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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신청 익숙지 않은 도민들 불편감 호소 ... '지원 벌써 마감됐다' 소문 퍼지기도

 

"PC 앞에 앉아서 하루 종일 매달리란 말인지 ... 3000원 아끼려고 이 수고를 하란 말입니까?"

 

이달 초 택배주문을 한 고모(57)씨는 분통을 터뜨렸다. 이달부터 제주도가 '택배비 지원'을 한다는 뉴스를 보고 한푼이라도 아끼려는 마음에 PC를 켰다. 하지만 무더운 여름 비지땀이 흘렀다. 입력하라는 요구도 많고, 작성할 내용도 많았다. 어렵사리 하라는 걸 마치고 다음으로 넘어가려면 이것저것 안되는 것 투성이었다.

 

"괜한 일에 힘만 들였다"는 생각이 치밀어오르던 그는 결국 "그냥 돈 내고 말겠다"는 생각으로 PC 전원을 껐다. "3000원 아끼려다 환장할 뻔했다"는 푸념만 그는 주변에 늘어놓았다.

 

이달부터 제주도민을 대상으로 제주도의 한시적 택배 추가배송비 지원이 시작됐다. 그러나 온라인 신청과정이 너무나 복잡하게 설계되는 등 익숙지 않은 방법에 다수의 도민들이 불편함을 호소하고 있다. 

 

제주도는 지난 1일부터 오는 30일까지 택배나 우편물 발송시 지불한 추가 배송비를 1건당 3000원까지 1인당 최대 6만원 한도 내에서 지원하기로 했다.

 

지원금은 제주도 누리집(https://www.jeju.go.kr/industry/economicinfo/logistics/fee.htm?)에서 신청하면 된다. 신청 자격은 제주도에 주민등록이 된 거주자여야 한다.

 

해양수산부에서 제공한 택배 이용정보나 신청인이 별도로 첨부한 증빙자료를 확인해 오는 11월 중 신청인 본인 계좌로 지원금이 지급된다.

 

하지만 일부 도민들 사이에서 누리집을 이용한 신청서 작성이 불편을 넘어 "짜증이 날 정도"라는 불만이 속출하고 있다. 

 

 

직접 제주도의 해당 코너를 통해 신청작업을 시작해봤다.

 

홈페이지에 접속하면서부터 첫 번째 난관이 나타난다. '비회원 로그인' 또는 '로그인'이다. 앞서 제주넷(제주도 통합 홈페이지)에 가입한 도민들은 로그인 하면 된다. 

 

반면 가입하지 않은 도민들은 휴대폰 또는 아이핀 인증을 거쳐 가입하거나 비회원 약관동의와 휴대폰, 아이핀 인증을 거쳐야만 로그인 할 수 있다. 

 

 

일단 로그인에 성공하면 신청 버튼이 활성화 된다. 클릭하면 다소 긴 섬 지역 생활물류 운임지원 신청서가 나온다. 도민들은 이 신청서에 '*' 표시가 된 항목 위주로 채워넣어야 된다.

 

성명, 생년월일, 전화번호, 주소까지는 쉽다. 그러나 이어 신청 유형부터는 살짝 아리송하다. 

 

 

신청유형은 크게 2가지다. 우체국 택배가 아닌 것과 우체국 택배인 것이다. 1번인 '택배서비스 이용'에 해당하는 택배사는 대형 사업자인 로젠, 로지스, 롯데, 씨제이 대한통운, 한진 등을 포함한 21곳이다. 이 경우 1번에 체크하고, 또 택배사와 송장번호를 입력해야 한다. 만약 문자나 메일로 송장번호가 왔다면 복사, 붙여넣기로 수고를 덜 수 있다. 

 

2번에 우체국만 따로 표기한 이유는 우체국 택배를 이용하면서 추가요금을 내는 것 자체가 불합리한 일이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대부분의 택배사는 뭍지방과 제주도를 잇는 택배 운송과정에 추가 배송비를 물린다. 하지만 우체국 택배의 경우 지역에 상관없이 같은 요금을 물린다. 뭍지방과 제주 간의 배송비와 뭍지방 안에서 이뤄지는 배송 비용이 같은 것이다.

 

하지만 종종 온라인 물품 판매업체를 이용하다 보면 우체국 택배를 쓰는데도 도서산간 추가배송비가 붙는 경우가 있다.

 

이 경우 2번을 선택하고 구매영수증, 문자메시지, 구매내역을 캡쳐한 이미지 등 증빙서류를 또 따로 첨부해야만 한다. 

 

 

다음 난관은 은행계좌 관련이다. 어렵진 않지만 번거롭고, 번거롭지만 지원금을 받으려면 꼭 입력해야 한다. 은행명, 예금주, 계좌번호는 비교적 간단하게 입력할 수 있다. 반면 통장사본은 실물통장을 스캔하거나, 인터넷뱅킹을 이용한 사본출력, 휴대폰 카메라 촬영본 등으로 파일을 따로 만들어서 첨부해야만 한다. 계좌 번호, 은행, 발급 지점, 발급일 등이 표시된 통장 첫 번째 장을 어떤 방식으로든 증명해야 한다.

 

 

다음은 설문조사다. 사례를 수집하는 것으로 보이지만 그래도 작성해야 한다. 주관식인 4번의 경우만 필수작성이 아니니 쓰고 싶은 도민만 쓰면 된다. 마지막으로 개인정보 수집.이용 및 택배이용정보 제3자 제공 동의를 거친 후 '저장' 버튼을 누르면 모든 신청절차가 끝난다.

 

하지만 이렇게 작성하는 신청은 여러 건을 묶어주지 않는다. 택배 1건당 신청 역시 1건이다. 여러 건의 택배비를 지원받으려면 모두 다 일일이 건별로 작성해야 하는 것이다.

 

 

제주도민 A씨는 "반가운 소식이지만 인터넷 신청이 익숙지 않은 도민에게는 어렵게 느껴진다"면서 "한 번에 가능한 것이 아닌 1건 당 모두 신청서를 작성해야 하는 어려움도 있다"고 말했다.

 

또다른 제주도민 B씨는 "신청서를 작성하면서 '3000원 받으려고 이렇게 시간을 써야하나'는 회의감이 들었다"면서 "좋은 취지지만 한달간의 일회성 지원이 아닌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꼬집었다. 

 

이와 함께 택배비 지원사업이 벌써 마감돼 신청을 못한다는 소문도 도민들 사이에서 돌고 있다. 택배비 지원 신청이 시작됐다는 소식을 듣고 제주도 누리집에 접속했더니 마감됐다는 공고를 봤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는 도내 전통시장 및 골목상권 활성화를 위한 '도외 발송 택배비 지원사업'으로 전 도민대상 택배 추가배송비 지원사업과 다른 것이다.

 

제주도 통상물류과는 "'전통시장‧골목상권 도외 발송 택배비 지원사업' 등 다른 과에서 진행하는 지원사업 중 마감된 것이 몇 가지 있어서 혼선이 있는 것 같다"면서 "'섬 지역 생활 물류 운임지원 사업'은 아직 마감되지 않았다. 원하는 도민은 신청해달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섬 지역 생활 물류 운임지원 사업'과 관련해 제주도는 32억5000만원의 예산을 확보했다. 이는 1건당 3000원의 추가 배송비를 적용할 때 약 108만 건을 지원할 수 있는 예산이다.

 

과연 108만 건을 지원할 수 있을까? 비지땀의 수고를 들일 도민은 과연 몇명일지  의심의 눈을 지울 수 없다. [제이누리=이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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