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와 갈등설 끝에 공식일정을 전면 취소하고 지방을 돌고 있는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검열을 거치려는 의도라면 절대 만날 계획이 없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이준석 국민의힘 당 대표는 3일 오전 11시40분 제주시 연동 모 카페에서 취재진과 간담회를 갖고 "윤 후보 측에서 만나자는 제안을 하면서 '의제를 사전조율해야 만날 수 있다'고 했다"면서 "굉장한 당혹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어 "당대표와 후보가 만나는데 의제를 사전조율하지 않아서 만날 수 없다고 하는 것은 제가 누군가에게 그걸 왜 사전에 제출해서 검열받아야 되는가 하는 강한 문제의식이 있다"면서 "당 대표와 만나는 자리에 후보가 직접 나오지 못하고 핵심 관계자 검열을 거치겠다는 의도라면 저는 절대 만날 의도가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저와 후보가 합의했던 일과 상의해서 결정했던 일들이 전혀 통보받지 못한 상황에서 나중에 뒤집히는 경우가 꽤 있었다"면서 "후보는 우리 당의 최고 지휘관이고 우리 당에서 누구도 후보를 검열하고 주변에서 휘두를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허심탄회하게 후보를 만나서 상의할 의사가 있다고 어제 밝혔는데 오늘 아침에 이루어진 그 조율이라는 것은 실망감을 자아내기에 충분했다"면서 "당과 후보가 허심탄회하게 대화하는 것 자체가 막혀 있고 상당한 불신을 갖고 협의하자는 것이다. 사전조율 통해 외교문서 처리하듯이 하는 선거는 가망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후보 주위에 아주 잘못된 사람이 있다고 생각한다. 후보가 저를 만나러 가고 오는 게 무슨 의미가 있는지 후보를 혼란스럽게 한다"면서 "제가 후보를 만나러 갈 수 있다. 다만 지금까지의 피상적인 대화나 이런 것이 아닐 것이라는 확신을 갖고 싶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이날 제주를 떠나 울산을 방문할 예정이다. 구체적인 일정은 밝히지 않았다.
한편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이날 오전 사실상 당무를 중단하고 제주에 머무르는 이준석 대표를 향해 "굉장히 만나고 싶다"고 말했다.
윤 후보는 이날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비공개 선대위 회의를 한 후 기자들과 만나 이 대표에 대해 "저에 대해서 아쉬운 점이 있다면 언제든 만나서…"라면서 "제가 오늘도 사실 일정을 좀 정리하고 제주도를 가려고 했는데, (이 대표가) 장소를 또 옮긴다고 그러고 안 만나겠다고 선언을 했다"고 말했다. [제이누리=이주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