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근민 제주도지사가 제주도의회 도정질문에서 공약사항인 기초자치단체 부활 논의가 중단됐다는 뜻의 발언을 했다. 이를 놓고 제주도와 도의회가 해석이 분분하다.
과연 지사는 어떤 발언을 했기에 도와 도의회가 논란을 벌이고 있을까?
제주도의회는 지난 18일 제305회 임시회 제3차 본회의를 열고 우근민 지사를 상대로 도정 질문을 했다.
이날 오후 이어진 도정질문에서 강경식 의원이 일문일답 방식의 우 지사에게 질문을 했다. 당시 녹화된 영상·음성을 확인한 결과다.
강 의원의 여러 질문 중 우 지사의 기초자치단체 부활 공약과 관련한 질문에서 강 의원은 “기초자치단체를 부활하려는 노력을 분명히 했어야 했는데”라고 하자 우 지사는 “아니요. 그러지 않아요. 이때까지 했죠. 아니. 돌아가면서 공청회하고 이런 거 다 했는데 의회에서 부대조건으로 해서 지금 ‘보류상태에 있는 것’ 아니겠습니까”라고 답했다.
그러자 강 의원은 “알겠습니다. 의회핑계만 대지 마시고요”라고 맞받아졌다. 이에 우 지사는 “아니요. 아니요. 그거(부대조건) 취소해주면 앞으로 합니다. 그 부대조건 취소해주면”이라고 했다.
도의회는 ‘보류상태에 있는 것’을 놓고 ‘중단’이라고 보고 있는 것이다.
이에 박희수 의장은 19일 이어진 도정질문에 앞서 “해당 상임위원장실(행정자치위원장실)을 방문해 부대의견에 대해 말을 나눠봤다. 논의를 중단토록 하는 부대조건은 없었다. 부대조건에 대해 지사가 공약한 사항으로 확실한 의지가 있다면 지금까지 집행부가 해왔듯이 부대조건에 구애받지 않고 추진할 수 있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물론 해석의 차이가 있다고 보지만 다시 한 번 부대조건을 잘 검토해 달라”며 “상임위는 논의를 중단하라는 것은 아니다. 특별자치도의 취지를 충분히 살리며 추진하라는 것으로 보는 것이 맞는다고 본다”고 했다.
이어 23일 열린 행정자치위원회 305회 임시회 제1차 회의에서 김용범 위원장은 ““부대조건에서는 ‘논의를 중단하라’는 문구 어디에도 없다. 부대조건에서 정부의 지방분권 및 지방자치에 대한 환경변화에 따라 ‘적절한 대응’을 주문했던 것은 포기하거나 중단하라는 뜻이 아니다. 공약을 제대로 실현할 수 있도록 중앙정부의 의도대로 끌려 다니지 말라는 주문”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당시 집행부에서 제출한 개정조례안의 개정사유는 특별자치행정국장의 답변에서도 나와 있듯이 행정체제개편위원회의 존속기간 연장하는 것은 행정체제 개편에 대한 도민의견 수렴 확대와 최종 대한 제시 및 중앙부처·국회절충 논리개발 등 위원회 차원의 지속적인 논의가 필요하다는 것”이라고 역설했다.
이런 상황에서 24일 열린 제5차 본회의에서 박 의장은 다시 이런 논란에 대해 말을 꺼냈다.
박 의장은 “행정체제 개편을 포기하거나 중단하라는 것이 아니”라면서 “많은 도민이 지사의 기초자치단체 부활 공약 때문에 선택했으리라 본다”며 김선우 환경·경제부지사를 불러 답변을 요구했다.
박 의장의 질의에 김 부지사는 “거듭 말하지만 행정체제개편위원회의 활동 시한이 남아 있다. 논의 중단한다는 의미가 아니고 여러 여건 상 시간이 좀 더 필요하다는 의미다. 논의 중단했다고 지사가 직접 표현한 적도 없다. 논의 중단을 한 적도 없다. 6월 말까지 시한이 남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 시한까지 계속 논의하고, 여러 가지 검토할 사항이 늘어났기 때문에 빠른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이런 답변에 박 의장은 “지사는 ‘도의회 부대조건 때문에 행정체제 개편을 중단할 수밖에 없다’고 발언을 했다”고 다시 한 번 환기 시켰다.
그러자 김 부지사는 “중단을 했다는 취지는 현장에서 저도 들었는데, 중단을 하고 있다는 취지가 아니”라고 해석했다.
박 의장은 “지사가 발언한 것이 언론에 많이 나왔다. 가파도 건도 그렇고 이번도 그렇다. 의회의 운영하는 회의를 도민들이 지켜본다. 그날 발언한 것이 언론을 통해 상세하게 보도됐고 생중계를 통해 지켜봤기에 오늘 부지사가 답변한 내용에 대해 도민들이 판단할 것”이라며 “이 문제에 대해 조금도 늦춤이 없이 행정체제 개편이 될 수 있도록 공약을 실천할 수 있도록 가급적 속도 내달라”라고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