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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재찬의 프리즘]
저성장 시대 AI 전방위 확산 ... 청년 일자리 증발 가속화 우려
국가창업시대 선언한 정부 ... 낡은 인허가 규제 철폐해야

 

봄과 함께 꽃 소식이 전해오지만, 취업전선은 냉랭하다. 특히 청년실업이 심각한 상황이다. 코로나19 팬데믹 때를 방불케 한다. 미국발 관세폭탄에 중동전쟁 격화로 ‘오일 쇼크’까지 우려돼 취업난은 가중될 전망이다. 

청년고용 지표는 악화일로다. 2월 고용통계를 보면 전체 취업자가 23만4000명 늘어난 반면 청년층(15~29세) 취업자는 되레 14만6000명 줄었다. 청년층 실업률은 7.7%로 코로나19 팬데믹이 고용시장을 강타한 2021년 2월(10.1%) 이후 5년 만에 최고치다. 

청년 실업자가 28만6000명, 일도 구직활동도 하지 않은 ‘쉬었음’ 청년이 48만5000명이다. 실업자와 그냥 쉬는 경우를 합친 사실상 실업 상태인 청년은 77만1000명에 이른다. 청년 취업자 감소폭은 저출생으로 인한 인구 감소폭보다 훨씬 크다는 점에서 심각성을 더한다.

지난 1년 새 15~29세 인구는 803만5000명에서 787만7000명으로 1.96% 줄었다. 반면 청년 취업자는 355만7000명에서 341만1000명으로 4.1% 감소했다. 청년 취업자 감소율이 인구 감소율의 두배를 웃돈다.  

청년층 일자리 감소 요인은 복합적이다. ‘고용 저수지’ 역할을 해온 제조업과 건설업 등 핵심 산업 부진이 2년 가깝게 장기화했다. 기업들은 대학졸업자 공개 채용보다 경력직 위주로 수시 채용을 선호한다. 게다가 최근 인공지능(AI) 활용이 확산하면서 연구·개발(R&D), 회계ㆍ법률ㆍ세무ㆍ특허 등 전문 서비스, 소프트웨어 개발ㆍ컴퓨터 프로그래밍 직종 등의 분야에서 고용을 대체하고 있다.

AI가 코딩을 수행하면서 정보기술(IT) 업계에서 신입 개발자 채용을 줄인다. 신입 회계사나 변호사가 맡던 기초자료 조사 등도 AI로 대체된다. 그 결과, 지난 2월 전문과학 및 기술서비스업 일자리는 전년 대비 10만5000개 감소했다. 정보통신 분야도 4만2000개 줄었다. 현재와 같은 기준으로 통계를 개편한 2013년 이후 최대 감소폭이다.

 

 

AI발 노동시장 재편은 가장 먼저 청년층에 타격을 가했다. AI가 코딩, 자료 정리, 보고서 초안 작성 등 신입ㆍ저연차 직원들이 맡던 업무부터 대체하면서 청년층의 노동시장 진입 기회를 줄였다.

저성장 시대에 AI 활용이 여러 분야로 확산하면 청년층 일자리 증발은 가속화할 것이다. 청년실업이 사회문제로 심각해지기 전에 정부와 기업, 대학 등 교육기관, 지역사회가 나서야 한다.  

선진 주요국도 청년실업 문제에 적극 대처하고 있다. 미국은 ‘디지털 도제 제도’를 통해 실무와 채용을 연결하며 IT 인재를 양성한다. 유럽연합(EU)은 실직 후 4개월 내 국가가 일자리나 교육을 책임지는 ‘청년보장제’를 시행 중이다. 일본은 ‘리스킬링 5개년 계획’으로 AI 교육 수강료 80%를 지원한다.

우리나라도 AI 기술 진화 및 활용 확산에 대처하는 맞춤형 대책이 시급하다. AI는 산업을 재편하는 플랫폼이자 새로운 솔루션 제공자다. 사람과 AI가 서로 ‘쓸모’ 경쟁을 하는 시대에 걸맞도록 교육ㆍ복지ㆍ조세ㆍ산업 정책에 대한 재설계가 요구된다. 

창업은 인간의 창의성과 아이디어를 요구하는, AI가 침범하기 어려운 영역이다. 청년들이 AI를 활용해 새로운 시장과 비즈니스 모델을 창출하도록 스타트업 창업을 적극 지원하자. AI 활용 역량 강화 교육, 공공 데이터 접근성 제고, 포용적인 창업 생태계 조성 등을 통해 AI와 윈윈하는 신산업을 모색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자. 

정부가 AIㆍ로봇 시대 일자리 위기와 양극화 심화에 따른 ‘K자형 성장’ 돌파구로 1월말 청년 창업을 제시하며 국가창업시대를 선언했다. 일자리 패러다임을 ‘찾는 것’에서 ‘만드는 것’으로 전환해 ‘쉬었음 청년’을 ‘대표 청년’으로 변신시키겠다는 것이다. 그러려면 낡은 인허가 규제부터 특별히 금지하는 것을 빼고는 모두 할 수 있도록 네거티브 방식으로 서둘러 바꿔야 한다. 

기업들도 고급 숙련 인력 확보와 조직의 원활한 소통 및 위기관리를 위해 꾸준히 신규 채용에 나서야 한다. 신입사원이 AI와 협업하며 업무를 익히고 경력을 쌓을 수 있는 인턴십 제도 또한 긴요하다. 

 


정부와 여당이 중동전쟁 장기화에 대비한 ‘전쟁 추경’을 25조원 규모로 편성할 방침이다. 비상경제 상황에 대비하는 추경인 만큼 청년 창업과 일자리 지원도 포함해야 할 것이다. 

이재명 정부 1기 경제사회노동위원회가 19일 출범했다. 경사노위 재가동은 12·3 내란 사태 이후 15개월 만이다. 경사노위는 AI 시대에 맞는 노사 상생 방안 마련에 힘써야 할 것이다. 지난해 수백 대 1 경쟁률을 뚫고 채용된 청와대 청년담당관의 활약도 기대된다.

나날이 진화하는 AI에 겁먹어선 곤란하다. AI를 활용해 생산성을 높이고 경제를 더 성장시킬지, AI에 일자리를 빼앗겨 실업자를 양산하고 경제를 망가뜨릴지는 세계 각국이 하기 나름이다. [본사제휴 the scoop=양재찬 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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