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한 소방관 아버지가 자신과 인명구조 중 순직한 소방관 아들의 이름으로 나눔을 실천했다.
제주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2014년 퇴직한 강상주(63)씨가 2016년 인명구조 중 순직한 소방관 아들 故강기봉(당시 29세)씨와 함께 1억원 이상 고액기부자 모임인 ‘아너 소사이어티(Honor Society)에 가입했다고 2일 밝혔다.
강씨 부자는 제주 83·84호 아너 소사이어티 회원으로 등록됐다. 전국 1770·1771호 회원이며 올해 전국 첫 회원 가입이다. 또 전국에서 소방관이 아너 소사이어티 회원으로 가입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아버지 강상주씨는 31년간 제주에서 소방관으로 재직해왔다. 주민의 안전을 위해 힘쓴 공로로 2014년 녹조근정훈장을 받을 만큼 모범적인 소방관으로 인정받았다. 2014년 6월 정년퇴직했다.
아들인 故강기봉 소방교는 제주 출신으로 2015년부터 울산 온산소방서에서 근무했다. 그러나 2016년 10월 태풍 차바 때 집중호우로 불어난 강물에 고립돼 있는 주민들을 구조하던 중 순직했다. 순직 후 1계급 특진 및 대한민국 옥조근정훈장이 추서됐다.
2일 가입식에서 아버지 강씨는 “119대원으로서 자신의 본분을 다하다가 떠난 아들을 기리는 방법을 찾던 중 가족과 상의를 통해 아너 소사이어티 가입을 결심했다”며 “처음에는 아들의 이름으로만 기부할까 생각했다. 하지만 이웃을 위해 헌신한 아들과 뜻을 같이 하고자 아너 소사이어티 회원으로 가입하게 됐다”고 말했다.
허동수 공동모금회장은 “이웃과 국가를 위한 헌신적인 삶을 실천한 강상주 회원과 아들 강기봉 회원의 모습은 우리 사회의 진정한 귀감”이라며 “아너 소사이어티도 사회 곳곳을 밝게 비추는 희망의 등불이 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강씨 부자의 이름으로 기부된 성금은 각각 1억원씩 모두 2억원이다. 전달된 성금은 제주도내 저소득층 청소년의 교육비와 어려운 이웃의 생계비 및 의료비, 주거환경개선비 등으로 쓰일 예정이다. [제이누리=고원상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