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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문화계 인사 대거 참여... 잔잔한 이웃들의 설맞이 모습 그려

 

모든 대사가 제주어로 구성된 제주어 드라마가 방영된다.

 

오는 29일 수요일 저녁 7시 25분부터 KBS 제1TV로 55분 동안 방송될 드라마 ‘멩질먹게 혼(아래아)저오라(연출: 이송은 양태혁, 극본: 김선희)’는 제주어 드라마다. 지금까지 일부 대사가 제주어로 제작된 드라마는 있었으나, 모든 대사가 제주어로 제작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모든 대사가 제주어로 구성돼 거친 듯 하지만 정감 있고 감칠맛 나는 제주어의 진수를 맛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KBS 제주방송총국에서 제작한 설 특별기획 제주어 드라마 ‘멩질먹게 혼저오라’는 설을 앞둔 3일간의 이야기를 담은 가족 드라마다. 아들 삼형제를 둔 홀어머니(오영순 분) 가족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큰아들 민식(문종선 분)은 서울에서 사업을 하다 실패했지만 가족들은 전혀 그 사실을 모른다. 그런 처지다 보니 설에 고향으로 내려오고 싶어도 쉽게 내려오지 못할 상황.

 

둘째아들 충식(고정민 분)은 한라봉 농사를 지으며 홀어머니를 모시고 묵묵히 고향을 지킨다. 형 대신 집안 대소사를 도맡아하고 있다.

 

셋째 아들(문장희 분)은 필리핀 처자(김민주 분)를 아내로 맞이해 다문화 가정을 이루고 형 충식과 함께 고향에서 살고 있다.

 

홀어머니의 이웃으로 가호(양정원 분)와 가호아방(강상훈 분)과 그리고 동네 할머니(이영원 분), 가호친구 철진(김성관 분)과 인순(홍한별 분)이 등장한다.

 

마흔 넘은 노총각 아들과 함께 사는 가호아방, 아들 가호는 가수를 꿈꾼다. 그래서 늘 기타하나 둘러매고 노래만 하는 천덕꾸러기 아들이다. 이런 가호를 몰래 사모하는 인순, 그런 인순을 좋아하는 가호친구 철진, 이들의 애정관계의 변화도 관전 포인트다.

 

또 성공한 아들을 두었지만 자식들에게서 잊혀진 동네할머니의 쓸쓸한 설맞이 모습에서는 오늘날 부모 모시기를 꺼리는 세태도 엿볼 수 있다.

 

 

설 특별기획 제주어 드라마 ‘멩질먹게 혼저오라’는 여느 드라마들처럼 거창하지 않다. 그저 잔잔한 우리 이웃들의 설맞이 모습을 담았을 뿐이다. 하지만 제주에서 맹활약 중인 배우들의 연기와 걸쭉한 제주어에 녹아난 제주만의 정서가 있어 ‘그래, 맞아, 그렇지’ 하는 공감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제주어 드라마 ‘멩질먹게 혼저오라’는 지역총국 자체적으로는 전국 최초로 제작되는 드라마이기도 하다. 지역 언어를 사용한 대본과 연출 역시 전국 최초의 시도다.

 

특히 드라마에 출연하는 모든 배우들 역시 제주에서 활동하고 있는 지역 문화인들이다.

이번 드라마에서 극본을 맡은 김선희씨는 "무뚝뚝한 성격 속에 숨겨진 가족 간의 사랑과 이웃을 생각하는 제주인들의 인정으로 진한 여운과 감동이 전해질 것"이며 "지역의 문화와 인재를 활용한 잠재된 지역방송의 힘을 느끼게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제이누리=고연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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