

이러한 사례만으로는 지구온난화의 심각성이 크지 않은 것 같지만, 실제 지구온난화는 지구 환경과 생태계에 큰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 지구의 온도가 올라감에 따라 남극과 북극의 빙하가 녹아서 해수면이 상승하여 수심이 낮은 나라는 바닷물에 잠기게 된다.

 

 

지구에서 열이 빠져나가지 못해 에너지가 축적되면 태풍도 강해지고, 사막화가 가속화되며, 엘니뇨와 라니냐 현상으로 인해 기상이변과 재해가 빈번히 발생한다. 또한 기후에 민감한 많은 동식물 들이 멸종 위기에 처하고 있다. 즉 지구가 인간뿐만 아니라 생명체가 살기 어려운 환경으로 변하고 있는 것이다. 

   

1985년 세계기상기구와 국제연합환경계획에서는 온실가스 중 방출량이 월등히 많은 이산화탄소를 지구온난화의 주범이라고 공식 선언하였다. 이산화탄소는 교통수단 운행, 전기 생산, 공장 가동, 가축 사육 등의 인간 활동에 의해 다량 발생한다. 이산화탄소의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석유, 가스 등의 화석 연료를 신재생에너지 또는 원자력으로 대체하고 있고, 운송 수단도 전기자동차, 수소연료전지자동차 등으로 다변화되고 있다. 또한 우리가 일상 생활을 하는 동안 또는 물건의 생산에서 소비까지 발생하는 온실가스의 총량을 나타내는 탄소발자국을 줄이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다.

 

먹거리 분야에서는 지구온난화의 환경 문제에 대응하기 위한 착한 소비의 일환으로 로컬푸드(local food)를 이용하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로컬푸드란 생산지와 소비되는 곳이 가까워서 장거리 운송을 거치지 않은 지역 농산물을 말한다. 식품이 생산되어 소비자에게까지 이르는데 소요된 거리인 푸드 마일리지가 높을수록 장거리 운송을 한 것이고 온실가스 배출이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로컬푸드를 사용하는 것은 푸드 마일리지를 줄여 환경에 큰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신선한 농산물을 구입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진다. 생산자가 당일 수확한 농산물을 로컬푸드 직매장을 통해 당일 구입할 수 있기 때문에 이동거리와 시간이 짧아 신선한 먹거리를 소비할 수 있다. 또한 누가 언제 어디서 생산했는지를 연락처와 함께 표시하기 때문에 믿고 먹을 수 있다. 로컬푸드의 구입에 지불된 돈은 농민에게 돌아가 그 지역에서 쓰이기 때문에 지역 경제에도 도움이 된다.

 

농산물 장거리 운송 시 발생하는 운송 비용, 수많은 중간 도소매업체, 수출입업체 등에 들어가는 비용이 감소하면서 농가에는 적절한 보상이 이루어지고 소비자들은 저렴한 가격에 제품을 구입할 수 있는 것도 좋은 점이다. 로컬푸드의 안전성을 보장하기 위해 광역 지방자치단체 산하의 보건환경연구원에서는 로컬푸드 직매장에서 판매되는 농산물의 잔류 농약 검사를 실시하고 있다.     

  

 

하지만 로컬푸드가 일상에서 완전히 뿌리내리기 어려운 점도 존재한다. 한 지역에서 모든 농산물을 생산할 수 없기 때문에 로컬푸드 직매장에서 구입할 수 있는 품목에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제주 특산물인 귤은 다른 지역에서는 로컬푸드가 아니므로 원칙적으로는 판매하지 않아야 한다. 만약 다른 지역에서도 귤을 재배하여 로컬푸드 직매장에서 판매한다고 가정해 보더라도 제주와는 일조량이 달라서 귤의 당도가 떨어지므로 소비자들은 최상 품질의 제품을 구입할 수 없게 되어 결국 외면하게 된다. 이러다 보면 각 지역의 로컬푸드 직매장에 가져다 놓을 수 있는 제품이 많지 않기 때문에 소비자들은 한번의 장을 보는 것만으로는 필요한 농산물을 모두 구입하지 못하게 되어 결국 대형 마트를 찾게 되는 것이다.

 

로컬푸드의 원칙을 해치지 않으면서 품목을 다변화해야 하는데 인근 지역과 협의하여 푸드 마일리지를 최소화하면서 농산물을 교차 판매하는 방안도 모색할 필요가 있다. 또한 사람이 많은 대도시에는 농지가 없어 로컬푸드 공급이 어렵고, 농촌의 로컬푸드 직매장은 인구가 적어 구매할 사람이 없는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농촌에서 생산된 농산물을 인근의 대도시에서 판매하도록 한 광역형 로컬푸드 직매장이 설치×운영되고 있는데 보다 활성화되어야 할 것이다.

 

수입 농산물은 국산화해야 하느냐에 대한 문제도 있다. 오렌지는 제주에서 재배하는 귤로 충분히 대체할 수 있기 때문에 소비자들은 귤을 먹음으로써 푸드 마일리지를 줄여 환경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모든 해외 과일을 국산으로 대체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면 바나나는 우리 국민들도 즐겨 먹는 열대 과일인데 대체할 국산 과일이 마땅히 없다. 수입 바나나는 동남아시아에서부터 장거리 이동했기 때문에 푸드 마일리지가 커서 온실가스를 많이 배출한다. 그럼 푸드 마일리지를 줄이기 위해 바나나를 우리나라에서 재배해야 하는가? 바나나를 우리나라에서 재배하려면 노지에서는 어렵고 온실에서 재배해야 하는데 온도 유지를 위해 많은 난방비가 들어간다. 국산 바나나는 푸드 마일리지는 짧지만 난방으로 인한 온실가스의 배출은 더 많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동거리로 인해 배출되는 이산화탄소(푸드 마일리지)는 식품 탄소발자국 중의 일부이기 때문에 그 식품이 어떻게 재배 및 생산되었는지와 같은 식품별 탄소배출량을 고려해야 한다. 어쩔 수 없이 수입 농산물을 소비한다면 푸드 마일리지와 탄소 배출량이 적은 것을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몇 가지 단점에도 불구하고 로컬푸드는 당일 수확한 농산물을 직거래로 당일 소비자들에게 팔기 때문에 탄소 마일리지를 줄이는 확실한 친환경 소비 방법이다. 또한 신선한 농산물을 구입할 수 있고 지역경제에도 도움이 되는 착한 소비다.

 

로컬푸드에 관심이 많은 소비자라면 실생활에서도 탄소발자국을 줄이기 위한 작은 실천도 해봄직하다. 쓰지 않는 전자제품의 플러그를 뽑아둔다거나 불필요한 전등을 꺼놓고, 되도록 대중교통을 이용하되 자가용 이용 시에는 공회전, 과속, 급정지를 하지 않는 것도 탄소발자국을 줄이는 좋은 방법이다. 냉방과 난방 온도를 과하지 않게 설정하고 평소에 일회 용품의 소비를 줄이는 것만으로도 환경 보전에 도움을 준다. <다음편으로 이어집니다.> 

 

☞ 김동청 교수는?

= 연세대 생화학과를 졸업했다. 연세대 대학원 생화학과 이학석사 및 서울대 대학원 농화학과 농학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대상㈜ 중앙연구소 선임연구원, 순천제일대 조교수, 영국 캠브리지대 방문연구원, 성균관대 기초과학연구소 연구교수를 거쳐 현재 청운대 인천캠퍼스 화학생명공학과 교수로 재직중이다. 식품기술사 자격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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