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테우. 테우는 연안에서 자리와 갈치를 낚거나 해초 채취할 때 사용했던 통나무배다. 여러 개 통나무를 엮어 만든 뗏목배로 ‘떼배’, ‘터위’, ‘테’ 등으로 불렸다. 원래 테우는 부력이 뛰어난 구상나무로 만들었기 때문에 제주바다 암반지대에서 비교적 이용이 수월하다. 연안 낚시나 해조류 채취뿐 아니라 가까운 바다로 물질 가는 해녀들의 이동수단으로 사용했다. 80~90년 전 한라산 구상나무 많던 시절 해안마을에서 집집마다 테우를 만들어 이를 미역, 듬북 등 해초를 걷어 옮기는데 이용하거나 그물로 자리돔 잡을 때 이용했다. 지금은 ‘테우 축제’ 같이 전통 어로활동 재현이나 관광객 체험용으로 거듭나고 있는 실정이다. 이호 테우 해변, 쇠소깍 테우 체험. ‘테우 젓는 노래’는 ‘흥셍이 소리’로 선유가(船遊歌)다. 어부들이 자리돔이나 갈치 잡을 때, 해녀 물질 갈 때 노 저으며 부르던 민요다. 테우는 보통 세 사람이 노를 젓는다. 가창 형식은 선후창으로 부르거나 독창으로 부른다. 노랫말에 순풍에 돛 달아 노 젓
▲ 밤바다에 불 밝힌 갈치잡이 배 어느 순간 갈치가 비싸졌다. 은갈치, 먹갈치, 흑갈치, 산갈치, 갈치회, 통갈치 구이, 갈치조림, 갈치속젓. 그래봐야 갈치다. 개인적으로 각재기국은 어찌 어찌 먹겠는데 갈치국은 도저히 못 먹겠다. 갈치국에 들어간 늙은(?)호박은 더 싫다. 갈치는 굽거나 튀겨 먹어야 제 맛이다. 이보다 더 맛있게 먹는 방법은 갈치 가운데를 횡으로 갈라 넓게 편 다음 말려서 구워 먹는 거다. 이러면 뼈까지 먹을 수 있다. 은어(銀魚)도 그렇다. 천제연과 베릿내 은어를 몇 십년간 독식하셨던 외할아버지 비법이다. 베릿내 포구 축항 이후 그 은어는 모두 사라졌다. 분당에서의 신혼시절 얘기다. 장손 얼굴 보러 제주에서 올라온 어머니는 산후 부기(浮氣)있는 임산부에 좋다며 갈치호박국을 특별식으로 끓이셨다. 어릴 적부터 호박을 안 먹는 내가 은비늘 둥 둥 뜬 갈치호박국을 먹을 리 없다. 그런데 육지 며느리인 아내는 맛있다며 그 호박국을 다 먹었다. 갈치호박국 먹을 줄 알면 그걸로 제주 ‘사름’ 다 된 거다. 더하여 자리젓도 주저하지 않고 대가리부터 먹는다면 필시 전생에 제주바다에서 나고 자란 섬놈이다.
▲ 통시 [사진=디지털서귀포문화대전] ᄃᆞᆺ거름을 ‘ᄃᆞᆺ걸름’으로 발음하는 분들이라면 안다. 세월이 많이 흘렀구나. 옛날 말 하는 거 보니 나도 늙긴 늙었구나. 어쩌다 거울보고 ‘큼착’ 했다. 거기에 돌아가신 아버지가 날 쳐다보고 계셨다. ᄃᆞᆺ거름은 예전 제주에서 ‘통시’나 ‘ᄃᆞᆺ통’에서 만들었던 퇴비(堆肥)다. 통시는 변소 겸 돼지우리로 몽고와 동남아시아에서 유래했다는 설이 있다. ᄃᆞᆺ통은 ᄃᆞᆺ, 뒷간 돼지 통, 돼지우리(豚舍)다. 우리는 통시보다 ᄃᆞᆺ통이 더 친숙하다. ᄃᆞᆺ통에 반드시 긴 막대기가 놓여 있었던 걸 기억하는 분들은 더욱 그러실 거다. 통시에서 ᄃᆞᆺ거름을 꺼내 마당에 쌓으면 밑에서 새어 나오던 황토색 물과 그 냄새. ‘
▲ 애기구덕. [사진=제주도] 제주사람들은 머리가 좋다. 어릴 적 구덕에서 자랐기 때문이다. 이는 애향심 발로로 근거가 약해 보인다. 그래도 ‘두상은 좋다’라면 얼추 끼워 맞출 수 있다. 아이 키울 때 두상 예뻐지라고 돌려가며 눕히곤 한다. 구덕 흔들면 아직 굳지 않은 아기 머리가 자연스레 둥글게 된다. 구덕에 아기 눕혀 흔들면 아기들이 자게 되는 이유는 뭘까. 미국까지 구덕 공수해 가서 딸 둘 키운 동생 생각처럼, 어지럽고 멀미나 억지로 자는 건 아닌지. 온실 속 화초가 아닌 야생화처럼 아이를 키워야 한다. 제주말로 ‘몽그리멍’ 키워야 한다. 흙도 ‘좁아' 먹어 가면서. 그래서 구덕에 눕혀 익스트림 생존력을 높였나 보다. 구덕에 눕혀 흔든다고 애기들이 다 자는 건 아니다. 일부 ‘시무쟁이’ 궂은 애들은 구덕 ‘흥글’ 때만 잠시 자는 척 하다 멈추면 바로 눈 뜬다. 구덕 흔드는 속도나 리듬이 일정치 않기 때문이다. 간혹 누워 발로 흔들다가 구덕이 엎어지는 참사(?)가 발생하기도 한다. 구덕은 원래 수요자의 입장, 즉 아기의 라
▲ 망건 만드는 과정을 보여주는 강전향 할머니(중요무형문화재 제66호 망건장 보유자). [사진=뉴시스] 갓 사러 갔다가 망건 산다. 갓 사러 갔는데 갓이 없어 대신 망건을 샀거나, 아니면 가는 도중 마음이 바뀌어 갓 대신 망건 샀거나, 뭘 사러 갔는지 깜박하고 비슷한 거 샀거나, 그도 저도 아니면 주머니 사정에 맞춰 망건 샀거나. 나이, 성별, 지역에 따라 다르겠다. 조선시대 선비들은 잠잘 때 제외하고 일상생활에서 늘 망건을 착용했다. 잠자리 들 때서야 상투 풀고 망건 벗어 두었다가 아침에 세수 한 후 다시 동여맸다. 이처럼 몸 가까이 두는 망건을 귀하게 여겼다. 사용하지 않을 땐 둘둘 말아 망건통에 넣어 보관하였다. 망건통 역시 소중하게 여겨 최대한 좋은 재료로 제작하였다. 이때 신분이 높고 낮음이나 부(富)의 정도에 따라 망건통을 나무로 만들거나 그 위에 상어껍질을 비롯한 고급재료로 장식했다(한국민속대백과사전). 망건과 탕건은 조선시대 선비들이 착용하던 관모(冠帽)이다. 그 당시 관모공예품 대부분은 제주여성들의 손기술과 땀으로 만들어졌다. 망건은 갓 쓰기 위해 상투 틀 때 머리털을 위로 걷어 올리려고 이마에 두르는 띠를 말한
▲ 병문천 하류에서의 멸치잡이. [사진=제주도] 제주에서는 멸치잡이를 ‘후린다’고 한다. 멸치 후리는 노래는 멸치 그물 후리는 작업을 하며 부르던 어업 노동요다. 멜 후림 소리라고도 한다. 요즘 제주에서 가장 핫 하다는 월정, 행원, 함덕, 곽지, 협재, 화순, 표선, 신양, 이호, 삼양 멸치잡이가 유명했다. 멜 그물질 소리는 먼 바다에서 그물로 멸치 떼를 에워 쌓은 후 모래 깔린 해안가로 마을사람들이 일제히 끌어당기는 작업할 때 여럿이 호흡 맞추며 부르는 노래다. 한사람이 선소리를 하면 그물 당기는 사람들이 동작을 맞추며 후렴구를 부른다. 멸치라고 다 같은 멸치가 아니다. 제주도에서 생산되는 멸치는 정어리, 샛줄멸, 눈통멸 등이다. 고맙게도 멸치는 매년 무리 지어 제주도 동쪽으로 들어온다. 이때 고등어도 같이 들어온다. 여기서 다시 두 갈래로 나뉘어 하나는 북쪽 해안으로 가고 다른 하나는 남쪽 해안을 따라 서쪽으로 내려간다. 샛줄멸은 4, 5월에 눈통멸은 6, 7, 8월에 정어리는 8, 9, 10월경에 잡힌다. 제주에서는 보리 수확기에 잡히는 보리멜 즉, 샛줄멸이 가장 유명하다.
▲ '밭 밟는 소리' [사진=디지털제주시문화대전] ‘밭 밟는 소리’는 보리나 조의 씨앗을 뿌린 후 그 씨가 바람에 날라 가지 않도록 땅을 밟는 작업을 할 때, 소나 말을 밭에 몰아 놓고 그 땅을 밟도록 채찍질하며 부르는 밭일 노래다. 제주지역 토양은 대부분 현무암질 풍화물과 화산회토로 이루어진 화산토다. 화산토는 형성 시기에 따라 고화산토와 이보다 2~3배 이상 척박한 화산회토로 구분한다. 화산회토는 일단 물을 머금으면 재(灰)처럼 큰 공극률로 인해 쉽게 투수되어 함수량이 낮아진다. 화산회토는 낮은 보수력을 가지므로 타 지역과 비교했을 때 훨씬 낮은 약 10% 정도의 낮은 함수량을 가진다. 남동부를 중심으로 제주도 면적의 83%를 차지하는 화산회토 지대는 산성(酸性)이며 잡초가 무성해 기장과 조 같은 서속류(黍粟類)를 주로 재배한다. 특히 입경(入境) 크기에서 미사식양통(微砂埴壤土)로 분류되는 화산회토로 ‘뜬 땅’은 투수성과 관련된 공극률이 70% 넘는다. 빗방울 충격이 있을 경우 표면 공극을 메워 많은 수량,
▲ 갓을 만들고 있는 모습. [사진=갓전시관] ‘빛과 바람이 통과하는 신기한 모자’, 외국 사람들은 우리나라 ‘갓’을 이렇게 부른다고 한다(某감독님은 오마이 갓이라 했다). 양태(凉太)는 갓의 둘레로 둥글고 넙적한 부분을 말한다. 죽사(竹絲)를 사용하여 만들며 갓의 종류와 시대에 따라 양태 크기가 다르다. ‘입첨’이라고도 한다. 양태노래는 대나무를 이용하여 갓 테두리인 양태를 결으며 부르던 노래다. 관망 수공예 작업하며 부르는 관망요(冠網謠)로 분류된다. “식구가 많아 자식들 먹여 살리려고, 눈이 빠지게 해봐도 살 길은 막막하고, 빨리 양태 결어서 우리 집 식구들과 술 먹는 서방 술값 줘야 할 텐데. 아이들아 저기 가만히 앉아 있어라 모자를 결어야 생활할 수 있단다. 어서 어서 결어야 우리 집 살 길이 생겨난다. 어느 때면 우리도 부자 되어 요놈이 모자 안 결어도 살아갈 수 있으려나. 언제면 이 모자 결어 우리 집 생활이 넉넉해질까” 일반적으로 가내수공업은 대부분 여성의 계절노동을 중심으로 생산되었으며 농업과 어업
▲ 금난새씨가 오케스트라를 지휘하고 있다. 제주CBS가 창립 19주년을 맞아 금난새의 해설이 있는 음악회 ‘힘내라 대한민국’을 오는 23일 오후 7시30분 온라인으로 마련한다. 해마다 제주를 찾아 제주도민과 함께 해온 ‘금난새의 해설이 있는 음악회’는 코로나19 사태로 올해는 온라인 공연으로 열리게 됐다. 코로나19로 지친 제주도민과 대한민국을 응원하는 의미로 ‘힘내라 대한민국’을 주제로 잡았다. 음악회는 연평균 130회의 연주를 기록하며 한국을 대표하는 오케스트라로 성장한 뉴월드필하모닉오케스트라의 수석 연주자로 구성된 뉴월드챔버오케스트라와 함께 플루티스트 유재아씨, 바이올리니스트 김혜지씨, 하모니시스트 이윤석씨, 튜비스트 문지웅씨의 협연 무대로 펼쳐진다. 차이코프스키의 풍부한 악상을 보여주는 '현을 위한 세레나데 C장조 1악장'과 영화음악의 거장 존 윌리엄스의 '쉰들러 리스트 메인테마', 사라사테가 집시들의 공연에서 영감을 받아 작곡한 '찌고이네르바이젠 1번 작품 20', 실내악의 걸작인 드보르작의 '현악 4중주
▲ 제주도립미술관 제주도립미술관이 제주현대미술관과 함께 지난 2월 25일부터 휴관 중인 미술관을 다음달 4일부터 재개관한다고 22일 밝혔다.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제주형 생활 속 거리두기’로 완화됨에 따라, 제주도립미술관과 제주현대미술관은 사전예약제와 함께 관람 수칙 등을 마련해 미술관을 재개관한다. 관람 수칙에는 마스크 반드시 착용하기, 발열․호흡기 증상이 있거나 최근 14일 이내 해외여행을 한 경우 방문하지 않기, 관람시 안전거리 2m 이상 유지하기 등이 포함돼 있다. 제주도립미술관과 제주현대미술관은 관람객의 안전을 위해 사전예약제를 새롭게 도입한다. 사전예약제는 제주도 통합예약포털(http://www.jeju.go.kr/booking)와 제주도립미술관 홈페이지(http://jmoa.jeju.go.kr), 제주현대미술관 홈페이지(http://jejumuseum.go.kr)를 이용하면 된다. 사전예약은 인터넷 접수만 가능하다. 예약방법은 성명, 입장일시, 핸드폰 번호 등 간단한 사항만 입력하면 된다. 첫 입장 가능시간은 오전 9시 30분부터 9시 50분까
올해 코로나19로 삼다공원 야간콘서트가 무기한 연기되면서 집에서 즐길 수 있는 온라인 콘서트가 열리고 있다. 제주도와 제주관광공사는 오는 15일까지 유튜브, SNS를 통해 정승환, 권진아, 가호 등 유명 뮤지션과 도내 뮤지션들이 함께 하는 ‘방구석 힐링콘서트’를 진행하고 있다고 13일 밝혔다. 제주관광공사 공식 유튜브(Hello Jeju)를 통해 즐길 수 있는 이번 콘서트에선 제주가수 주낸드(8일), 가호(11일), 홍조밴드(12)에 이어 권진아(13일), 젠얼론(14일), 정승환(15일) 등을 만나볼 수 있다. 이번 콘서트 촬영은 지난달 말 비공개로 진행됐다.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에 따라 사람들이 없는 장소에서 촬영했다. 콘서트 영상에는 메인무대인 삼다공원과 제주 푸른바다, 유채꽃, 청보리 등 제주의 아름다운 풍경이 담겼다. 이와 함께 제주관광공사는 SNS(페이스북, 인스타그램) 계정에 응원 댓글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코로나19를 극복하는 응원메시지나 콘서트 응원 댓글을 달면 추첨을 통해 기프티콘과 온누리 상품권 등 경품을 제공할 예정이다. 제주관광공사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지친 도민과
▲ 신현아 작가 작품. 인화로사회적협동조합이 제주문화예술재단과 함께 마련한 지역특성화 문화예술교육사업으로 그림책 창작교실에 참가자를 모집한다고 20일 밝혔다. 그림책 만들기는 시각예술인 그림과 문학을 함께 접할 수 있는 장르다. 이번 교육에는 그림책 전문작가 신현아 작가와 전문편집자, 글 작가가 협업해서 교육을 한다. 자기안의 이야기나 마을의 일상에서 공유하고 싶었지만 글만으로 표현하지 못했던 것들을 드러내는 경험을 할 수 있도록 해준다. 이번 교육은 참여자별로 그림책 한권씩을 출판하는 과정까지 경험하게 된다. 그림책 참가 접수는 4월20일부터 24일까지 받고, 교육은 5월4일부터 매주 월요일 오전 10시부터 30회 진행된다. 인화로협동조합은 이번 교육을 위해 체온계와 손소독제를 준비했다. 마스크는 개인이 구비해야 한다. 코로나19의 사회적 거리두기 상황에 따라 일정은 변동이 있을 수 있다. 송창윤 인화로사회적협동조합 이사장은 “인화로사회적협동조합이 있는 일도이동 주변으로 그림책에 관심이 있는 학부모나 주민이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주변에 문화예술교육시설이 부족한 게 안타까웠는데 이번 교육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