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구범 전 제주도지사의 장남 신용인 제주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아버지의 세대는 이제 물러갈 때”라고 밝혔다. 출마를 선언한 아버지를 이해하면서도 다음 세대에 자리를 물려줘야 한다고 한 것이다.
신 교수는 신구범 전 지사가 출마를 선언한 16일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자신의 심경을 밝혔다.
그는 “아버지가 도지사 출마선언을 했다”며 글을 시작했다. 그는 “우근민 지사, 김태환 지사와 같은 부류로 취급되며 퇴물을 강요당하는 것은 아버지의 자존심상 도저히 용납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자신의 아버지의 심정을 이해했다.
그는 또 “아버지는 자존과 번영의 제주시대를 열어가고자 하는 꿈이 있었다”며 “그 꿈을 이룰 수 있는 능력도 있는 분이다. 다만 도민의 선택을 받지 못했을 뿐”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런 아버지로서는 제주가 망가져가는 모습을 그냥 지켜볼 수는 없었을 것”이라며 “자식으로서 아버지의 출마선언을 극구 만류할 수 없었던 이유”라고 토로했다.
신 교수는 하지만 이제 아버지의 세대가 아님을 피력했다. 그는 “그러나 아버지 세대는 이제 물러갈 때”라며 “다음 세대에게 자리를 물려주는 것이 역사의 순리”라고 주장했다.
신 교수는 특히 도지사감이 없다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 “많은 이들이 다음 세대 중에는 도지사감이 없다고 한다. 난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며 “다음 세대 중에서 도지사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고희범 민주당 도당위원장, 김경택 전 부지사, 김방훈 전 시장, 김우남 국회의원 등만 보더라도 모두 도지사로서의 자질이 있다”고 역설했다.
그는 “난 다음 세대 분들 중에서 못다 이룬 아버지의 꿈을 실현할 수 있는 능력과 경륜을 겸비하신 분이 도지사가 되셔서 제주를 자존과 번영의 시대로 이끌어 주시기를 바란다”며 희망도 내비쳤다.
그는 마지막으로 “이제부터 아버지가 제주에서 존경받는 어른으로 남기 위해 아들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고민해 봐야겠다”며 의미심장한 말을 남겼다.
신 교수의 글이 올라오자 “신 전 지사를 지지한다”, “힘든 글을 썼다”, “아버지가 서운해 하시겠다”, “모두들 이젠 그만이었으면 한다”, “사심과 개인 감정을 버리고, 생각하시는 시대정신, 가치, 철학에 따라 행동하시면 존경받는 어른이 되시리라 생각한다” 등의 댓글이 달렸다.
신용인 교수는 신구범 전 지사가 은혜마을 사건으로 법정구속될 당시 부산지법에서 판사로 근무했다. 그는 당시 재판결과에 항의하며 "아버지는 법원의 괘씸죄에 걸렸다"고 주장하는 글을 법원 게시판에 올리고, 법복을 벗었다. [제이누리=김영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