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는 별다른 피해 없이 제5호 태풍 '송다'의 영향권을 벗어나고 있지만 여름 성수기 제주를 찾은 관광객과 관광업계는 울상을 지었다.
제주지방기상청은 제주도가 태풍의 간접 영향에서 벗어남에 따라 31일 오전 10시를 기해 제주 앞바다에 내려진 풍랑주의보를 해제했다.
태풍 송다는 31일 오전 9시 기준 제주를 지나 서해 먼바다에서 서북서진하고 있다.
위치는 중국 칭다오 남동쪽 370㎞ 부근 해상이다. 이 태풍은 이날 오후부터 다음달 1일 새벽 사이 열대저압부로 약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태풍의 직접 영향을 받지 않은 탓에 제주는 지금까지 큰 피해가 발생하지 않았다.
제주도 소방안전본부에 따르면 지난 30일부터 현재까지 접수된 호우 또는 강풍 피해 신고는 4건이다.
지난 30일 밤 서귀포시 대정읍·대포동과 제주시 조천읍 등에서 차량 침수 1건, 도로위 나무 쓰러짐 1건, 주택 배수구 막힘 2건 등 4건의 피해 신고 외에 더는 피해 신고는 들어오지 않고 있다.
하지만 본격적인 휴가철 '7말8초'(7월 23일∼8월 5일) 기간에 태풍이 발생하자 관광업계와 관광객들은 울상을 짓고 있다.
주말 제주를 찾은 관광객들은 주로 박물관과 아쿠아플라넷 제주, 유명 카페 등 실내관광지를 돌아다니며 시간을 보냈다.
한 실내관광지에서는 입장권을 구하기 위해 긴 줄이 형성되는 등 많은 관광객이 한꺼번에 몰리기도 했다.
특히 3년 만에 모처럼 여름 축제를 연 제주시 이호테우해수욕장은 된서리를 맞았다.
이호테우해수욕장은 지난 29일부터 이날까지 사흘간 전통 해양문화 축제인 이호테우축제를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태풍이 제주에 영향을 주는 시기와 겹쳐 시끌벅적해야 할 축제장에 관광객과 도민의 발길이 끊겼다.
이호테우축제 관계자는 "축제 첫날만 사람들이 찾았을 뿐 어제와 오늘 태풍 탓에 사람이 찾지 못하고 있다"며 "3년 만에 여는 축제인데 안타깝고 아쉽다"고 말했다.
비단 이호테우해수욕장 뿐만 아니라 제주도 내 대부분의 해수욕장이 비슷한 처지다.
현재 제주는 태풍의 간접 영향으로 인해 많은 비가 내리며 한라산에 최고 300㎜ 넘는 비가 내리고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30일부터 이날 오전 11시까지 지점별 강우량은 한라산 삼각봉 360㎜, 영실 322.5㎜, 진달래밭 312.5㎜ 등이다.
또 제주(북부) 70.6㎜, 서귀포(남부) 95.4㎜, 성산(동부) 77.1㎜, 고산(서부) 116.1㎜의 비가 내렸다.
호우특보가 발효된 제주는 다음달 1일까지 비가 이어지고 2일에는 소강상태에 접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기상청은 다음달 1일까지 예상 강우량은 제주 북부 해안 20∼50㎜, 이외 나머지 지역 50∼100㎜다. 산지 등 많은 곳에는 150㎜ 이상의 비가 더 내리겠다고 예보했다. [제이누리=이주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