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호 태풍 '너구리'가 제주를 할퀴고 일본으로 달아났다. 제주는 태풍 '너구리'로부터의 영향권에서 완전히 벗어났다. 태풍경보 해제다.
태풍 '너구리'는 10일 오전을 기해 일본 가고시마현 북동쪽 부근으로 비껴갔다.
10일 제주지방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1시를 기해 제주도 전역이 태풍경보에서 벗어났다. 제주도는 10일 오전까지 산발적으로 비가 오다가 오후에 대부분 그치겠다.
'너구리'는 제주에 숱한 피해를 남겼다.
제주도 재해대책본부에 따르면 9일 오전 5시 50분께 서귀포시 강정동 일대 2000여 가구, 오전 9시50분께 제주시 한림읍 금악리 1000여 가구, 11시 20분께 제주시 우도면 5000여 가구, 11시 30분께 제주시 삼양1동 5000여 가구 등 모두 1만3000여가구에서 정전사태가 벌어졌다.
이 밖에 서귀포시 산방산 남측도로서 암벽 바위가 굴러 떨어져 교통통제가 이뤄졌다.
또 제주시 월평해안도로서 왕벚나무 1그루가 뿌리채 뽑힌 데 이어 신제주 해태동산과 마리나호텔 사거리에서도 가로등이 넘어졌다. 제주시 용담동 레포츠공원에선 자전거 거치대가 통째로 바람에 날아갔다.
한편 서귀포시 안덕면 대평리 부근의 가두리양식시설이 부서져 참돔 10여만 마리, 돌돔 50여만 마리가 바다로 유유히 빠져나갔다. 제주해군기지의 콘크리트 구조물(케이슨)도 '너구리'의 위력 앞에서 속수무책으로 떠밀려갔다.
'너구리'가 제주에 직격탄을 가하면서 도내 전역 학교의 등하교 시간 조정이나 휴교 조치도 잇따랐다.
서귀포시 법환초, 중문중, 대정여고 등 8개교가 휴교한 데 이어 제주시 동광초, 제주서중, 오현고, 신성여고 등 92개교가 등하교시간을 조정했다.
항공편 결항사태도 이어졌다. 제주국제항공은 국제선 36편, 국내선 200편의 하늘길이 끊겨 수천여명이 공항에서 발만 동동 굴렸다.
현재 10일 오전 6시를 기해 대부분의 항공기들이 정상운행에 들어갔다.
다만 10일 오전을 기해 태풍경보에서 풍랑경보, 풍랑주의보로 대치돼 제주~목포, 제주~부산 여객선과 모슬포~가파도~마라도 등 제주 본섬과 부속 섬을 잇는 도항선 운항은 여전히 통제 상태다.
서귀포 동남동쪽 약 270 km 부근 해상에서 동진 중인 '너구리'는 최대풍속 초속 31m, 강풍반경 200km의 소형태풍으로 축소돼 오는 12일을 전후로 온대성저기압으로 소멸될 전망이다. [제이누리=강남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