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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몸에서 혈관은 생명을 지탱하는 가장 중요한 통로다. 평소에는 그 존재를 의식하지 않지만, 혈관의 기능이 멈추는 순간 몸 전체가 위기에 놓인다. 막히거나 약해진 혈관 하나가 건강을 위협하듯, 보이지 않는 곳의 작은 문제는 곧 일상의 큰 불편으로 이어진다.

 

제주도의 상수관로 또한 이와 다르지 않다. 땅속 깊이 이어진 상수관로는 제주의 몸속을 흐르는 혈관이며, 그 안을 흐르는 물은 제주를 살리는 생명이다.

 

그러나 제주 상수관로의 상당 부분은 오랜 시간 사용되며 노후화가 진행돼 왔다. 사람의 혈관이 나이가 들수록 탄력을 잃고 막히기 쉬워지듯, 오래된 관로 역시 균열과 누수가 발생하기 쉽다. 이로 인해 소중한 물이 새어 나가고 수압이 약해지며, 때로는 갑작스러운 단수로 이어지기도 한다. 이는 몸이 보내는 분명한 경고 신호와 같다.

 

상수관로 정비사업은 이러한 경고를 외면하지 않고 미리 제주 몸을 돌보는 예방 치료라 할 수 있다. 노후화된 관로를 교체하고 약해진 구간을 보강하는 일은 제주 전역의 물 흐름을 다시 건강하게 만드는 과정이다. 당장은 병원을 찾는 일처럼 번거롭고 불편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이러한 과정을 거쳐야만 지속 가능한 건강을 지킬 수 있다.

 

정비사업이 진행되는 동안 도로 굴착과 소음, 통행 불편이 따를 수 있다. 하지만 이는 치료를 위해 잠시 감내해야 하는 통증과도 같다. 치료가 끝난 뒤 몸이 다시 활력을 되찾듯 튼튼해진 상수관로는 안정적인 물 공급으로 이어져 도민의 일상을 묵묵히 지탱하게 될 것이다.

 

사람은 건강할 때 자신의 혈관을 쉽게 느끼지 못한다. 그러나 혈관이 건강하기에 평범한 일상이 가능하다. 눈에 보이지 않는 땅속에서 묵묵히 역할을 다하는 상수관로 역시 마찬가지다. 이 혈관의 건강을 돌보는 일에 도민 모두의 이해와 공감이 더해질 때 제주의 몸은 더 오래, 더 건강하게 숨 쉴 수 있을 것이다. / 문지웅 제주도 상하수도본부 상수도부 주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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