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여파로 한국이 주요 국가로부터 여행주의보를 발령받으면서 제주를 포함한 국내 관광산업에 심각한 타격이 예상된다.
윤석열 대통령은 4일 새벽, 국회의 계엄 해제 요구를 수용하며 약 6시간 만에 계엄령을 해제했다. 하지만 해외 국가들의 경계 심리가 여전히 지속되면서 관광 중심지인 제주의 경제적 타격이 우려되고 있다.
영국 외무부는 한국 전역에 대해 여행 경보를 발령하며 "현지 당국의 조언을 따르고 정치적 시위를 피하라"고 권고했다.
이에 따라 주한 영국대사관은 자국민에게 "한국 내 상황을 면밀히 주시하고, 현지 소식을 계속 확인하라"고 강조했다.
미국 국무부 역시 "계엄령이 해제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상황은 여전히 유동적"이라며 자국민에게 한국 내 시위 지역을 피하고 잠재적 위험을 경계할 것을 당부했다.
이 외에도 싱가포르, 우크라이나, 일본 등 여러 국가가 자국민에게 주의를 촉구하면서 한국의 이미지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
특히 제주도 외국인 관광객 점유율 1위인 중국 역시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와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들에 대한 국회 소집령 등을 중국중앙TV(CCTV)를 통해 속보로 보도하며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제주는 대한민국 주요 관광지로 꼽히는 지역으로 매년 수많은 외국인 관광객이 찾고 있다. 그러나 이번 계엄령 사태로 외국인 관광객의 발길이 줄어들 가능성이 높아졌다.
특히 제주공항은 국내·외 관광객의 유입이 집중되는 거점으로 여행주의보가 장기화되면 항공, 숙박, 외식업 등 지역 경제 전반에 걸친 피해가 불가피하다.
제주관광협회 관계자는 "제주는 계절적 성수기와 비성수기의 영향을 크게 받는 지역"이라며 "이번 계엄령 사태로 외국인 관광객의 방문 심리가 위축된다면 연말 관광 시즌과 내년 초까지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제주의 호텔 및 리조트 업계도 이번 사태의 여파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특히 외국인 관광객 비중이 높은 특급 호텔들은 여행 경보가 장기화될 경우 예약 취소와 수익 감소를 걱정하고 있다.
제주지역 한 호텔 관계자는 "계엄령 해제가 발표되었지만 외국인 관광객 입장에서는 불안감이 남아 있을 수 있다"며 "해외 예약 취소율이 증가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지역 소상공인들도 비슷한 우려다. 관광객 감소는 전통시장, 음식점, 기념품점 등 도내 경제를 지탱하는 소상공인들에게 직접적인 타격으로 이어질 수 있다.
제주도 관계자는 "외국인 관광객 유입 감소를 대비해 국내 관광객 중심의 마케팅 전략을 강화하고, 제주 관광의 안전성을 적극 홍보할 것"이라고 밝혔다.
도는 또 제주공항과 협력해 외국인 관광객에게 실시간으로 안전 정보를 제공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