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성 장애란 정신 질환은 전혀 다른 인격을 갖는 경우를 말한다. 과거에는 그 정체를 파악하지 못하고 단순히 조현병의 하나로만 여겼다. 크게 해리성 기억상실, 해리성 정체성 장애, 이인증 등으로 구분한다. 이 중에서 앞 두 가지를 다룬 영화를 살펴보자. 1957년 제작한 ‘이브의 세 얼굴(The Three Faces of Eve)’은 관련 영화로 아직까지 여기에 견줄 작품이 없을 정도로 내용을 잘 살렸고, 1인 다역을 해낸 주인공의 연기 또한 훌륭했다. 영화는 미국 남동부 조지아주에 사는 한 가정주부 이야기를 각색했다고 한다. 1951년 어느 날, 정신의학과 외래 진료실에 한 부부가 찾아온다. 남편 말에 의하면 부인이 요즘 부쩍 사치가 늘고, 비싼 구두나 의상을 사지만 정작 본인은 모르는 일이라고 잡아뗀다는 것이다. 이브 화이트(조앤 우드워드)라는 이름의 부인은 차분하고 순종적인 전업주부이다. 의사가 몇 가지 질문을 할 때 화이트 부인은 평소에는 괜찮다가 두통이 심하면서 갑자기 발작(기억상실을 발작이라고 말함)을 경험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기억이 돌아왔을 때는 변한 상황을 전혀 기억할 수가 없다고 한다. 진료를 담당한 커티스 루터 박사(리 J. 콥)는 처음에
일본 최대 야쿠자 조직의 보스로 등장하는 ‘하얀 사신’이 적을 제거하는 방식은 조금은 독특하다. 항상 상대의 무기로 상대를 처단하는 것을 원칙으로 삼는다. 병법 36계에 나오는 ‘차도살인(借刀殺人)’이다. 남의 칼을 빌려서 죽인다는 뜻이다. 차도살인은 최고의 병법 중 하나다. 우선 비용이 덜 든다. 상대를 제거하지만 상대는 그가 누구의 칼에 죽었는지 헛갈려서 누구에게 복수해야 할지도 헛갈린다. 관전자들도 누가 범인인지 알쏭달쏭하다. 살인의 후폭풍을 최소화하는 방법이다. ‘하얀 사신’은 마음에 안 드는 아들도 남의 손을 빌려 처단하고, 아내를 죽인 원수도 남의 손으로 죽인다. 하얀 사신은 자식을 죽인 ‘비정한 애비’란 비난에서 벗어나고, 교통사고로 죽었을 뿐인 아내의 죽음까지 피로 응징했다는 비난에서도 비켜선다. 하얀 사신은 자신을 겨눈 상대의 총이나 칼을 빼앗아 상대를 죽이는 것을 ‘종특’으로 한다. 자신을 겨눈 31번의 암살기도가 있었는데 31번 모두 자객의 무기를 빼앗아 자객을 죽였다는 야쿠자계의 살아있는 전설인 그는 ‘차도살인’의 달인이다. ‘장로’와의 마지막 결투에서도 하얀 사신은 벽에 박힌 장로의 칼날에 장로의 목을 밀어 32번째 차도살인의 전설을
설이다. 코로나19 사태로 만나지 못했던 가족·친지들이 3년 만에 함께 차례를 지내고 세배도 하게 됐다. 일상 회복에 따라 귀성·귀경객은 물론 여행객이 동시에 몰리며 설 연휴 기간 교통 혼잡이 상당할 전망이다. 명절이면 흔히 ‘민심의 용광로’가 열린다고들 한다. 차례와 밥상머리에서 으레 정치판 돌아가는 것을 주제로 대화를 나누고, 이것이 여론 형성에 적잖은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하지만 올해는 사정이 좀 달라 보인다. 이미 지난해 추석 때부터 그런 흐름이 있었지만, 요즘은 사람들이 모여도 과거보다 정치 이야기를 덜 한다. ‘정치 말고 다른 이야기하자’며 애써 피하려 든다. 정치판이 워낙 극단화돼 있어 정치 이야기를 하다 보면 가족·친지들 간에도 얼굴을 붉히거나 큰소리를 내게 되기 때문이다. 올해는 큰 선거가 없는 해다. 경제 상황은 좋지 않고 민생이 팍팍한데 정치는 제 역할을 하지 못해 짜증을 더한다. 여야 정당 가릴 것 없이 당대표 때문에 갈등을 겪고 있다. 제1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대표에 대한 검찰 수사 문제로, 여당인 국민의힘은 대표를 새로 뽑는 문제로 시끄럽다. 그러면서 지지층만 바라보는 진영·팬덤 정치, 이견을 용납하지 않는 당론 정치는 강경파의
구정 연휴 3일째다. 올해들어 101세가 되신 어머니가 물끄러미 창밖을 바라보신다. 눈송이들이 마당 가득 휘날린다. 보목동 강아지는 눈이 내리면 짖는다더니, 우리집 맥스가 컹컹 짖어댄다. 한 겨울에도 눈을 보기가 어려운 대신, 섶섬 앞에서 한라산을 바라보면 눈 덮인 풍경이 장엄하기 그지없다. 보목동은 한라산이 팔을 벌리면 품 속 가장 따뜻한 곳에 안기는 위치다. 그래서일까? 눈을 보기도 힘들지만, 설사 눈이 내렸다 해도 포근하기는 마차가지다. 오랜만에 내리는 눈을 방 안에서 바라보니, 마음이 고요히 가라앉는다. 평화로움이 마당에 가득하다. 누군가 먼 데서 찾아올 것만 같다. 나풀거리며 춤을 추듯 내려오던 눈송이들이 동백꽃 위로 사뿐히 내려앉는다. 맥스가 눈을 붙잡으려고 몸부림친다. 그래, 우리 눈 구경이나 가보자. 맥스와 함께 대문을 나와 구두미포구로 간다. 구두미는 거북의 머리와 꼬리를 닮았다는데, 사실 보목마을 사람들에겐 구두미 앞에 있는 섶섬이 더 친숙하다. 섶섬은 나무가 울창해서 숲섬이라고도 한다. 하지만 우리가 주목하는 것은, 섶섬에 있는 문필봉이다. 마치 붓을 닮은 듯 하늘을 향해 뻗어 있는 길쭉한 바위 끝이, 신기하게도 뾰죽한 펜 끝을 닮았다.
1000만불이 든 돈가방을 노리고 세계 최고의 킬러들이 몰려든 ‘탄환열차’는 전쟁터가 된다. 전쟁은 목적 달성을 위해 다른 수단과 방법을 모두 배제하고 오직 무력에 호소하는 ‘마지막 수단(last resort)’이자 궁극적인 해법이다. 말이 필요 없다. 탠저린과 레몬, 늑대와 말벌들이 닥치는 대로 쏘아버리고 베어버리고, 두들겨 패고 독침을 찔러버리기도 한다. 이 살벌한 전쟁터에 조금 특이하고 생뚱맞은 킬러가 등장한다. 더 이상 살상(殺傷) 하지 않겠다고 다짐한 ‘무당벌레(브래드 피트)’다. 무당벌레는 살상은 하지 않고 ‘도덕적’이고 옳은 방법으로 돈가방만 찾아오겠다는 신념으로 총도 없이 전투장비라곤 폭죽과 수면제 따위만 준비하고 전쟁에 나선다. 그 결과가 궁금해진다. 무당벌레는 자기를 죽이겠다고 달려드는 킬러들에게 ‘대화와 협상’을 제안하고, ‘분노가 빠르면 빠를수록 이해는 느려진다’는 둥, ‘상대에게 손가락질하면 나머지 세 손가락은 자신을 향한다’는 둥 참 좋은 말만 골라 한다. 모두들 ‘전쟁’을 하자는데 무당벌레 혼자 대화와 타협으로 정치적으로 문제를 풀자고 한다. 안타깝지만 당연하게도 상대들에게서 돌아오는 반응은 ‘무슨 ×소리냐?’ 뿐이다. 기세등등하게
최근 ‘돈쭐내다’라는 표현을 많이 접할 수 있다. 이는 ‘돈’과 ‘혼쭐내다’를 합친 말로, 사회에 선한 영향력을 행사한 기업 혹은 업주에게 착한 소비로 보답하겠다는 신조어이다. 가격과 성능을 우선시 따지던 예전 소비트렌드와 다르게 소비자들은 투명성과 공정성을 중요하게 여기며 구매하려는 제품이나 브랜드가 환경보호에 이바지하는지, 사회적 가치가 있는지, 윤리경영을 실천하는지를 따져 소비하기 시작했다. 이러한 가치소비의 증가와 환경에 대한 관심이 커진 소비자와 기업들은 ‘업사이클링’에 주목하고 있다. 업사이클링은 업그레이드(UPgrade)라는 단어와 재활용(reCYCLING)이라는 단어가 만나 만들어진 새활용(UPCYCLING)이라는 합성어로 버려지는 제품에 가치를 더해 새로운 제품으로 재탄생 시키는 것이다. 쓰레기로 여겨지는 대상을 새로 활용함으로써 폐기 시 발생되는 탄소와 폐기비용을 줄이고 재가공에 들어가는 추가적인 자원의 낭비를 방지할 수 있다. 이러한 업사이클링을 국내에 가장 많이 알린 브랜드는 스위스 회사 F사이다. F사는 폐트럭 방수천, 자동차 안전벨트 등을 사용하여 가방을 제작한다. 처음 이 브랜드 가방을 보면 얼룩이나 긁혀있는 흠집이 있고 살짝 냄새
우리는 저출산에서 비롯되는 사회문제들을 목도하며 살아간다. 생산가능인구(15∼64세) 비율이 급속도로 떨어지며 생산·소비가 위축되는 ‘인구절벽’에 이어 총인구가 감소하는 ‘인구위기’를 입증하는 증거와 통계는 차고 넘친다. 지금 대학 정시모집 기간인데, 전국 14개 대학 26개 학과에 단 한명의 지원자도 없었다고 한다. 또한 평균 경쟁률이 3대 1에 못 미치는 대학이 전체 188개 대학 중 65곳이었다. 응시생이 3곳까지 원서를 내는 정시모집에서 경쟁률이 3대 1이 안 되면 '사실상 미달'로 간주된다. ‘미달’ 대학 65곳 중 59곳, 86.8%가 지방 소재 대학이다. 정시모집에서 미달학과 및 대학이 증가하는 것은 저출산에 따른 학생 수 감소가 가장 큰 요인이다. 수도권에서 멀수록 입시 경쟁률이 낮고 미달이 많다. 정시·수시 모집에 관계없이 합격자 등록률도 지방대일수록 낮다. 대학가에 ‘벚꽃 피는 순서대로 대학이 망한다’는 말이 나도는 배경을 넘어 지역소멸을 예고한다. 저출산은 출산·양육에 들어가는 비용과 부담이 큰 데다 취업과 결혼을 하기도 쉽지 않은 사회여건 등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게다가 결혼을 늦게 하는 경향이 두드러지면서 초혼(初婚)
4, 50대 장년들에게는 어릴적 전설의 만화영화가 있다. 바로 일본 만화영화 ‘마징가 Z’이다. 악전고투 속에서도 악의 무리와 싸워 항상 이기면서 세계평화를 지킨다는, 동심을 감동시켰던 영화. 하지만 이런 영화에는 반드시 상대방인 악당이 있어야 하는데 그가 바로 아수라 백작이다. 한 얼굴에 두 모습을 하면서 남성과 여성의 목소리를 내고 성격도 다르다. 실제하지 않는 인격이지만 1970년대 당시에 이런 설정을 했다는 게 놀랍다. 이번에 소개할 영화는 1957년 제작한 이브의 세 얼굴(The Three Faces of Eve)이다. 관련 영화로 아직까지 여기에 견줄 작품이 없을 정도로 내용을 잘 살렸고, 1인 다역을 해낸 주인공의 연기 또한 훌륭했다. 영화는 미국 남동부 조지아주에 사는 한 가정주부 이야기를 각색했다. 평소와 다른 인격의 아내 1951년 어느 날, 정신의학과 외래 진료실에 한 부부가 찾아온다. 남편 말에 의하면 부인이 요즘 부쩍 사치가 늘고, 비싼 구두나 의상을 사지만 정작 본인은 모르는 일이라고 잡아뗀다는 것이다. 이브 화이트(조앤 우드워드)라는 이름의 부인은 차분하고 순종적인 전업주부이다. 의사가 몇 가지 질문을 할 때 화이트 부인은 평소에는
1000만불이 든 돈가방을 노리고 ‘탄환열차’에 모여든 킬러들은 모두 용병(傭兵)들이다. 용병이란 자신의 전투가 아닌 남의 전투를 돈 받고 대신해 주는 존재들이다. 전쟁 당사자들의 옳고 그름이나 명분 따위에는 관심도 없고, 전쟁의 승패에도 무관심하다. ‘고객’과의 계약에 따라 일정한 역할을 해주고 그에 따른 급여만 받으면 그만이다. 영화 속 용병킬러들이 보여주는 행태는 메디치(Medici)가(家)의 유명한 책사 마키아벨리(Machiavelli)가 「군주론」에 정리한 용병들의 행태와 참으로 닮았다. 마키아벨리는 군주가 아무리 다급해도 용병만은 절대 끌어들이지 말라고 신신당부한다. 로마 역사에 정통했던 마키아벨리였던 만큼 고대 로마 시대 용병의 역사에도 정통하다. 마키아벨리가 용병에 질색했던 이유는 다음과 같다. 용병들이란 뒷전에서 뭉그적거린다. 전세가 기울면 가장 먼저 튀어버린다. 급여를 포기하지 목숨을 포기하지는 않는다. 고객이 급박할수록 용병료는 올라가니 일부러 져주기도 한다. 시민군과 적군이 피 터지게 싸우다 모두 탈진한 뒤에야 나타나 모든 공을 독차지한다. 우리나라 범죄영화에서 으레 상황이 모두 정리된 뒤에 요란한 사이렌과 함께 퍼레이드 펼치며 나타나는
새해 벽두에 부동산 관련 규제가 대거 해제됐다. 서울 강남·서초·송파 등 강남 3구와 용산구를 제외한 전국 모든 지역이 규제지역에서 풀렸다. 은행 대출이 쉬워지고 부동산 세금이 줄어든다. 전매제한이 완화되고, 분양가상한제 주택의 실거주 의무도 폐지된다. 모든 분양주택에서 중도금 대출을 받을 수 있고, 대출 한도도 사라진다. 중앙정부의 그린벨트 해제 권한도 일부 지방자치단체에 넘긴다. 서울 전역과 과천·분당 등 경기 4개 지역만 남겨두고 규제지역을 푼 지 54일 만에 나온 추가 조치다. 지난해 6·9·11월에 이어 윤석열 정부 들어 4번째 부동산 대책이다. 이로써 규제지역, 중도금 대출, 분양가상한제, 전매제한 등 문재인 정부에서 강화한 부동산 규제가 대부분 풀렸다. 정부는 부동산시장의 경착륙을 막기 위한 조치임을 강조한다. 부동산시장이 급격하게 위축되며 실수요자의 주택거래까지 어려워졌다. 미분양이 속출하는 등 주택 분양시장 침체는 건설업과 금융업계 부실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기 때문이다. 1·3 대책 발표된 뒤 서울의 대표적 재건축 단지인 둔촌동 주공아파트 견본주택에 계약과 상담 행렬이 줄을 잇고 있다고 한다. 12억원을 웃도는 분양가로 불가능했던
매년 연말, 연초가 되면 공직사회는 각종 평가 마무리에 이어, 승진·인사 등으로 분주하다. 연례행사이긴 하지만, 各 기관(부서)·개인에게는 중요한 의미가 있기에 좋은 평가를 받기 위해 사활(死活)을 걸고 노력할 수밖에 없다. 그도 그럴것이 ‘평가’ 및 ‘승진’은 공직사회에서 더나은 발전을 위한 도약의 모멘텀이기 때문이다. 세상은 1등만 기억하고 1등만 알아주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래서 1등을 만들기 위한 다양한 분야의 학원이 성행하고 있는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옛날 초등학교 성적표에 ‘수·우·미·양·가’란 평가가 있었다. 비록 상대적이고 주관적인 평가였지만, 평가의 의미는 아름다웠다. ‘수(秀)’는 ‘우수하다’는 뜻이다. ‘우(優)’는 ‘넉넉하다’는 의미가 포함되어 있다. ‘미(美)’는 ‘좋다’는 뜻으로 그나마 잘했다는 의미였고, ‘양(良)’은 ‘좋다, 뛰어나다’는 뜻으로 그런데로 괜찮다는 의미였다. 마지막으로 ‘가(可)’는 ‘가능하다’고 할때의 ‘가’자로 충분한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는 뜻을 내포하고 있다고 이해했다. ‘수·우·미·양·가’의 평가 대상이 된 모든 아이는 충분한 가능성을 갖고 있다는 의미다. ‘틀림’이 아니라 ‘다름’을 이해하는 평가기준
안녕하십니까. 2023년 계묘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먼저 언제나 우체국을 아끼고 사랑해 주시는 도민 여러분들께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올해에도 제주지방우정청은 도민분들께 보편적 서비스의 안정적 제공과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우체국의 공적역할 수행을 적극 추진하겠습니다. 우선, 도내 우체국의 집배·물류체계의 최적화를 통해 보편적 서비스의 안정적 제공과 더불어 온라인·비대면 채널 확대 등 디지털 혁신을 통한 도민이 언제 어디서나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우편 및 금융서비스 환경을 조성하겠습니다. 또한,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지자체 및 공공기관과 협업하여 농어민과 소상공인의 판로를 우체국쇼핑을 통해 지원하고, 지역 맞춤형 사회공헌 활동 전개, 취약계층 및 소상공인을 위한 금융상품 제공, 보이스피싱 예방 활동 등 우체국의 공적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 도민의 든든한 이웃이 되도록 하겠습니다. 지금도 코로나19로 인한 어려움은 계속되고 있지만, 새해에는 제주 도민분들 모두가 행복한 한해가 되시길 기원드리며 도민에게 행복을 배달하는 우체국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 이영훈 제주지방우정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