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마라도 길고양이 일부가 멸종위기에 처한 천연기념물 뿔쇠오리를 위협한다는 지적에 따라 3일 마라도 밖으로 내보내졌다.
제주도 세계유산본부 등은 이날 마라도에서 구조한 길고양이 42마리를 바지선에 싣고 모슬포항으로 옮겼다.
이어 제주시 조천읍 세계유산본부로 옮겨 검진하고 건강한 고양이의 경우 세계유산본부 옆 보호시설에 보호했다. 건강에 이상이 있는 고양이는 제주대 야생동물구조센터에서 치료하게 된다.
길고양이들은 대체로 건강에 이상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유산본부는 마라도에서 지난달 27∼28일 사전 작업을 거쳐 이달 1∼2일 길고양이 구조 작업을 벌였다.
세계유산본부는 이달 말께 동물단체와 함께 마라도 주민들이 돌보는 고양이를 제외한 남은 마라도 길고양이를 추가로 포획할 계획이다.
오홍식 제주대 교수팀에 의하면 마라도에는 길고양이 60∼70마리가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번 이송 작업은 마라도에 서식하는 고양이들이 천연기념물 뿔쇠오리를 먹잇감으로 사냥한다는 지적이 제기됨에 따라 이뤄졌다.
천연보호구역 마라도는 천연기념물 뿔쇠오리와 더불어 슴새 등 주요 철새들의 중간 기착지이자 번식지다. 하지만 마라도에서는 매년 뿔쇠오리 사체가 나오고 지난달 24일에도 뿔쇠오리 4마리의 사체가 발견됐다.
반면 일부 동물단체는 마라도 길고양이의 사냥으로 인해 뿔쇠오리 개체가 감소한다고 단정 지을 수 없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황미순 전국길고양이보호단체연합 대표는 "마라도에는 총 7마리의 개가 있는데 그 개들이 늘 길고양이들을 몰이하고 있고, (지난달 24일) 뿔쇠오리 4마리 사체가 발견된 곳도 개들이 고양이들을 몰아붙여 고양이가 영역 활동을 할 수 있는 데가 아니라고 본다"며 "마라도에서 길고양이들이 뿔쇠오리를 죽였다고 정확히 단정할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제이누리=양은희 기자·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