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신화역사공원 내 복합리조트 조성사업이 본격화됐다. 사업에 참여한 해외 업체들이 거액의 투자비를 예치, 사업이 가시화단계로 진입했다.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는 지난 26일 신화역사공원 내 복합리조트 조성을 위해 홍콩 란딩국제발전유한회사(이하 홍콩 란딩)와 겐팅 싱가포르(이하 겐팅)가 각각 1억5000만달러, FDI(외국인직접투자) 총 3억달러(한화 약 3300억원)를 제주에 있는 금융기관에 입금했다고 27일 밝혔다.
JDC는 “홍콩 란딩과 겐팅이 인·허가도 받기 전에 FDI 3억달러를 제주에 예치한 것은 신화역사공원 조성사업에 대한 확고한 추진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JDC는 투자자인 홍콩 란딩·겐팅과 함께 제주 신화역사공원 A, R, H지구(251만9627㎡)에 2018년까지 약 2조4000억원을 투자해 페르시아, 히말라야, 아메리카, 이집트, 브리티쉬 등 동서양의 신화, 역사, 문화를 핵심 테마로 하는 테마파크를 조성할 예정이다. 오리엔탈 및 유러피안 테마스트리트, 관광호텔과 리조트, 컨벤션센터 등 동북아 최고 가족형 복합리조트를 조성한다는 복안이다.
사업의 조기 추진을 위해 JDC는 인허가기관인 제주도와 적극 협력, 오는 5월까지 인허가를 마무리짓고 6월에는 건축공사를 착공한다는 방침이다.
JDC는 지난해 9월 홍콩 란딩의 투자유치를 확정짓기 전까지 지난 10년간 신화역사공원 부지조성공사와 이자 등으로 약 1900억원을 썼으나 잇단 투자 유치 실패로 재무 건전성이 악화, 대외 신뢰도 하락현상을 겪었다.
이후 JDC는 복합리조트 도입 등 국정 기조에 맞춰 개발방향을 재설정한 뒤 해외 투자자를 물색했다. 겐팅은 아시아 최고의 가족형 복합리조트를 운영하는 업체다.
JDC는 특히 이 사업을 정부 정책사업인 ‘한국형 복합리조트’, 제주국제자유도시 종합계획상의 ‘랜드마크적 복합리조트’에 부합하게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최근 발표된 다른 지방의 복합리조트 보다 머저 착공, 선점효과를 노리고 있다.
JDC는 이달 말까지 신화역사공원 내 사업부지 매각 잔금 680억원을 완납받은 후 늦어도 오는 6월까지 ‘2015년까지 만기 도래하는 금융부채’ 1000억원을 포함한 1400억원을 조기 상환해 금융부채를 전년 대비 약 60%까지 줄이기로 했다.
JDC는 복합리조트 사업부지 매각에서 제외된 J지구 개발에 대한 입장도 밝혔다.
당초 제주 신화역사공원의 사업취지에 맞게, 특히 도민사회에서 공감할 수 있는 제주의 독특한 신화·역사·문화와 함께 우리나라의 전통문화단지를 조성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지난해부터 도내·외 신화, 역사, 문화 관련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자문위원회를 운영해 J지구 사업계획 초안을 마련했다. 오는 6월 사업계획(안)을 확정한다.
김한욱 JDC 이사장은 “전통음악과 공연, 역사기록 등을 담당할 수 있는 국립기관 유치 등을 통해 J지구 내 제주 신화역사공원 사업을 조기에 착수해 도민과의 약속을 이행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기자회견장에선 사전 예치된 미화 3억달러도 논란거리로 부각됐다. 영종도나 경제자유구역 등 5억 달러 이상 직접 투자해야 카지노 허가를 받을 수 있는 곳과 달리 제주도의 경우 3억 달러 이상이면 가능하기 때문에 “사실상 카지노 단지를 조성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다.
2007년 만들어진 제주특별자치도법의 관련 규정은 3억불 이상 투자가 완료되면 카지노 영업을 할 수 있도록 하면서도 영업개시 이후 2년 이내에 총 5억불의 투자를 완료하도록 하고 있다. 불가피한 사유가 있을 때 1년에 한해 1회 연장할 수 있는 재량권도 담았다.
이런 의문에 김 이사장은 "지난번 홍콩에서 JDC와 란딩, 켄팅 3자가 합의서를 만들 때 카지노는 포함돼 있지 않다"고 부인했다.
김 이사장은 "JDC, 란딩, 켄팅 3자는 테마파크를 중심으로 복합리조트를 건설하기로 합의했다"며 "필요하다면 계약서 내용도 공개할 수 있다"고 항변하기도 했다.
권인택 JDC 관광사업처장은 "아이가 태어나기도 전에 학교 걱정을 하는 것과 같다"며 "카지노는 거듭 말하지만 우리가 말 할 수 있는 사항은 아니"라고 말했다. [제이누리=양성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