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국무총리가 4.3 71주기 추념식 현장에서 "저도 비슷한 처지"라고 말했다. 무슨 사연일까?
이 총리는 3일 4·3 희생자들을 위한 추념사 말미에 "제주도민 여러분께 거듭 위로와 경의를 표한다. 저 또한 여러분과 비슷한 처지라는 개인적인 고백을 드린다"고 밝혔다.
이 총리는 미리 준비된 원고에 이 발언을 현장에서 직접 덧붙여 낭독했고, 어떤 처지인지는 설명하지 않은 채 추념사를 마쳤다.
총리실에 따르면 이 총리는 해방정국에서 벌어진 이념 투쟁에 휩쓸려 희생된 그의 숙부를 염두에 두고 이런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총리의 작은아버지는 6·25 전쟁 중인 1952년 학살됐다. 당시 갓난아기였던 이 총리는 작은아버지와 같은 집에서 살고 있었다.
작은아버지가 희생된 정확한 이유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이 총리가 제주도민과 "비슷한 처지"라고 말한 것으로 볼 때 무고한 희생일 것으로 추정된다.
이 총리는 추념사에서 "이념이 뭔지도 모르는 양민들이 이념의 이름으로 살해됐다. 젖먹이, 임신부, 팔순의 노인까지 광기의 폭력을 피하지 못했다"고 말하는 순간 한동안 말을 잇지 못하기도 했다.
이 총리는 2년 전에도 비슷한 말을 했다. 2017년 6월10일 제주 4·3 평화공원을 방문한 자리에서 "저 역시 유가족의 한 사람으로서 지난 2000년 국회의원에 당선해서 처음 대표 발의한 법안이 한국전쟁 전후 민간인 학살 관련 법안"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 총리는 국회의원시절이던 2000년 '함평사건 진상규명 및 희생자 명예회복 등에 관한 특별 법안'을, 2012년 '한국전쟁 전후 민간인 희생사건 등 과거사 진상규명과 명예회복을 위한 기본 법안'을 대표 발의했다.
4·3 사건은 1947년 3·1절 군중을 향한 경찰의 발포사건을 시작으로 이듬해 4월3일 남로당 제주도당 무장대가 우익단체 서북청년회의 탄압에 저항하며 봉기하자 군경토벌대와 무장대의 교전과정에서 토벌대 등의 과잉 진압으로 다수의 양민이 희생당한 사건이다.
정부는 최근 4·3희생자 130명과 유족 4951명을 추가로 확인했다. 이로서 공식적인 희생자는 1만4363명, 유족은 6만4378명으로 늘었다. [제이누리=양성철 기자.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