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제주특별자치도지사가 5일 녹지국제병원의 조건부 개설을 허가했다. 내국인 진료는 금지하고, 제주를 방문한 외국인 의료관광객만을 진료대상으로 하는 ‘조건’이다.
원 지사를 이날 제주도청에서 공식브리핑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진료과목은 성형외과, 피부과, 내과, 가정의학과 등 4개과로 한정했다.
국민건강보험법과 의료급여법도 적용되지 않으므로 건강보험 등 국내 공공의료체계에는 영향이 없다고 밝혔다.
도는 이와 관련, 향후 녹지국제병원 운영 상황을 철저히 관리‧감독하여 조건부 개설허가 취지 및 목적 위반 시 허가 취소 등 강력한 처분을 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원 지사는 "숙의형 공론조사위원회의 결정을 전부 수용하지 못해 죄송하다"는 뜻을 밝히면서 "제주의 미래를 위해 고심 끝에 내린 불가피한 선택임을 고려해여 도민들의 양해를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숙의형 공론조사위원회가 ‘불허 권고’를 내린 취지를 적극 헤아려 ‘의료 공공성 약화’에 대한 우려가 현실화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제주도는 이날 도가 내국인 진료는 금지하고, 외국인 의료관광객만을 대상으로 하는 조건부 개설허가를 한 이유는 국가적 과제인 경제 살리기에 적극 동참하고, 감소세로 돌아선 관광산업의 재도약, 그리고 건전한 외국투자자본 보호를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 그리고 외국의료기관과 관련해 그동안 우려가 제기돼 온 공공의료체계의 근간을 최대한 유지, 보존하려는 심사숙고 끝에 내린 결정이라고 거듭 밝혔다.
그러나 지난 10월 숙의형 공론조사위원회가 '불허' 권고안을 냈고, 원 지사를 "이를 존중하겠다"고 했지만 결과적으로 이를 뒤집은 결정이어서 이에 대한 파장이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제이누리=양성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