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4.3 70주년을 맞이해 희생자를 기리는 분향소가 전국 주요 도시에 설치된다. 1만5000여명의 4.3 희생자의 이름을 적은 흰 천으로 분향소를 감싸며 희생자들을 기린다.
제주4.3 제70주년범국민위원회는 서울 광화문을 비롯해 대전, 대구, 광주 등 전국 20곳에 다음달 3일부터 7일까지 분향소를 설치·운영한다고 30일 밝혔다.
지역분향소는 6일까지 운영된다. 제주4.3 70주년 행사의 일환이다.
범국민위에 따르면 광화문 광장 분향소에는 정부가 인정한 4.3희생자 1만4232명의 이름이 적힌 흰 천을 두를 예정이다. 흰 천의 길이는 120m에 달한다. 또 전국 각지에서 기부받은 흰 국화를 분향소 바닥에 깐다.
4.3희생자 분향소를 설계한 박선후 제주4.3 제70주년범국민위원회 홍보기획위원장은 “4.3 당시 제주도 공동체 몰락과 치유를 표현하기 위해 흰 붕대에 모든 희생자의 이름을 넣었다”며 “희생자의 영혼에게 지금이라도 위로가 전해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분향소 내부 제단에는 제주도 전통설화인 ‘설문대할망’을 구현한 조소 작품이 설치된다. 제단 양 옆으로 고인의 영정을 품에 안고 있는 4.3희생자 유족사진을 전시할 예정이다.
박찬식 제주4.3 제70주년범국민위원회 운영위원장은 “4.3은 제주 주민 일부의 죽음이 아닌 제주도 전체의 죽음과 아픔이었음을 표현하기 위해 분향소 제단에 ‘설문대할망’을 세웠다”며 “”이제는 4.3을 제주도만의 아픔이 아닌 대한민국의 역사로 온국민이 함께 기억하고 추모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제이누리=고원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