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장 6일의 황금연휴 첫날인 지난달 30일 제주도에 관광객 4만7000명이 몰렸다. 당초 예상치보다 1만명이 늘면서 황금연휴 기간 제주에는 약 22만명의 관광객이 몰릴 것으로 전망된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빈사상태에 빠졌던 제주 관광업계가 모처럼 활기를 되찾았다.
하지만 현장에서 만난 많은 관광객이 마스크를 쓰지 않는 등 방역지침을 지키지 않았다. 기본적인 과제인 '코로나19 종식 전까지 제주로 오는 관광객의 방역지침 준수'는 그대로 남게 됐다.
1일 제주도관광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하루 4만6940명이 제주로 들어왔다. 이는 당초 예상한 3만명을 훌쩍 뛰어넘는 수치다.
이에 따라 다음달 5일 어린이날까지 이어지는 징검다리 황금연휴 기간 동안 입도할 것으로 예상되는 관광객은 3만명이 늘어나 최대 22만명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자연경관이 뛰어난 성산일출봉과 송악산, 산방산 등은 황금연휴 첫날 오전부터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관광객 발길이 끊겨 주차장이 텅텅 비었지만 이날 성산일출봉과 송악산 주차장은 관광객이 몰고 온 렌터카로 가득 찼다.
관광객 A(48·서울)씨는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되자 가족들과 기분 전환을 위해 3박4일 일정으로 제주를 찾았다”면서 “앞으로 월정리해변이나 애월 한담해변 등 밀폐되지 않은 야외 관광지를 방문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송악산 휴게소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김모(57)씨는 “지난해 12월 개업한 이후 코로나19가 발생해 곤욕을 치렀다”면서 “송악산은 서귀포지역에서 빼어난 절경이기 때문에 연휴기간 많은 관광객이 찾을 것 같다”고 기대감을 전했다.
많은 관광객이 제주를 찾아와 지역경제가 되살아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지만 마스크를 안 쓴 모습이 곳곳에서 발견돼 코로나19 확산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이날 오전 성산일출봉 탐방로에서는 마스크를 쓰지 않거나 제대로 착용하지 않은 관광객들을 쉽게 찾아 볼 수 있었다.
송악산과 함덕해수욕장 등 야외 관광지 곳곳에서도 마스크를 착용한 관광객보다 착용하지 않은 이들이 더 많이 보였다.
가족과 함께 제주를 찾은 B씨는 “코로나19가 종식되지 않은 상황인데도 마스크를 쓰지 않고 관광지에 나오는 사람들이 보여서 걱정된다”고 말했다.
유모(34·여·조천읍 함덕리)씨는 “늘어난 관광객으로 마스크를 쓰더라도 코로나19 감염이 걱정된다”며 “이번 연휴기간 꼭 외출해야 하는 일을 빼고 집 밖으로 나가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고모(43·제주시)씨는 “마스크를 쓰지 않고 돌아다니는 관광객들이 있어 사람들이 몰려있는 곳을 피해서 다니고 있다”며 “답답한 마음에 제주를 찾은 마음은 이해하지만 방역지침을 지켜주기 바란다”고 했다.
급증한 관광객으로 방역당국은 14일 이내에 외국을 방문한 이력이 있는 입도객을 대상으로 시행한 특별입도절차를 제주로 들어오는 모든 내·외국인으로 확대했다.
발열 증상 기준 체온도 37.5도에서 37.3도로 낮추는 등 검사 대상자를 확대했다. 제주공항 워크스루 선별진료소에 음·양압 검체 채취 부스 2개를 추가해 운영하고 있다. 신속하고 정확한 방역망을 구축하기 위해 관계기관 협력 체계도 강화했다.
원희룡 제주지사는 지난달 30일 제주공항을 방문해 강화된 특별입도절차를 점검하고 방역 담당자들을 격려하기도 했다. 특히 방역 관계기관 간담회에서는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가 개발되기 전까지 안전관광 기조를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원 지사는 “방역이 강화되면서 모든 여행객이 불편할 수 있지만, 이 불편으로 도민과 다른 여행객들이 안심할 수 있다”며 “제주를 방문한 여행객들에게 코로나19 방역에 대한 인식을 일깨워 자연스러운 방역 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고 밝혔다. [제이누리=이주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