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호 태풍 '너구리'가 제주에 진출하면서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9일 제주도 재해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5시 50분께 서귀포시 강정동 일대 2000여 가구, 오전 9시50분께 제주시 한림읍 금악리 1000여 가구, 11시 20분께 제주시 우도면 5000여 가구, 11시 30분께 제주시 삼양1동 5000여 가구 등 모두 1만3000여가구에서 정전사태가 벌어졌다. 오후 2시 현재 모두 복구완료된 상태다.
이 밖에 서귀포시 산방산 남측도로서 암벽 바위가 굴러 떨어져 교통통제가 이뤄졌다.
또 제주시 월평해안도로서 왕벚나무 1그루가 뿌리채 뽑혔고, 신제주 해태동산과 마리나호텔 사거리에서도 가로등이 넘어졌다. 제주시 용담동 레포츠공원에선 자전거 거치대가 통째로 바람에 날아가는 등 피해가 커지고 있다.
제주시 애조로 모 장례식장 앞 부근 도로도 '너구리'로 인해 침수됐다.
'너구리'가 제주에 직접 타격을 주기 시작하면서 도내 전역 학교의 등하교 시간 조정이나 휴교 조치도 잇따랐다.
제주도교육청에 따르면 서귀포시 법환초, 중문중, 대정여고 등 8개교가 휴교한 데 이어 제주시 동광초, 제주서중, 오현고, 신성여고 등 92개교가 등하교시간을 조정했다.
항공편 결항사태도 이어지고 있다. 제주국제항공은 오후 2시 기준으로 국제선 23편, 국내선 80편의 항공기가 결항돼 수천여명이 현재 공항에 발이 묶인 상태다.
서귀포 남쪽 약 260 km 부근에서 북동진 중인 '너구리'는 해상강풍반경 400km로 세력이 다소 약해졌으나 맹렬히 제주로 접근중이다. 9일 오후 9시가 제주지역에선 최대고비가 될 전망이다. 10일 오전 중 일본열도로 빠져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제주지방기상청은 "9일 하룻동안 제주도 육상, 제주도 전해상, 남해서부 먼바다, 앞바다에 태풍경보가 발령됐다"며 "이날 늦은 오후 태풍의 중심권에 제주도가 들어서게 되며 강한 바람과 동시에 많은 비를 뿌릴 전망이다. '너구리'는 10일 오전까지 강한 바람으로 영향을 끼칠 것이니 도민들의 각별한 주의를 당부한다"고 밝혔다. [제이누리=강남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