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지사가 4.3추념식 이후의 소회를 풀어냈다. 대통령이 말한 “정부가 책임을 가지고 모든 일을 해나가겠다는 말이 무게감 있게 들렸다”고 털어놨다. 또 “이념을 넘어서자”는 말에 전적으로 공감을 하며 “큰 울림이 있었다”고 전했다.
원 지사는 4일 오전 제주도청 기자실을 찾아 “어제(3일) 4.3행사에서 가장 뜻깊었던 장면이 무었이었느냐”는 질문에 “4.3 당시 가족을 잃은 이수경씨가 편지를 낭독했던 부분”이라고 대답하며 이어 문재인 대통령의 추념사 낭독에 대해 말을 이었다.
원 지사는 “대통령이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에 가장 귀를 세워 들었다”며 “대통령이 정부가 책임을 가지고 모든 일을 해 나가겠다는 말이 유족이나 제주도의 입장에서 생각해봤을 때 가장 무게감 있게 들렸다”고 말했다.
그는 또 “추념사는 포괄적인 차원에서 가슴을 아우르는 말이었다”며 “대통령이 이념을 넘어서자고 말씀하셨는데 전적으로 맞는 이야기다. 울림이 큰 이야기였다”고 강조했다.
원 지사는 이어 “토벌대 또는 무장대 시각으로 접근하면 4.3 해결이 힘들다. 4.3을 토벌대와 무장대 시각으로 접근해서는 안된다”며 “(이런 식의 접근은) 상처를 덧나게 한다. 갈등 해결도 안된다. 서로 죽고 죽이면서 해결 안 된 것을 자기생각으로 관철하고 투쟁하면서 정리한다? 이건 역사에 대한 오만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수많은 사람들이 함께 해야 할 것을 특정 집단이 이념 잣대를 내세우는 것은 안된다”며 “어제 추념사는 진영논리까지도 극복하자는 것이었다. 진보와 보수도 정의로운 진보·보수가 되고 공정한 진보·보수가 돼 서로의 생각을 공유하는 정치로 가자는 것이었다. 정치인 입장에서 크게 와 닿았다”고 설명했다.
원 지사는 4.3 추념식에 앞서 SNS 계정을 통해 한 홍준표 대표의 발언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원 지사는 “4월만 되면 4.3을 이념과 과거의 시점으로 끌고 가 재단하려는 목소리가 나온다”며 “어제(3일)는 홍 대표였다”고 말했다.
원 지사는 이어 “매우 부적절한 멘트라고 생각한다”며 “지금 유족들과 국민들은 서로가 진압하고 무장행동을 했던 당사자들이 아니다. 당사자간 따져야 할 평가 문제를 끌고 오는 건 유족이나 후세에 또 다른 상처가 될 수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지금 과거사 치유와 앞으로의 미래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단편적 사실로 들어가 4.3이라는 특정 일자라던지, 당시 남로당 책임 왈가왈부하는 건 추념일의 취지와 맞지 않다”고 말했다.
원 지사의 4.3과 관련된 행보에 대한 민주당 제주도지사 예비후보들의 공격에 대해서는 “정치의 계절이 다가온다는 느낌”이라며 입을 열었다.
원 지사는 “하지 말아야 할 일을 하는 거면 상관이 없지만 도지사로서 당연히 해야할 일들을 하고 있는 것”이라며 “도지사로 취임하고 나면 도민과 역사에 대한 책무가 있다. 그런 점에서는 힘을 실어주는 게 맞지 않나”라며 볼멘소리를 했다.
이어 “이념잣대로 접근하지 말자는 말도 있지만 정치적 도구로서 끌고 가는 것 역시 맞는 접근인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고 말했다. [제이누리=고원상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