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시장 직선제 추진을 유보한 제주도가 행정시 기능강화에 나선다. 당초 공약추진 계획과 거꾸로 간 뒤늦은 추진이다.
제주도는 ‘행정체제 개편 추진단’을 ‘행정시 기능 강화 추진단’으로 전환해 본격적으로 행정시 기능강화를 추진해 나간다고 16일 밝혔다.
이는 우근민 도지사가 지난 7일 행정시장직선제 추진을 유보하면서 밝힌 행정시에 대한 인사권, 조직권, 예산편성 요청권 등 행정시의 권한을 강화하겠다고 밝힌데 따른 것이다.
기능 강화 추진단은 기존의 행정체제개편추진단 조직을 변경해 단장에 오홍식 기획관리실장을 중심으로 1팀장 1담당 6명으로 구성·운영된다.
기능강화 추진단은 특별자치도의 효율성을 해치지 않는 범위에서 행정시의 권한과 기능을 기초자치단체의 수준으로 향상 시키게 된다. 또 행정시 기능 강화를 위한 제도개선 과제를 발굴해 입법·제도화를 추진한다. 이를 통해 자율적인 행정시의 역할을 정립하는데 초점을 맞춰 추진하게 된다.
기능강화 추진단은 행정시 기능강화 추진 T/F팀을 구성·운영해 도와 행정시 간의 협력 체제를 구축한다. 또 전문가·학계의 자문과 시민·단체·언론 등의 의견을 수렴해 올해 말까지 구체적인 실행방안을 마련하게 된다.
기능강화 추진단 이정훈 총괄지원담당은 “앞으로는 단순한 사무의 위임보다는 사무·조직·예산편성 권한의 배분을 통한 도-행정시 간의 발전적인 행정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시민들의 불편·불만을 행정시가 적극적으로 나서서 해결해 나갈 수 있도록 행정시의 권한과 기능을 대폭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는 당초 우 지사가 행정시 기능강화 후 직선제 추진 방침과는 정반대되는 것이다.
그 동안 우 지사는 행정시장 직선제를 우선 추진해 왔다. 자신의 당초 추진계획과 달리 한 것이다.
박희수 제주도의회 의장은 “행정시장에게 어떻게 기능을 강화하겠다는 것이 도지사의 공약 관리카드에 보면 내용이 나와 있다”며 “지금까지 그것들을 지키지 않았기 때문에 행정시장 직선제 일방 추진 문제가 발생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러한 이유로 제주도의회는 행정시 기능강화 방안도 함께 고려할 것을 주문했었다.
결국 우 지사는 자신의 공약 추진 방향마저도 뒤바뀐 뒤늦은 행정시 기능강화를 임기 말에야 추진하는 셈이 됐다. [제이누리=김영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