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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4·3 단체 및 시민단체들, 3월10일 박진경 추도비에 단죄 의미 조형물 설치

 

제주4·3학살의 주범으로 평가받고 있는 박진경 추도비에 4·3 단체들과 시민단체들이 단죄의 의미를 담은 조형물을 설치했다.

 

11일 제주4·3기념사업위원회에 따르면 단체들은 지난 10일 오후 제주시 한울공원 인근 도로변에 위치한 박진경 추도비에 ‘역사의 감옥에 가두다’라는 제목의 감옥 형태 조형물을 설치했다.

 

단체들은 박진경이 “왜왕에게 충성을 맹서한 일본군 소위 출신에다 미군정의 지시로 제주4·3 학살을 집행했던 자”라며 “역사의 정의를 바로 세우고자 추모비를 철창에 가둔다”고 밝혔다.

 

또 이들은 “역사의 죄인을 추모하는 것은 그 역사를 부정하는 것”이라며 조형물 설치를 통해 “박진경을 단죄하고 불의로 굴절된 역사를 청산하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박진경은 제주도 부임 직후부터 제주도민에 대한 무차별 학살을 감행했다. "제주도민 30만을 모두 희생시켜도 무방하다"고 발언하는 등 4·3 학살의 주범으로 평가되고 있다. 결국 부임 한 달 만인 1948년 6월 18일 대령 진급 축하연을 마치고 숙소에서 잠을 자던 중 부하들에게 암살당했다.

 

 

그 동안 4·3 단체를 비롯해 제주도의회에서도 박진경 추도비 철거 등을 지속적으로 요구해 왔다. 

 

박진경 추도비는 1952년 당시 도내 기관장 등이 관덕정 경찰국 청사 내에 세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후 제주시 충혼묘지로 옮겨졌다가 최근 제주국립호국원이 개원하면서 한울공원 인근 도로변으로 이전됐다. 

 

이번 조형물 설치에는 제주민예총, 제주주민자치연대, 제주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노동자역사한내제주위원회, 제주다크투어, 제주통일청년회, 제주4·3연구소, 제주아이쿱소비자생활협동조합, 제주여민회, 무명천진아영할머니삶터보존회, 제주참여환경연대, 서귀포시민연대, 제주문화예술공동체, 노무현재단 제주위원회, 민주노총 제주본부, 제주4·3기념사업위원회 등 도내 16개 단체가 함께했다. [제이누리=양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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