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이 대전 문화방송(MBC) 사장 재직 당시 주말에 제주도를 방문하면서 법인카드와 관용차를 사용한 기록이 확인돼 논란이 커지고 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황정아 의원실이 31일 대한항공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이 위원장은 2017년 12월 16일 토요일 김포공항에서 제주행 비행기에 탑승했다. 다음 날 17일 제주공항에서 김포행 비행기를 타고 돌아왔다.

이 기간 동안 별도의 국내 출장 기록이 없이 주말에 제주도를 방문한 것으로 밝혀졌다.

제주도를 방문한 기간 동안 이 위원장이 법인카드를 사용한 기록은 8건이다.

특히 2017년 12월 16일 오후 10시 10분에 사용된 스타벅스, 2017년 12월 17일 오후 2시 58분에 사용된 스타벅스 등의 기록은 제주도 현지에서 사용된 것으로 의심받고 있다. 이는 이 위원장이 제주에 머문 시간대에 법인카드가 사용된 점에서 사적 사용의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또 이 위원장이 관용차를 사용한 기록도 확인됐다. 2017년 12월 16일 오전 5시부터 오후 8시까지 관용차는 325km를 주행했다. 다음 날 17일에는 오전 11시부터 자정까지 380km를 주행했다.

당시 수행기사의 법인카드 사용내역을 보면 17일 오후 7시 36분에 한국공항공사 서울지역본부 주차장에서 결제가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 위원장이 제주도에서 돌아와 김포공항에서 관용차를 이용했을 가능성이 높다.

이와 관련해 황정아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은 "이 위원장이 주말에 제주도를 다녀온 사실이 확인되면서 법인카드 사적 사용 정황이 짙어지고 있다"며 "윤석열 대통령은 이러한 의혹이 있는 인사를 방통위원장으로 임명한 것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고 비판했다.

한편, 민주노총 제주지역본부는 31일 성명을 내고 "이진숙 방통위원장 임명 강행은 노동자와 시민에 대한 전쟁선포"라고 비판했다.

민주노총은 "윤석열 정권은 이진숙 위원장을 임명함으로써 민주노총과 노동자, 시민들에게 전쟁을 선포했다"며 "민주노총은 공영방송과 노조를 짓밟는 반민주·반노동 세력에 맞서 단호히 싸우겠다"고 말했다.
 

또 지난 22일 전국언론노동조합 제주협의회는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이 후보자로 지명되자 지명 철회를 촉구하는 도민 선전전을 진행했다. 이 선전전에 동참한 언론사로는 CBS제주지회, JIBS제주방송지부, KBS제주지부, MBC제주지부, 뉴제주일보지부, 제민일보지부, 한라일보지부 등 도내 7개 언론사의 지·분회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