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귀포 원도심의 상징적 건물인 옛 관광극장이 행정 당국의 철거로 사라질 위기에 놓였다. 기습적인 철거 작업에 건축계와 문화계는 물론 시민사회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서귀포시는 지난 20일 중장비를 동원해 서귀포관광극장 야외공연장과 건물 외곽 철거에 들어갔다. 그러나 철거 소식이 알려지자 건축사와 시민들이 현장에 몰려 반대 의사를 밝혔고, 결국 공사는 일시 중단됐다. 이미 정면과 오른쪽 벽체 일부는 무너져 내린 상태다. 서귀포관광극장은 1963년 문을 열어 지역 첫 현대식 극장으로 자리 잡았다. 개관 이후 학예회와 웅변대회, 공연 등이 열리며 서귀포 문화의 중심지 역할을 해왔고, 작곡가 안익태 선생이 방문할 만큼 역사적 의미도 크다. 1993년 화재로 지붕을 잃었지만 '지붕 없는 극장'이라는 독특한 공간으로 재탄생해 시민들의 기억 속에 남아 있었다. 1999년 폐업 이후 활용 방안을 찾지 못하다가, 문화공간으로 재활용하자는 지역 사회의 목소리에 힘입어 2023년 12월 시가 부지와 건물을 매입했다. 이후 '작가의 산책길' 프로그램 운영, 야외 공연장 및 전시실 등으로 활용되며 이중섭 거리의 문화적 명소로 다시금 활기를 띠었다. 문제는 제주도의회가
제주에서 기초자치단체 설치 홍보 과정에서 사은품으로 양말이 제공된 사실이 알려지자 국민의힘 제주도당이 행정 유착 가능성을 제기하고 나섰다. 국민의힘 제주도당은 19일 논평을 통해 "선심성 물품 살포는 명백한 여론조작 시도이자 선거 개입 행위"라며 "도 소유 공공시설에 사무실을 둔 단체가 허위 주소지를 등록해 활동한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이어 "제주도정이 조직적이고 은밀하게 여론몰이를 주도했다는 강한 의심을 받을 수밖에 없다"며 "민의를 물건으로 사는 행위는 민주주의에 대한 중대한 도전이자 정치적 범죄"라고 강조했다. 또 "허위 주소지 의심 단체가 도의 공공자산을 사용한 사실만으로도 행정과의 유착 가능성을 의심하게 한다"며 "제주도는 단체와의 관계, 물품 자금 출처, 행정적 지원 여부를 명확히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다. 도당은 제주도의 기초자치단체 설치 홍보 과정에서 사은품으로 양말이 제공된 사실을 두고 "관권정치의 부활이자 명백한 불법 행위"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사전에 기획된 조직적 정치 행위라면 이는 선거 개입에 해당한다"며 "책임자 문책과 철저한 수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
김한규 더불어민주당 의원(제주시 을)이 생활폐기물 처리 시장의 경쟁 활성화를 위해 폐기물관리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김 의원은 19일 생활폐기물 처리업 허가 범위를 기존 시·군·구 단위에서 시·도 단위로 확대하는 내용을 담은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고 밝혔다. 현행 제도에서는 생활폐기물 수집·운반 업계의 신규 허가가 극히 제한적이다. 평균 업력이 길어 업체 간 실질적인 경쟁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실제 입찰 과정에서 단독 참여 사례가 많고, 두 곳 이상이 참여하더라도 권역을 나눠 사실상 1대 1 구도로 낙찰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김 의원은 이러한 구조적 한계가 국민을 대상으로 한 서비스 질 저하로 이어지고, 업계의 혁신 동력도 떨어뜨린다고 지적했다. 그는 "생활폐기물 처리 분야에서도 경쟁을 통해 가격과 서비스 품질을 동시에 높일 필요가 있다"며 "특히 디지털 기술과 인공지능(AI) 등 혁신 요소가 도입될 여지가 크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국회 스타트업 지원 연구모임 '유니콘팜' 대표를 맡고 있는 만큼 이번 개정안을 통해 그린테크 스타트업들이 생활폐기물 처리 시장에 참여해 혁신 경쟁을 펼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구상이
제주도가 최근 기초자치단체 설치 홍보 과정에서 전단지와 물품이 함께 배포된 사실이 논란이 되자 민간위탁사업 전반에 대한 관리·감독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을 내놨다. 제주도는 18일 해명자료를 통해 "이번 사안은 지방분권제주도민행동본부가 위탁 수행 중인 사업 과정에서 적정성 검토가 미흡했던 사례"라며 "앞으로는 수탁기관 홍보활동 전반에 대해 사전 협의 시스템을 의무화하고, 정기 점검을 통해 사업 목적에서 벗어난 활동을 차단하겠다"고 밝혔다. 지방분권제주도민행동본부는 2017년 출범한 비영리단체다. 2023년 1월부터 올해 12월까지 '제주특별자치분권운동 추진사업'을 위탁받아 운영 중이다. 이번에 배포된 홍보물은 지난 3월 제작된 것이다. QR코드를 통해 주민투표 촉구 서명 페이지로 연결되는 내용이 포함돼 있었다. 제주도는 "해당 QR코드는 지난해 10월 행정안전부에 제출된 서명부와 관련된 것으로 홍보물 제작 시점에서는 이미 종료된 사안이었다"고 설명했다. 또 홍보 과정에서 양말 세트 등 물품이 제공된 부분에 대해서는 "조례에 따라 홍보활동 지원은 가능하지만 물품 성격과 배포 방식에 대한 적정성 검토가 부족했다"며 "정책 목적과 수단 간 부조화를 바로잡기 위해 관리
올해로 20주년을 맞은 '평화와 번영을 위한 제주포럼'이 정부 주도의 '국제한반도포럼(GKF)'과 성격이 겹치면서 정체성 논란에 휩싸이고 있다. 한반도와 동북아 평화를 주제로 한 두 포럼이 유사한 의제를 다루면서 사실상 경쟁 구도가 형성됐다는 지적이다. 통일부는 18일 서울 포시즌스호텔에서 '한반도와 동북아의 평화공존으로의 전환'을 주제로 '2025 국제한반도포럼'을 개막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지난해 광복절 경축사에서 창설을 공식화한 뒤 두 번째로 열린 행사다. 기존 ‘한반도국제포럼’을 확대 개편해 국제회의로 발전시킨 것이다. 올해 한반도포럼에는 정동영 통일부 장관을 비롯해 국내외 석학과 전직 외교관, 국제기구 관계자들이 대거 참석했다. 존 에버라드 전 주북한 영국대사, 제임스 히난 유엔인권사무소 한국대표, 피터 셈네비 스웨덴 외교부 한반도 특사 등이 연사로 나서 한반도와 동북아 평화 전략을 논의했다. 정 장관은 개회사에서 "북한과의 대화 재개가 시급하다"며 '평화적 두 국가론'을 강조하기도 했다. 문제는 제주포럼의 정체성과 위상이다. 제주포럼은 2001년 김대중 정부 시절 출범해 동북아 평화와 협력 방안을 다자적으로 모색하는 국제회의로 자리 잡았다. 외
제주도가 받지 못한 상하수도 요금이 456억원을 넘어선 것으로 확인됐다. 공사 중단으로 인한 원인자 부담금 취소, 체납 장기화 등이 주된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18일 제주도 상하수도본부에 따르면 이달 기준 상하수도 공기업 특별회계 이월 미수납액은 모두 499억5300만원에 달했다. 이 중 장기간 공사 중단으로 원인자부담금 부과 자체가 취소된 43억2900만원을 제외한 실질 정리 대상액은 456억2400만원으로 집계됐다. 상하수도 요금 체납은 신규 건축 과정에서 부과되는 원인자 부담금과 사업장·가정의 요금 미납이 복합적으로 얽혀 있다. 건축물 공사가 장기간 중단되거나 사업이 무산되면서 부담금이 사실상 징수 불가능 상태로 남는 사례가 대표적이다. 일부는 요금을 회피하려는 고의적 체납도 적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상하수도본부는 올해 들어 압류 등의 강제 절차를 통해 이미 44억9500만원의 미납금을 정리했다. 하지만 여전히 수백억 원이 남아 있어 강력한 조치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도는 앞으로 고액·상습 체납자에 대해 부동산 압류를 적극 추진하고, 필요할 경우 단수 처분 등 직접적인 제재도 병행하기로 했다. 또 건축물 사용승인(준공) 시점에 최종적으로 요금을
제주형 기초자치단체 설치 홍보 과정에서 민간단체가 사은품까지 동원한 사실<본지 9월17일자 보도>이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제주도는 조례 근거상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내놨지만 관변단체 논란까지 불거지면서 도정의 1호 공약 추진 과정이 도마에 올랐다. 18일 제주도에 따르면 지방분권제주도민행동본부는 최근 도내 오일시장 등에서 기초자치단체 설치 필요성을 담은 전단지를 나눠주고, 가져오면 양말 세트를 사은품으로 제공하는 행사를 진행했다. 준비된 안내문은 450매, 양말은 모두 700세트(세트당 3켤레)로 알려졌다. 이 전단지는 지난해 10월 행정안전부에 제출된 주민투표 촉구 서명부와 연계된 것으로 올해 3월 도가 제작한 홍보물이다. 다만 도는 당시 홍보안을 단체에 전달했을 뿐 현재 시점에서 배포 방식을 협의한 바는 없다고 해명했다. 지방분권제주도민행동본부는 2017년 출범한 비영리 민간단체다. 2023년 1월부터 올해 12월까지 '제주특별자치분권운동 추진사업'을 위탁받아 수행하고 있다. 해당 단체에는 2018년 5000만원을 시작으로 최근까지 모두 6억2000만원이 도 예산으로 지원됐다. 단체 측은 "제주도 위탁사업으로 제출한 사업계획에 홍보물 제작
제주의 상급종합병원 지정 문제를 두고 새로운 해법이 제시됐다. 권역 분리를 통한 지정 추진보다는 도내 병원 역량을 높이고, 필요할 경우 여러 병원을 묶어 지정하는 방식이 지방 현실에 맞다는 의견이 나온 것이다. 더불어민주당과 제주도는 17일 오전 도청 탐라홀에서 '2026년도 예산정책협의회'를 열고 내년도 국비 확보와 제도 개선 과제를 논의했다. 회의 후 문대림 의원(제주시갑)은 기자들과 만나 상급종합병원 지정 논의가 협의회에서 언급됐다고 전했다. 문 의원은 "제주의 상급종합병원 문제는 단순히 권역 분리 여부가 아니라 도내 병원 수준이 근본적인 쟁점"이라며 "한 병원이 단독으로 지정되는 방식 외에도 진료과목을 나눠 여러 병원을 묶는 패키지 지정이 지방 현실에 적합하다"고 말했다. 현재 제주대병원이 가장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지만 지정 기준을 충족하기에는 역량이 부족하다는 평가가 적지 않다. 이에 특정 과목을 제주대병원이 맡고, 다른 과목은 별도의 병원이 담당하는 방식으로 병원 간 역할을 분담해야 한다는 구상이다. 재원 확보 역시 주요 과제로 꼽혔다. 문 의원은 "정부 책임 없는 상태에서 제주 병원 역량만으로는 상급종합병원을 운영하기 어렵다"며 "이를 뒷받침할
민선 8기 제1공약인 '제주형 기초자치단체 설치'가 차기 도정으로 넘어갈 가능성이 커졌다. 오영훈 제주지사가 당초 내년 설치 목표에서 '지방선거 전 주민투표'와 '2027~2028년 도입'으로 일정을 조정했지만 더불어민주당 지도부는 구체적 시기 확정에는 선을 그었다. 더불어민주당과 제주도는 17일 도청 탐라홀에서 '2026년도 예산정책협의회'를 열고 국비 확보와 제도 개선 과제를 논의했다. 협의회 직후 문대림 민주당 대변인(제주시갑)은 브리핑에서 "비공개 회의에서 일부 최고위원이 주민투표 필요성에는 공감했지만 조기 실행이나 2027년 설치 시점에 대해서는 언급이 없었다"고 밝혔다. 앞서 오 지사는 최우선 공약이었던 기초자치단체 설치의 내년 도입이 어렵다고 공식 발표했다. 대신 지방선거 전에 주민투표를 실시하고, 2027~2028년 설치를 목표로 제시했으나 도의회 등에서는 차기 도정에서 추진 여부를 판단하고, 2030년 지방선거와 연계하는 방안이 도민 혼란을 줄일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민주당은 속도조절에 방점을 두고 있다. 문 대변인은 "지난 3년간 제주도가 중앙정부에 꾸준히 건의했지만 윤석열 정부에서 반응이 없었다"며 "주민주도의 기초자치단체 설치는
정부 차원의 두 번째 제주4·3추가진상조사가 소통 부족 논란에 휘말리면서 제주도의회가 강하게 문제를 제기했다. 제주도의회 4·3특별위원회는 지난 16일 제422회 임시회 회의를 열고, 김종민 4·3평화재단 이사장과 제주도 특별자치행정국 관계자를 출석시켜 진행 상황을 점검했다. 강철남 더불어민주당 의원(제주시 연동을)은 "이번 조사는 2021년 개정된 4·3특별법에 따라 추진되는 사실상 마지막 국가 차원의 조사"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분과위원회와 지역사회와의 소통이 전혀 이뤄지지 않아 '폐쇄적 조사'라는 비판이 나온다"고 지적했다. 이어 "도의회와 도민 모두 조사 내용에 대해 전혀 알 수 없는 상황"이라며 "지역사회에 공개하며 진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이사장은 이에 대해 "분과위원회 개최 권한은 재단이 아니라 분과위원장이 행정안전부에 요청해야 가능하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강 의원은 "재단이 가교 역할을 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김황국 국민의힘 의원(제주시 용담1·2동) 역시 "조사에 대한 유족과 도민의 관심이 큰 만큼 재단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알렸어야 했다"며 절차적 보완을 요구했다. 김 이사장은 이에 대해 "도의회에 보고하겠다"고 답했고, 김인영
출자·출연기관인 제주한의약연구원의 송민호 원장이 차기 원장 공모가 진행되는 와중에 돌연 사의를 표명했다. 제주도는 17일 송 원장이 제4대 원장 재공모를 앞두고 사직서를 제출했으며 현재 의원면직 여부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제주한의약연구원은 한의약 산업의 연구개발, 기업 육성, 한방 의료 관광산업 기반 구축, 국제 협력, 한의약 자원 보존 등을 목적으로 2016년 7월 출범했다. 송 원장은 2019년 제2대 원장으로 선임돼 임기를 마친 뒤 2022년 10월 제3대 원장으로 재취임했다. 연구원 정관상 원장 임기는 3년이며 연임이 가능하다. 그는 현직 기관장 중 유일하게 6년간 연구원을 이끌어왔다. 임기 종료일은 다음 달 3일이었다. 연구원 임원추천위원회는 송 원장의 임기 만료에 맞춰 차기 원장 공개 모집을 진행 중이다. 그러나 1차 공모에는 지원자가 1명에 그쳐 현재 재공모 절차가 이어지고 있다. 이번에는 2명이 응모한 것으로 알려졌다. 임원추천위원회는 서류 심사를 거쳐 면접을 진행하고, 최종 후보를 이사회와 오영훈 제주지사에게 추천할 예정이다. 송 원장이 재공모에 도전할 경우 제주 출자·출연기관 중 처음으로 3차례 연속 임명 기록을 세우게 된다. 갑작스러운
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제주를 찾아 내년도 예산과 제도 개선 과제를 논의하며 전폭적인 지원 의지를 밝혔다. 내년 정기국회 예산 심사를 앞두고 지역별 예산정책협의회를 순차적으로 진행 중인 민주당 지도부가 제주를 첫 행선지로 택한 것도 도민 표심과 맞닿아 있다는 분석이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17일 제주도청에서 열린 '민주당-제주도 예산정책협의회'에서 인사말을 시작하며 민중가요 '잠들지 않는 남도' 첫 소절을 직접 불렀다. 이 노래는 1980년대 민주화운동 시기 제주4·3 진상규명을 염원하며 불렸던 곡이다. 지금도 제주4·3을 대표하는 노래 중 하나로 꼽힌다. 정 대표는 "이 노래를 부를 때마다 목이 메인다. 제주에서 자행된 독재자의 양민 학살은 결코 잊을 수 없다"며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 철학인 '특별한 희생에는 특별한 보상이 뒤따라야 한다'는 정신에 맞게 민주당이 든든히 뒷받침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제주가 가진 역사적 가치와 평화의 공익적 가치를 예산에서도 충분히 반영하겠다"며 내년도 정부 예산에 반영된 4·3 평화공원 활성화 사업(56억원)과 4·3 유네스코 등재 기록 용역비(2억원)를 직접 언급했다. 그러면서 "제주가 역대 최대 규모인 2조3000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