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근민 지사 불출마는 어려운 용단이 아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16일 오후에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를 찾아 세월호 여객선침몰 사고현황을 보고 받고 “제주로 수학여행 가는 학생들이 불행한 일을 당하게 되어 참담하다. 생존자를 빨리 구출하는 데 최선을 다하라”고 지시하였다.
같은 시간대에 새누리당 원희룡 도지사후보는 성명을 통해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하여 구조해야한다. 안산 단원고 학생을 비롯한 사망자에게 명복을 빌고 유족들에게 심심한 위로를 전한다.”고 밝혔다. 바쁜 가운데 시야를 널리 보고 있다.
이렇게 대통령과 원 후보가 제주행 여객선 승객 구조에 관심을 갖고 애도와 위로를 표하는 시간에 우근민 지사는 신구범 전 지사에게 전화를 걸어 차 한잔하자고 하여 지사 집무실에서 서로 웃으면서 만나 30분간 환담하였다. 현실감각과 상황에 대한 긴장감이 없다.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290여명이 실종된 제주행 여객선 사고에 관심을 갖고 있는 시간에 박 대통령과 국정철학을 같이 하는 우 지사는 관광객 사망자를 애도하고 유족을 위로하는 성명을 낼 생각은 하지 않고 두 분의 화해에만 관심을 가졌다.
오랜 기간 동안 두 분의 사적인 반목과 갈등은 근무시간 외에 별도의 장소에서 조용히 만나 화해하면 된다. 두 분의 갈등은 겉으로 제주발전을 위해서 생긴 것으로 보이나 속내는 각자 사욕 때문에 생긴 갈등이다.
두 분을 똑 같은 사람으로 보는 도민들에게 사적인 화해장면을 알릴 필요가 없다. 우 지사의 불출마는 4년 전 불출마 약속을 안 지키려다 마지 못해서 지킨 것이므로 어려운 결단이 아니다. 따라서 우 지사의 불출마 용단에 대해서 위로하거나 존경할 이유가 없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너도나도 자존심까지 버리면서 표가 될 만한 사람을 만나고 목소리 큰 단체에 바른 말을 못하면서 자신의 출세욕을 도민을 위한 것으로 포장하여 표를 모으고 권모술수로 명예와 기득권을 끝까지 보존하는 데만 정신이 팔린 정치인들의 너절한 위선이 횡행하는 천박한 세상은 하루 빨리 사라져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