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간 훈풍이 불면서 제주의 '비타민C 외교'의 재개 여부가 관심사로 떠올랐다. '감귤'로 이어진 남북교류의 재개 문제다.
제주도는 1999년부터 2011년까지 남북교류협력사업의 일환으로 감귤북한보내기 사업을 벌여왔다. 1999년 감귤 100t을 보낸 것이 그 시작이었다. 북한에 대한 최초의 지자체 차원 인도적 지원이었다.
이후 이 감귤북한보내기 사업은 외신들에 의해 ‘비타민C 외교’로 불리며 유명세를 타기 시작했다. 감귤이 비타민C가 많은 과일이라는 뜻에서 붙여진 명칭이다.
이 ‘비타민C 외교’는 감귤만이 아니라 흑돼지와 제주의 대표적 작물인 당근과 마늘, 그 밖에 다양한 인적·물적 교류로 이어졌다. 2002년부터 2007년까지 4차례에 걸쳐 도민 836명이 초청을 받고 북한을 방문하기도 했다.
하지만 2010년 천안함 폭침 사건으로 이 교류는 중단됐다. 당시 정부의 5.24조치로 남북교류가 중단되면서 이 감귤보내기 사업 역시 멈췄다.
제주도정은 그러나 이 사업의 재개를 위한 노력을 멈추지 않았다. 원 도정은 이와 관련해 2014년 ‘남북교류협력 5+1사업’을 추진하기도 했다.
당시 원희룡 지사는 북한감귤보내기 사업의 지속과 제주~북한 사이의 평화 크루즈 추진, 한라산과 백두산의 생태·환경보존 공동협력 추진, 한라에서 백두까지 남북한 교차관광추진, 제주포럼 북한측 인사초청 사업 추진 등을 계획했었다. 여기에 ‘플러스 1’로 '민족화해 제주포럼'도 추가했다.
2015년에는 이 사업의 추진을 위해 통일부에 감귤보내기 승인신청을 하고 3차례에 걸쳐 북한과 접촉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결국 추진되지는 못했다.
하지만 이번 남북정상회담을 계기로 남북교류에 물꼬가 트일 것이란 전망이 일면서 감귤보내기 사업이 주축이 된 남북교류협력 사업 역시 재개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제주도에서도 이 사업의 재개를 위해 적극적으로 나설 움직임이다. 도는 지금까지 특히 ‘5+1사업’을 지속적으로 준비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한편에서는 남북정상회담 이후 이어질 북미정상회담이 마무리 돼야 이 감귤보내기 사업 재개의 가능성이 더욱 높아질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고성준 (사)남북협력제주도민운동본부 부이사장은 “전체적으로 남북정상회담은 성공적으로 마무리될 것 같다”며 “하지만 지자체 차원의 북한과의 교류는 결국 북·미 정상회담이 잘 끝나야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고 부이사장은 “북·미 정상회담 이후 북한의 비핵화가 이뤄지고 제재가 풀려야 교류가 활발해질 수 있을 것”이라며 지자체 차원의 남북협력 논의는 6월이 지나서야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제이누리=고원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