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을 40여일 앞두고 정당들의 후보 공천과 이를 둘러싼 잡음으로 정치권이 시끄럽다. 또한 의과대학 정원 증원 문제를 둘러싼 의사단체와 정부 간 마찰, 전공의들의 사직서 제출과 병원 근무 중단으로 사회가 불안하고 혼란스럽다. 정치·사회 분야 곳곳에서 갈등과 대립, 다툼이 노골화하고 관련 뉴스가 블랙홀처럼 다른 이슈를 빨아들이고 있다. 세상의 이목이 총선과 치킨게임 양상의 의정(醫政) 충돌에 집중하는 사이 민생은 고달프고 멍들어가는 형국이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22일 기준금리를 현 수준으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이로써 연 3.5%인 기준금리는 지난해 1월 말부터 1년 넘게 동결됐다. 과일과 식료품, 외식 물가가 고공 행진하는 등 물가 오름세가 여전히 불안한 데다 가계부채 증가세가 멈추지 않기 때문이다. 기준금리 인하는 상반기에 어렵고, 미국이 금리를 낮출 것으로 예상되는 하반기에나 검토될 전망이다. 고금리 상황에서도 가계부채는 1월에도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계속 불어나며 사상 최대 기록을 경신했다. 집을 사거나 전세를 얻기 위해 빌린 돈을 갚으려면 부지런히 일해 벌어야 할 텐데 일자리 사정이 여의치 않다. 1월 취업자 수가 2774만3000명으로 지난
제리 룬더가드(Jerry Lundergaard)는 돈 많은 장인 웨이드 구스타프손(Wade Gustafson)에게 사업자금 75만불을 빌려달라고 어렵게 부탁하지만, 장인은 못 미더운 사위의 얘기를 들어보지 않은 채 손사래부터 친다. 제리가 ‘이게 다 당신의 딸과 손자를 위한 것’이라고 장인의 아킬레스건도 건드려보지만 장인은 “내 딸과 내 손자는 내가 알아서 먹여 살릴 테니 자네가 걱정할 일이 아니다”고 무지막지하게 잘라버린다. 제리는 장인의 태도와 멘트에 깊은 ‘빡침’을 느끼고 아내를 납치해서 몸값으로 8만불을 뜯어내려는 계획을 실행에 옮긴다. 청부업자 게어 그림스루드(Gaear Grimsrud)와 칼 쇼월터(Carl Showalter)를 접선해서 ‘발사 버튼’을 누르고 돌아온 날 저녁 뜻밖에도 장인으로부터 “만나서 그 사업 얘기를 해보자”는 연락이 온다. 제리는 아내 납치 작전을 취소하기로 하고, 부푼 마음으로 장인의 사무실을 찾아간다. 장인은 그의 널찍한 집무실에서 그의 재정 고문이자 투자의 귀재인 유대인 스탠(Stan)과 버티고 앉아 제리에게 앉으라는 말도 없이 세워 둔 채 본론으로 들어간다. 장인: “스탠에게 자네 계획을 물어보니 수익성이 충분하다고
얼마 전 의사협회장을 지내신 분께서 "정부는 의사를 이길 수 없다"고 했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그러나 이것은 진실이다. 필자도 24년 전 의약분업 문제로 의료대란이 생길 때에 제주도의사회장을 맡고 있어서 보건복지부의 고위관료들과 대화할 기회가 있었는데, 그때 보니 이분들이 의료대란의 원인과 향후 전개과정에 대해 전혀 모르는 것을 보고 경악했던 적이 있다. 그때 필자가 충고했던 것이 "정부는 의사를 이길 수 없다"였다. 물론 여기에는 단서가 있다. 의료계가 얼마나 단결하느냐 하는 것이다. 의료계가 단결하지 않으면 의사들의 힘은 그리 세지 않다. 오죽하면 정치인들이 보기에 가장 힘없는 집단이 의사회일까! 일반적으로 의사들은 제 잘난 맛에 살기 때문에 단합이 잘 되지 않으며 남의 말을 듣는데도 서툴다. 그러나 명분이 맞으면 쉽게 단결한다. 국민들은 의사들이 파업하는 것이 밥그릇 때문이라고 흔히 생각하는데 밥그릇으로 뭉치는 데는 한계가 있다. 그것은 대부분의 의사들이 경제적으로 쪼들리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면 왜 약사법에 의사들이 그렇게 뭉쳤을까? 그것은 약사법이 법의 제정 본래 목적에 어긋나서 국민 건강에 해롭게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필자가 알기로는 법은 국
요즘 우리나라는 의대 입학정원의 증원에 따른 의료계의 반발로 풍전등화의 위기에 처해있다. 우리나라 의료의 특수성을 모르는 정치인들에 의해 우리나라 의료가 ‘배가 산으로 올라가는’ 지경에 이르니 의사들이 분노하는 것에 대해 도무지 이해하려는 노력이 보이지 않는다. 의사가 몇 명이 적정한가에 대한 정답은 없다. 각 나라의 의료제도나 국민의 의료기관 이용 형태, 그리고 국토의 구성요소 및 국민소득 등에 따라 달라진다. 우리나라처럼 의료보험제도가 잘 되어 있는 나라에서는(비록 그것이 비민주적 입법에 기인한 것이라 해도) 국민들께서 가벼운 질환에도 의료기관 방문을 주저하지 않기 때문에 국민 1인 당 병원 방문 횟수가 많아지니(우리나라가 단연 1등이다) 당연히 의사가 많아야 하나, 우리나라 보험제도가 박리다매를 지향하고 있으니 한 의사가 진료하는 환자 수가 많을 수밖에 없어 환자 수에 비해 의사가 덜 필요하게 된다(여기에서 3시간 대기에 3분 진료라는 말이 나왔다). 그런데다가 전문의 진료에 제한이 없으므로 1차의료를 담당하고 있는 일반의나 가정의학과 보다는 종합병원 선호도가 높아 의사 중 전문의 숫자가 압도적으로 많다. 그러나 이것은 의료를 왜곡시키는 결과를 낳는다.
설이 지나고 봄이 오는데 서민 살림살이는 여전히 한겨울이다. 먹거리를 중심으로 물가의 고공행진이 멈추지 않아서다. 물가 오름세는 2년 연속 서민 가계를 위협했다. 2022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5.1%로 외환위기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물가상승률도 3.5%로 높았다. 정부는 올해 물가상승률이 2%대 중반으로 둔화할 것으로 예상한다. 하지만 2월 들어 물가안정을 위협하는 3대 변수가 들썩이고 있다. 국제유가와 먹거리 가격, 대중교통 요금이 그것이다. 국제유가는 물가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친다. 먹거리 가격과 교통요금은 서민생활과 직결된다. 가장 큰 변수는 기름값이다. 지난해 말~새해 초 안정됐던 국제유가가 2월 들어 상승세로 돌아섰다. 중동산 두바이유 가격이 배럴당 80달러대로 재진입했다. 중동전쟁 확산 우려와 석유수출국기구(OPEC), 미국의 원유 생산 감소 등이 영향을 미쳤다. 그 여파로 전국 휘발유 평균 판매가격이 리터당 1600원을 넘어섰다. 경유 가격도 1500원대에 진입했다. 하지만 정부가 할 수 있는 조치는 오는 29일 종료되는 유류세 한시 인하 조치를 연장하는 정도다. 현재 휘발유에 25%, 경유와 LPG 부탄에는 37% 인하율을 적용하고
영화 속에서 최악의 청부업자 게어 그림스루드(Gaear Grimsrud)와 칼 쇼월터(Carl Showalter)가 남편 제리 룬더가드(Jerry Lundergaard)로부터 청부받은 대로 제리의 아내를 납치하기 위해 브레이너드(Brainerd)라는 작은 도시의 경계를 넘어 들어갈 때, 도시 입구에 웬 거대한 조형물과 표지판이 화면 가득 찬찬히 클로즈업된다. 그 표지판엔 다음과 같은 글귀가 적혀 있다. “폴 버니언(Paul Bunyan)의 고향에 온 것을 환영합니다(Welcome to the home of Paul Bunyan).” 폴 버니언은 “주민들이 감사한 마음에 십시일반(十匙一飯) 모아주는 곡식 한 됫박만 받고 미국 대륙의 울창한 산림을 개간했다”는 전설적인 벌목꾼이자 ‘노동 영웅’의 상징과도 같은 인물이다. 브레이너드시 경계에서 폴 버니언이 그의 충직한 조수인 자그마한 ‘푸른 소(Blue Ox)’를 데리고 큼지막한 도끼를 어깨에 얹고 환하게 웃고 있다. 물론 미국 도처에 조형물이 있는 폴 버니언의 고향이 ‘브레이너드시’란 근거는 없다. 중국인들도 모든 ‘좋은 것’의 원조는 무조건 자기네라고 한다. 우리네 정치인들도 훌륭했다는 자기 선조 어르신이 지나
존경하는 제주도민 여러분! 사랑하는 교육가족 여러분! 제주특별자치도교육감 김광수입니다. 우리의 큰 명절인 갑진년(甲辰年) 설을 맞아 도민과 교육가족 여러분의 가정에 만복이 깃드시길 기원합니다. 우리 민족 교유의 명절인 설날은 가족과 친지들이 함께 모여, 희망찬 새해를 설계하고 서로가 덕담으로 축원하면서 음식을 나누고 재미있는 놀이를 하면서 즐거운 한때를 보내는 날입니다. 오랜만에 만나는 가족·친지들과 함께 보내는 이 소중한 기회를 통하여 가족의 의미를 새기고 희망을 얘기하는 뜻깊은 시간이 되기를 기원합니다. 그리고 새로운 목표와 꿈을 세우고, 이를 위해 노력하고 실천하겠다는 다짐의 시간을 갖는 것도 의미있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여러분의 뜨거운 관심과 응원을 항상 받고있는 제주교육은 우리 아이들의 미래교육에 최선을 다해 나가고 있습니다. 갑진년 새해 제주교육이 나가는 걸음걸음에 여러분들이 함께하여 주시길 기대합니다. 제주교육은 제주의 미래를 이끌어 갈 우리 아이들만을 바라보고 나아가겠습니다. 우리 아이들의 무한한 가능성을 응원해 주십시오. 여러분의 가정에 건강과 바라시는 소망이 모두 이뤄지는 한 해가 되길 기원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김광수 제주
2024년은 세계적으로 76개국에서 선거를 치르는 ‘슈퍼 선거의 해’다. 국제통화기금(IMF)이 1월말 세계경제 전망을 수정 보완하면서 전반적인 저성장, 두 개의 전쟁(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스라엘-하마스 전쟁)과 함께 이를 거론하며 “위기 요인은 여전하다”고 진단한 배경이다. 선거가 많다고 민주주의가 탄탄해지지도, 경제가 나아지지도 않는다. 오히려 표를 노린 선심성 공약이 난무하는 등 경제가 정치에 휘둘리며 악영향을 받는 ‘폴리코노미(Policonomy=정치·politics+경제·economy)’ 현상이 두드러진다. 세계가 가장 주목하는 선거는 11월 미국 대선이다. 조 바이든 현 대통령(민주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공화당)이 다시 맞붙을 가능성이 높다. 슈퍼 선거의 해를 맞아 미국 등 많은 국가들이 보호무역주의 기조를 강화하며 무역규제가 확산할 공산도 크다. 이는 수출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에 위협 요인이다. IMF에 따르면 2019년 약 1100건이었던 각국의 무역규제가 지난해 3000여건으로 늘었다. 특히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집권하면 무역전쟁과 미국우선주의가 가속화하리란 우려가 크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최근 소셜미디어에 “나는 자동차산업
남편 제리 룬더가드(Jerry Lundergaard)가 게어 그림스루드(Gaear Grimsrud)와 칼 쇼월터(Carl Showalter)에게 발주한 ‘아내 납치’ 청부는 비교적 단순한 일이다. 수임료 4만불도 그럭저럭 적당해 보인다. 이 미션이 분명 북한 영변에 침투해 플루토늄을 탈취해 오라는 톰 크루즈급 ‘미션 임파서블’은 아닐 텐데, 이 간단한 ‘미션’이 6명이나 죽어나가는 ‘블록버스터’급 범죄액션물이 되는 것이 황당하다. ‘납치 청부’라는 일을 하다보면 누구든지 게어와 쇼월터처럼 그토록 폭력적이 되는 것인지, 아니면 게어와 쇼월터가 태생적으로 원래 폭력적이었기 때문인지 문득 궁금해진다. 청부업자에게 일을 맡기면 어쩔 수 없이 이렇게 난장판이 되고 마는 걸까. 아니면 제리가 좀 더 ‘착한’ 청부업자를 고용했다면 ‘해피엔딩’이 가능했을까. 이 궁금증은 매우 오래된 정치의 질문을 떠오르게 한다. “정치에 발을 담그면 누구나 부패하고 ‘입벌구(입만 열면 거짓말이란 속어)’하는 악당이 되는 것일까. 아니면 정치의 영역이란 본래 그런 기질이 있는 사람들만 찾아가는 곳일까.” 우리나라에서도 개봉했던 SF 대작 영화 ‘듄(Dune)’은 역사상 가장 많이 팔린 SF
총선을 앞둔 정치권이 바빠졌다. 정당들은 18일 저출산 극복 대책을 동시에 발표하며 정책 공약 경쟁에 나섰다. 여당인 국민의힘은 유급 아빠휴가 1개월 의무화, 0세~초등학교 저학년 자녀 대상 보육 지원, 중소기업의 대체인력 수급 개선 등을 내놓았다.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두 자녀 이상 부부에게 공공임대 아파트 우선 분양, 신혼부부에게 1억원 대출 및 자녀 수에 따른 원리금 탕감 등을 제시했다. 국민의힘은 일주일 뒤 맞벌이 부부가 출근할 때부터 퇴근할 때까지 초등학생 자녀를 학교에서 돌봐주는 ‘늘봄학교’ 확대 등 두번째 저출산 공약을 발표했다. 사사건건 비방과 정쟁을 일삼던 정당들이 늦었지만 저출산 정책을 거론하고 나선 것은 다행이다. 하지만 육아휴직 의무화나 신혼부부 임대주택 우선 공급 등은 이미 총선거·대통령선거 공약으로 여러 차례 나온 재탕이다. 여야 합의와 입법, 의무 시행으로 이어지지 않으면 이번에도 총선용 ‘떴다방 공약’에 그칠 공산이 크다. 여야는 스스로 내놓은 정책들이 실현 가능한지, 투입 예산 대비 효과는 있는지, 재원 마련은 가능한지 등을 꼼꼼히 따져야 할 것이다. 총선 공약이라서 표를 노린 선심이 작용할 소지가 있다. 실현 가능성과 효과가
영화 ‘파고’에는 2명의 진정한 ‘빌런’이 등장한다. 한명은 장인에게 몸값을 뜯어내기 위해 자기 아내를 납치해달라고 청부하는 제리 룬더가드(Jerry Lundergaard)다. 또 한명의 ‘빌런’은 노르웨이계로 보이는 청부업자 게어 그림스루드(Gaear Grimsrud)다. 영화 속에서 대사도 몇마디 하지 않는 그는 누구라도 신경을 건드리면 닥치는 대로 죽여버린다. 코언 감독은 영화 ‘파고’에 빌런 2명을 등장시킨다. 한명은 청부살인업자에게 아내 진(Jean)을 죽여달라고 부탁하는 제리 룬더가드다. 제리는 자동차대리점 판매사원답게 상냥하고 미소를 잃지 않으며 붙임성도 좋다. 지극히 정상적이고 건실한 사회인으로 보인다. 그렇게 고객을 상냥한 미소를 머금은 채 꼼꼼하게 벗겨먹는다. 장인과 아내를 향한 불만도 속으로만 ‘빌드업’할 뿐 한번도 드러내지 않는다. 결코 충동적이지 않다. 장인과 아내에게 상냥한 미소를 머금고 아내를 납치할 치밀한 계획을 세운다. 심지어 청부업자들의 비위도 건드리지 않고 예의 바르다. 이처럼 제리는 자신의 목적을 위해 타인을 이용하고 거짓말을 일삼지만 양심의 가책은 느끼지 못한다. 전형적인 소시오패스의 모습이다. 소시오패스는 윤리의식은 없
총선의 해 벽두부터 대통령실과 정부가 각종 선심성 정책을 쏟아내고 있다. 정부는 민생 회복을 위해 필요한 대책임을 내세우지만, 상당수가 감세 중심이라서 세금징수와 재정수입 감소를 초래하고, 세수 부족으로 나라살림에 주름을 지울까 우려된다. 정부는 지난해 말 주식 양도소득세 과세 기준 완화를 시작으로 한달이 채 안 되는 기간에 20여건의 감세와 현금성 지원, 규제완화 대책을 발표했다. 대책 발표가 거의 사흘에 한번꼴이다. 상당수 대책은 대통령이 참석하는 ‘민생토론회’나 고위급 당정협의를 통해 나왔다. 17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민생토론회에선 주식 세제 개편이 중점 거론됐다. 2025년 도입할 예정이었던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폐지 방침을 공식화했다. 금투세 폐지는 현직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2일 새해 증시 개장식에 참석한 윤석열 대통령이 약속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주가 상승을 의미하는 붉은색 넥타이도 맸다. 윤 대통령은 보름 뒤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민생토론회를 주재했고, 금융위원회는 금투세 폐지 방침을 공식화했다. 아울러 금투세 도입을 전제로 지난해부터 단계적으로 인하해온 증권거래세는 금투세 폐지의 관계없이 예정대로 내년까지 0.15%로 낮추기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