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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개월 전인데 제주서도 우려 봇물 ... 4년 전 지선 대비 예비후보자 등록 '반타작'
'대선집중' 방침에 제주 후보자 출판기념회도 위축 ... 선거구 미획정 등 혼란가중

 

오는 6월1일 치러지는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90일 앞으로 다가왔다. 

 

그러나 앞선 지방선거와는 달리 제20대 대통령 선거가 모든 이슈를 삼켜버리면서 제주의 지방선거 분위기는 실종이다. 역대급 ‘깜깜이 선거’로 흐르고 있다.

 

도지사, 교육감 예비후보 등록 달랑 4명 = 2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선거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제주도지사 선거 예비후보자 명부에 오른 이는 박찬식 제주가치 공동대표(59, 무소속), 부순정 제주녹색당 공동운영위원장(46, 녹색당) 단 두 명이다. 

 

제주도교육감 예비후보로는 고창근 전 도교육청 교육국장과 김광수 전 교육의원 등 2명이 등록된 상태다. 

 

제주에서는 제주지사 후보로 여당과 야당, 무소속을 포함해 10여명이 주자로 거론돼왔다.

 

그러나 도지사선거와 교육감선거 예비후보자 등록이 시작된 지난달 1일부터 한 달이 지난 현재까지도 등록이 저조한 실정이다.

 

특히 4년 전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의 제주지사 예비후보 등록 첫날에 6명이 등록을 마친 것과 대조적이다.

 

당시 오전 9시 정각 4명이 동시에 예비후보자 등록을 하는 진풍경이 연출되기도 했다.

 

지난달 18일부터 시작된 도의원 및 교육의원 선거 예비후보자 등록도 저조하기는 마찬가지다.

 

제주도의원 예비후보로는 2일 기준 박건도(일도2동을, 정의당), 윤용팔(삼도1·2동, 국민의힘), 고경남(화북동, 국민의힘), 양영수(아라동, 진보당), 이윤명(대정읍, 국민의힘), 강상수(서홍·대륜동, 국민의힘), 이정엽(서홍동·대륜동, 국민의힘) 등 7명만 등록시스템에 이름을 올렸다.

 

교육의원 선거 예비후보자로는 제주시 동부 강동우.부공남, 제주시 중부 고의숙, 서귀포시 동부 오승식.강권식, 서귀포시 서부 정이운, 고재옥 등 7명으로 역시 한 자릿수를 유지하고 있다.

 

4년 전 지방선거 당시 제주도의회 의원 선거 예비후보 등록이 시작된 첫날 도의원 25명, 교육의원 2명 등 모두 27명이 등록을 마친 것과 비교하면 천양지차다.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의 예비후보 등록 인원은 2일까지 모두 18명에 불과, 앞선 지방선거 예비후보 등록 첫날 인원의 절반을 겨우 넘고 있다.

 

이처럼 예비후보 등록이 저조한 것은 대선과 선거구 획정이 마무리되지 않은 탓이다.

 

대선판 눈치에 지방선거판 뒷전 = 여야 정당은 오는 9일 대선을 앞두고 각각 정권 재창출, 정권 교체에 사활을 걸면서 대선 전 개인선거운동을 사실상 금지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일찌감치 지방선거 예비후보 등록 등 절차를 대선 이후로 미루겠다고 밝혔다.

 

국민의힘도 대선일까지는 대선에만 집중하자며 지방선거 준비자의 출마 선언, 예비후보자 등록, 개인 선거운동을 금지했다.

 

교육감 선거를 제외하고 무소속 출마예정자가 아니라면 소속 정당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

 

아울러 대통령 선거운동으로 일손을 놓은 국회가 선거구 획정을 미루면서 예비후보들이 선거구도 모른 채 등록해야 할 상황이다.

 

국회 정개특위는 당초 선거구 획정 법정시한인 지난해 12월 1일을 3개월 넘긴 지금까지도 정하지 못했다.

 

특히 제주지역의 경우 인구 증가로 인한 의원정수 확대 여부가 결정되지 않아 도의원 선거구 획정은 물론 전국 유일의 교육의원 존폐도 결정되지 않은 상태다.

 

제주도의원 정수를 43명에서 46명으로 증원하는 내용을 담은 제주특별법 개정안과 교육의원 제도를 폐지하는 내용의 제주특별법 개정안이 각각 국회에 발의됐지만, 처리가 늦어지면서 도민과 출마예정자들의 혼선이 가중되고 있다.

 

예비후보 등록에 정당 눈치를 봐야 하고 선거구 획정도 지연되면서 지방선거 출마예정자 등은 선거 일정이 올스톱된 상황이다.

 

 

예비후보자 등록이 원활히 이뤄지지 않다보니 제주에서는 지방선거와 관련된 간판과 현수막도 보기 힘들다.

 

출판기념회 정치도 실종 = 선거의 서막을 알리는 출판기념회도 이번에는 위축된 모양새다.

 

각 정당이 대선 기여도를 공천에 반영하기로 결정하면서 지방선거 출마 희망자들이 대선유세에 집중하고 있는데다가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출판기념회 개최를 자제하고 있기 때문이다.

 

출판기념회는 현역 의원에게는 의정 활동과 정치철학·비전 홍보의 장으로, 정치 신인에게는 '얼굴 알리기'를 할 수 있는 정치 이벤트로 여겨진다.

 

특히 정치 신예들의 경우 자신의 비전을 제시하고 존재감을 과시할 수 있는 유일한 통로이자 정치자금을 모을 유일한 창구라는 점에서 선거판 데뷔의 첫 무대로 선호되고 있다.

 

아울러 현행 공직선거법과 정치자금법에선 출판기념회 현장에서 후원형식으로 거둔 돈에 대해 별도의 제한을 두지 않고 있다. 

 

오히려 무료로 유권자들에게 배부할 경우 선거법 위반이 된다. 따라서 판매 수익금 명목으로 후원금도 모을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한다.

 

제주에서는 제주도지사 선거 출마의사를 밝힌 문성유 전 캠코 사장이 지난 1월19일 북콘서트 형태의 출판기념회 ‘문성유의 뉴 노멀 시대와 제주의 미래’를 열면서 본격 지방선거 행보에 돌입했다.

 

이어 제주도의회 의원 선거 제주시 아라동 선거구 출마를 선언한 양영수(진보당) 예비후보가 지난 1일 '양영수 그동안의 이야기' 출판기념회를 열었다.

 

그러나 지방선거의 선거일 전 90일인 오는 3일부터 국회의원과 지방의원의 의정활동보고회, 후보자와 관련있는 출판기념회의 개최가 금지돼 출마자의 출판기념회 '러시'는 이 2건을 끝으로 사실상 막을 내렸다.

 

제주지역 정가에서는 이번 지방선거가 대선 직후 치러져 승자독식 가능성이 상당히 높은 점, 예비후보 등록이 저조해 제주 유권자들이 후보들의 면면을 알 수 있는 기간이 짧아진다는 점, 그런 가운데 '무주공산'인 제주도정을 이끌 도지사를 선택해야한다는 점을 들어 역대 최악의 지방선거가 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까지 내놓고 있다. [제이누리=이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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