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서 10년간 불법으로 체류하던 외국인이 훔친 차량을 몰다 경찰에 붙잡혔다. 제주 서귀포경찰서는 출입국관리법 위반과 도로교통법 위반, 자동차손해배상 보장법 위반 등 혐의로 불법체류 중국인 A씨를 붙잡아 조사하고 있다고 12일 밝혔다. 불법체류 중인 A씨는 추석 연휴 기간인 지난 6일 오후 서귀포시 내 한 도로에서 훔친 차량을 면허 없이 운전한 혐의를 받는다. A씨는 차량이 파손된 흔적을 수상하게 여긴 경찰의 정지신호를 무시한 채 2㎞가량을 도주하다 경찰에 현행범 체포됐다. 체포된 A씨는 2016년에 체류 기간이 만료된 뒤 10년간 제주에서 일용직으로 일하며 생계를 유지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도난 차량을 압수해 A씨를 상대로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 중이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
천연기념물이자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핵심지질명소인 제주 서귀포시 용머리해안에서 중국인 관광객이 아이의 용변을 보게 한 뒤 이를 방치한 사건이 알려지며 비판 여론이 확산하고 있다. 10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 따르면 사건은 추석 연휴였던 지난 6일 오후 관광객들로 붐비던 용머리해안에서 벌어졌다. 한 중국인 여성이 대기 줄이 길고 사람이 많다는 이유로 아이를 안고 쪼그려 앉아 현장에서 용변을 보게 했다. 목격자인 작성자 A씨는 "여성이 아이를 앉혀 용변을 보게 하더니 사람이 많자 조금 아래쪽으로 자리를 옮겨 마저 보게 했다"며 "닦은 물티슈도 치우지 않았고, 배설물도 그대로 바닥에 방치돼 있었다"고 전했다. 이어 "옆에 인솔자로 보이는 가이드가 있어 물으니 조선족 단체라고 했다"며 "중국인 여행객에게 선입견을 가지지 않으려 했지만 이런 장면을 보고 나니 쉽지 않다"고 덧붙였다. A씨가 촬영한 사진에는 해안 바닥에서 여성이 아이를 안고 있는 모습이 담겨 있다. 옆에는 물티슈가 그대로 놓여 있었다. 특히 해당 장소는 보호가 엄격히 요구되는 천연기념물 지역으로 관광객의 기본적인 공중도덕 준수가 필수다. 이 같은 목격담이 온라인에 퍼지자 비판 여론이 들끓고 있다. 누리꾼들은 "공공장소에서 저런 행동이 말이 되냐", "가이드가 교육을 시켜야 하는 것 아니냐", "남의 나라라고 기본도 지키지 않는다" 등의 반응을 보이며 분노를 표했다. 도내 관광업계 관계자는 "한중 단체 관광이 재개되면서 외국인 방문이 급증하고 있지만 기본적인 시민 의식이 부족한 사례도 늘고 있다"며 "지자체와 업계가 함께 공중질서와 관광 매너에 대한 교육과 관리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제주에서는 지난해 6월과 7월에도 도심과 관광지 한복판에서 중국인 추정 관광객이 어린 어린 자녀의 용변을 보게 하는 모습이 포착되는 등 비슷한 사례가 잇따라 목격된 바 있다. 제주경찰청에 따르면 올해 1~5월까지 제주도에서 적발한 무질서 사건 4136건 중 외국인이 저지른 게 3522건으로 85% 이상을 차지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9.2배나 된다. 이 중 외국인 적발 건수는 23배가량 늘었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
대통령실이 근무 시간 중 술을 마시고 노래방에서 소란을 벌인 제주지방법원 부장판사들의 사건에 대해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다"고 밝혔다. 김남준 대통령실 대변인은 1일 브리핑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 관련 재판 접대 의혹, 서울구치소 특혜 의혹과 함께 제주지법 부장판사들의 음주 소동에 대한 질문을 받고 "각각의 사례에 대해 구체적으로 언급하는 것은 적절치 않지만 모두 대통령실에서 주의 깊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제주지법 소속 부장판사 3명은 지난해 6월 근무 시간에 행정관과 함께 술을 마신 뒤 노래방에서 소란을 피우다 업주와 시비가 붙어 경찰이 출동하는 사건을 일으켰다. 그러나 법원 감사위원회는 품위 유지 의무 위반을 인정하면서도 징계 대신 '엄중 주의 촉구' 경고에 그쳐 '솜방망이 처분'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김 대변인은 "공무원 사회 전반에서 기강이 해이해진 사례를 주목하고 있다"며 "다수의 공무원은 성실하게 일하고 있는 만큼 잘못에 대한 징계와 함께 성실한 이들에 대한 보상도 분명히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
의약학계열 학과에서 여성의 비중이 꾸준히 늘고 있다. 특히 제주대 약학대학의 여학생 비율이 63.3%에 달하며 전국에서도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10일 종로학원이 발표한 대학 의약학계열 신입생 성별 분석에 따르면 올해 전국 의대 신입생 중 여학생은 1721명으로 전체의 38.4%를 차지했다. 이는 2021년 34.1%에서 2022년 35.2%, 2023년 36.2%, 2024년 37.7%로 매년 증가해 5년 연속 상승세를 이어간 것이다. 약학대학은 이보다 더 높은 여성 비율을 보였다. 2022년 학부 전환 이후 여학생 비중은 54.9%에서 2023년 55.5%, 지난해 57.8%, 올해 58.1%로 꾸준히 증가했다. 제주대 약학대학의 경우 여학생 비율이 63.3%에 달해 전국 4위 수준을 기록했다. 가장 높은 곳은 인제대(81.3%), 이어 원광대(73.8%), 우석대(65.0%) 순이었다. 수의과대학도 마찬가지다. 올해 전국 수의대 신입생 중 여학생 비율은 처음으로 50%를 넘어섰다. 제주대 수의과대학의 여학생 비중은 52.5%로 확인됐다. 강원대(64.0%), 서울대(60.0%), 전남대(58.0%)가 상위권을 차지했다. 치의과대학 역시 올해 여학생 비중이 38.1%를 기록하며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고, 한의과대학도 43~44%대를 유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흐름이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202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수학 과목에서 미적분Ⅱ와 기하가 제외되면서 상대적으로 수학 부담이 큰 여학생들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반면 대기업 취업 연계형 계약학과는 여전히 남성 비율이 절대적이다. 연세대 시스템반도체공학과(삼성전자 계약학과)는 남학생 비율이 86%, 디스플레이융합공학과(LG디스플레이 계약학과)는 83.3%, 고려대 차세대통신학과(삼성전자 계약학과)는 80%를 기록했다. 의약학계에서 불고 있는 '여풍(女風)'이 지역 거점 국립대학인 제주대에서도 뚜렷이 나타나고 있어 향후 의료·제약·수의학 분야에서 여성 인재의 영향력이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
추석을 앞두고 제주지역 주요 도로와 대학가에 제주4·3을 왜곡하거나 혐중 정서를 부추기는 정당 현수막이 내걸리고 있다. 제주도는 현장 점검에 나섰지만 법적 한계로 즉각적인 철거는 어려운 상황이다. 1일 <제이누리>취재에 따르면 제주도심 곳곳에는 한 극우 정당의 현수막이 게시됐다. 현수막에는 "4·3 공산당 폭동으로 발생", "중국인 무비자 입국, 관광 아닌 점령"이라는 문구와 함께 영화 홍보, '역사왜곡 그만', 박진경 대령 사진까지 담겼다. 그러나 박진경 대령은 4·3 당시 무고한 민간인 학살 지휘자로 지목된 인물로 부하 병사에게 암살당하는 최후를 맞았다. 현수막은 김대중 전 대통령의 1998년 CNN 인터뷰 일부를 끌어와 근거로 제시했지만 실제 인터뷰 내용은 "무고한 사람들이 공산주의자로 몰려 죽임을 당했다"는 취지로 4·3의 국가 책임을 강조하는 맥락이었다. 이 정당은 앞서도 '중국 공산당 한국선거 개입', '부정선거 주범 수배' 등 음모론을 담은 현수막을 제주 곳곳에 내걸었던 바 있다. 최근에는 혐중 문구 현수막도 설치됐다. 일부 현수막에는 QR코드가 인쇄돼 극우 성향 유튜브로 연결된다. 후원금을 내면 원하는 문구의 현수막을 걸어주는 홈페이지까지 운영됐다. 실제로 시민들이 후원금을 송금하면 다음날 곧바로 현수막이 게시되는 방식이다. 경찰은 현 정당 대표와 관계자들이 개인 계좌로 후원금 7000만원을 모금한 혐의로 정치자금법 위반 수사를 진행 중이다. 문제는 이른바 '현수막 정치'가 법의 사각지대에 있다는 점이다. 2021년 여야 거대정당이 합의해 지자체 허가나 신고 없이 정당 현수막 게시를 허용하는 법 개정을 통과시킨 이후, 정당이 내건 현수막은 문구의 적정성을 따져 강제 철거하기 어렵다. 제주도도 "옥외광고물법이나 정당법상 요건을 위반하지 않는 한 현수막의 내용 자체는 제재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4·3특별법 제13조는 '희생자나 유족을 비방하거나 허위 사실을 유포해 명예를 훼손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현수막의 문구가 이를 위반할 소지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현실적으로는 '정당의 주장'이라는 이유로 보호받고 있는 것이다. 시민사회에서는 "4·3을 공산폭동으로 왜곡하는 현수막을 방치하는 것은 제주도민에 대한 모욕"이라는 반발이 거세다. 도민 김모씨는 "아이들이 무심코 보고 역사적 사실로 오인할 수 있다"며 "즉각 철거해야 한다"고 분노를 표했다. 제주도 관계자는 "추석 연휴에 정당 현수막이 방치되지 않도록 옥외광고협회와 행정시가 합동 점검을 벌이고 있다"면서도 "법령 위반이 명확하지 않으면 강제 철거는 어렵다"고 말했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
담쟁이가 뒤덮인 돌벽 한쪽이 덩그러니 서 있다. 초록색 방수포가 뒤덮은 객석 바닥은 이미 원형을 잃었고, 공연을 품던 무대는 무너진 채 흉터처럼 갈라진 흔적만 남았다. 한때는 웃음과 박수로 가득했던 자리에 이제는 공사 차량 자국과 철거 상흔만이 흩어져 있다. 오래도록 서귀포 시민들의 추억을 품어온 서귀포 관광극장은 이제 잔해와 철거의 상처로만 존재한다. 청춘의 기억을 간직한 무대, 가족과 함께한 영화 관람, 동네 아이들이 뛰놀던 객석의 풍경은 사라지고, 남은 것은 허물어진 건축물과 그것을 지켜보는 허탈한 눈빛뿐이다. 현장을 찾은 건축가와 시민들은 잇따라 고개를 저었다. "이 정도라면 보강이 가능했을 것"이라는 아쉬움과 함께 "무대를 배경으로 보낸 낭만의 시간이 이렇게 허망하게 사라졌다"는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누군가 벽체를 손으로 짚으며 "아직 숨 쉬는 건물인데 왜 이렇게 급히 없애야 하느냐"고 반문했다. 30일 오후 이중섭 거리를 찾은 어린이와 시민, 외국인 관광객들마저 발걸음을 멈췄다. 회색빛 공사판 가벽을 바라보며 한숨을 쉬었고, 일부는 휴대폰을 꺼내 무너진 흔적을 사진으로 남겼다. 다른 이는 "관광지에 왔더니 왜 철거 현장만 남았느냐"며 의아해했다. 서귀포 관광극장은 그만큼 시민과 관광객 모두에게 살아 있는 문화공간이었다. 그러나 서귀포시는 관광극장 철거의 이유로 '안전'을 내세웠다. 정밀안전진단에서 최하 등급인 E등급 판정을 받았다는 것이었다. 오순문 서귀포시장은 지난 24일 기자회견에서 "극장 외벽에 사실상 기초가 없다"며 철거 불가피론을 강조했다. 하지만 정밀안전진단 보고서는 전혀 다른 결론을 담고 있었다. 보고서에는 200㎜ 두께의 콘크리트 기초가 확인됐고, 그 위에 모르타르를 덧입힌 뒤 석축 시공이 이뤄졌다고 기록돼 있었다. 균열이나 탈락도 발견되지 않았다. 기울기에도 문제가 없었다. 즉, 보수와 보강을 통해 충분히 보존이 가능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가였다. 보고서는 관광극장 관리·활용을 위한 세 가지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첫번째는 보수·보강 후 재사용이다. 탄산화 억제를 위한 단면보수, 손상 부위와 철판 보강, 우레탄 방수 및 도장, 내부 인테리어 재시공 등이 포함되며 예상 비용은 약 4억4000만원으로 산출됐다. 두번째는 부분철거 후 재사용이다. D·E등급으로 판정된 38개 부재를 철거한 뒤 신설 구조재로 교체하고, 나머지는 단면보수를 진행하는 방식이다. 외부 방수, 도장작업, 내부 인테리어 재시공이 포함되며 비용은 약 4억2000만원으로 추산됐다. 세번째는 전체 철거 후 재건축이다. 철근콘크리트 신축 공사비와 철거비, 설계비 등을 합쳐 약 13억원 이상이 소요되는 것으로 계산됐다. 구조 안전성을 확보할 수 있지만 기존 건축물이 지닌 역사성과 상징성은 완전히 사라진다. 서귀포시는 이상(?)하게도 "대안은 없다"며 가장 비용이 많이 드는 철거만을 밀어붙였다. 건축사회와 전문가들은 "철거가 전제가 아니라, 필요한 경우 보강을 우선해야 한다"며 행정이 안전진단 결과를 왜곡하고 보강 대안을 의도적으로 배제했다고 비판했다. 사실 왜곡이라고 보다 거짓해명이란 표현이 더 옳다. 문제는 2014년에 진행된 보수·보강 공사에서도 드러났다. 당시 일부 부위는 아예 누락되거나 불량하게 시공돼 시간이 지나면서 다시 결함이 재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행정의 관리 소홀과 부실 공사가 지금의 철거 논란으로 이어졌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는 대목이다. "제대로 관리했더라면 오늘의 철거는 피할 수 있었을 것"이라는 시민들의 원망도 커지고 있다. 이와 맞물려 서귀포시는 지난 7월 또 다른 행정 조치를 내렸다. 관광극장의 건축면적을 직권으로 절반 축소한 것이다. 지붕 없는 야외공연장을 별도 건물로 분리하면서 면적을 800㎡에서 300㎡로 줄였고, 동시에 주용도도 문화집회시설에서 제2종 근린생활시설로 변경했다. 이는 애초 "공론화를 거쳐 방향을 정하겠다"던 발언과 달리, 이미 철거를 전제한 사전 정지 작업을 끝내놓은 것 아니냐는 비판을 낳았다. 더욱 뼈아픈 점은 서귀포 관광극장이 단순한 건축물이 아니었다는 사실이다. 2020년 제주도가 발간한 '제3차 건축자산 기초조사 학술용역 보고서'는 이 건물을 건축자산으로 공식 지정하며 보전 수준 최고 등급인 '상(上)'을 부여했다. 보고서는 관광극장의 가치를 세 가지로 정리했다. 첫째, 과거 동네 주민들이 함께했던 문화시설로서의 역사적 가치. 둘째, 공공 공연장으로서 이어져 온 사회문화적 가치. 셋째, 정면부 콘크리트 차양 장식과 잡석조 외벽의 보존 상태가 양호해 독특한 공간미를 구현한다는 점이다. 그럼에도 행정은 일찌감치 '멸실'을 거론했다. 2022년 3월 제주도의회 행정자치위원회 회의에서 서귀포시는 이중섭미술관 부지 매입을 설명하며 "이중섭미술관이 멸실되고 신축부지가 확장되면 관광극장이 멸실되지 않을까 본다"는 발언을 남겼다. 공무원의 입에서 직접 '관광극장 멸실'이 거론된 것이다. 당시 문종태 의원은 "사람들의 기억을 가진 극장이 하나 더 사라지는 것"이라고 했고, 강철남 의원은 "(제주시내) 현대극장 소멸로 아쉬움이 큰데 같은 과오를 반복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이경용 의원은 "극장이 사라지면 이중섭미술관의 가치도 무너진다. 반대투쟁도 불사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질타가 이어지자 서귀포시는 "멸실 계획은 없으며 공론화를 거치겠다"고 물러섰지만 이후 3년간 공론화 기회는 단 한 차례도 열리지 않았다. 행정은 도민과 도의회를 기만한 채 철거로 직행한 셈이다. 더 큰 의혹은 바로 이중섭미술관 신축 공사와의 연관성이다. 미술관 공사는 지하 18미터를 파내는 대규모 굴착을 수반한다. 법적으로 공사업체는 주변 건축물에 피해가 없도록 하는 '안전계획서'를 제출해야 한다. 건축계는 이 문서에 이미 '관광극장 벽체 철거 계획'이 포함된 것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한다. 실제 안전진단보고서에는 "무진동 공법을 적용하더라도 미술관 공사 진동이 극장 벽체에 전달된다"는 문구가 있었다. 결국 '철거 불가피론'은 미술관 공사 일정과 맞물려 등장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제주도건축사회, 제주건축가회, 제주건축학회 등 도내 건축 3단체는 성명서를 통해 "이중섭미술관 공사와 관광극장 철거가 어떤 관계인지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행정 절차 위반도 적나라하다. 서귀포시는 면적 축소를 통해 공유재산 심의를 피해 갔다. 단순 착오라 해명했지만 시민사회는 '의도된 계산'이라고 의심한다. 더 큰 문제는 '도의회 패싱'이다. 31억 원에 달하는 공공재산은 매입 당시 도의회 의결을 거쳤고, 기능 변경 시 재의결을 받아야 한다. 그러나 좌석과 무대, 외벽이라는 핵심 기능을 철거하면서도 도의회의 문턱은 넘지 않았다. 도민을 무시한 일탈이나 다름 없는 셈이다. 국내외 건축계와 도민사회의 반발도 거세다. 근대건축 유산 보존을 위해 활동하는 국제단체인 도코모모 인터내셔널과 도코모모코리아는 "1963년 개관한 서귀포 관광극장은 지역 최초의 영화관이자 시민들의 문화 향유 공간이었다"며 "행정 주도의 일방적 철거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대한건축사협회 제주건축사회 역시 "제주에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극장 건축물이자 전통 돌쌓기 기법과 철근콘크리트 구조가 결합된 드문 사례"라며 보존 필요성을 강조했다. 제주올레 이사회는 "남은 것을 어떻게 지키고 계승할 것인가라는 과제를 남겼다"고 했고, 차성민 건축가는 "시민의 추억을 짓밟는 일이 반복돼서는 안 된다"고 호소했다. 그러나 감사위원회는 행정의 주장을 걸러내지 못했다. 강기탁 감사위원장은 제미나이 AI 답변을 그대로 인용해 "E등급이면 보전이 불가하다"는 서귀포시 설명을 옹호했다. 도정 하부조직이 아니라 견제를 위한 독립기관의 수장이 'AI답변'으로 시정을 옹호하는 행태를 보였다. "본분을 망각한 경거망동"이란 비판이 쏟아졌다. 그 역시도 결국 나중에 "경솔했다"고 사과했다. 보고서에는 분명 보수·보강 대안이 존재했다. 감사 기능은 그냥 눈을 감은게 아니라 굳이(?) 시정만을 옹혼한 셈이다. 도민사회는 특별감사를 요구하며 "행정이 도민을 속였다"는 비판을 이어가고 있다. 서귀포 관광극장은 단순한 건물이 아니다. 반세기 넘게 시민들이 추억을 쌓고 공연을 즐긴 공간이자 제주의 근현대사를 증언하는 건축 자산이다. 그러나 지금 남은 것은 돌무더기와 무너진 신뢰뿐이다. 문화도시 서귀포라는 이름은 공허해졌고, 행정은 스스로 도민의 믿음을 저버렸다. 안전진단 보고서의 대안은 왜 묵살됐을까? 도의회와 조례는 왜 무시됐는가? 미술관 공사와 철거는 어떤 연관을 가졌는가? 감사위원회는 왜 제 기능을 하지 못했는가? 국제단체와 국내 전문가까지 보존을 촉구하는데도 행정은 왜 귀를 닫을까? 수많은 의문은 이제 오순문 서귀포시장만을 향하지 않고 있다. 자치권 없는 서귀포시가 아닌 자치권을 가진 제주도정의 책임을 묻고 있다. 그러나 지금도 제주도정은 침묵이다. 오영훈 도정이 답해야 할 차례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
제주4.3관련 단체들이 장동혁 국민의힘 당 대표의 4.3폄훼.왜곡 논란 영화 관람을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제주4·3범국민위원회와 제주4·3기념사업위원회는 지난 8일 성명을 통해 "4·3을 폄훼·왜곡한 영화 '건국전쟁2' 관람을 강행한 장동혁 대표를 규탄한다"고 밝혔다. 이 단체는 "장동혁 대표는 4·3유족과 시민단체의 정중한 요구를 무시한 채 국민의힘 소속 일부 국회의원, 청년들과 함께 영화를 관람하고 감독과의 대화의 시간도 가졌다"며 "민심을 살펴도 모자랄 공당의 대표가 추석 연휴 한복판에 극우의 민심만 살피는 정당으로 전락하고 있음을 스스로 입증했다"고 비판했다. 이 단체는 "장 대표가 감독과의 대화 자리에서 '역사를 바라보는 다양한 관점이 인정되지 않으면 저는 쉽게 역사는 왜곡될 수 있다. 용기 내서 이 영화를 만들어 주신 감독님께 감사드린다'고 했다"며 "4·3 당시 제주도민 탄압에 앞장섰던 박진경 대령 등을 미화하는 내용을 담은 영화에 대한 감사의 표시는 3만명의 4·3 희생자를 두 번 죽이는 행위이자 10만명이 넘는 4·3 유족들의 상처를 다시 후벼 파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이어 "4·3을 왜곡하고 폄훼하는 행위에 대한 단죄가 필요하다"며 "4·3 왜곡에 대한 처벌 조항을 담은 제주4·3 특별법 개정안을 즉각 처리해야 한다"고 국회에 촉구했다. 앞서 장 대표는 지난 7일 정희용 사무총장, 서지영 홍보본부장 등 당직자, 청년 당원들과 함께 '건국전쟁2'를 관람했다. '건국전쟁2'는 1945년부터 1950년까지 '해방정국'에서 정부수립을 둘러싼 좌우 갈등을 다룬 독립영화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
내년 지방선거 재선 도전이 유력한 오영훈 제주지사가 '탈당·무소속' 가능성을 일축하며 도정 성과에 집중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오 지사는 2일 제주도청에서 열린 10월 출입기자간담회에서 "앞으로의 정치 일정에서 탈당·무소속 출마 가능성이 있느냐"는 질문에 "지금 시점에서 왜 그런 질문이 나오는지 모르겠다"며 "질문 의도를 이해하기 어렵다. (탈당·무소속 출마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답했다. 그는 약 13초간 굳은 표정으로 침묵한 뒤 불쾌한 기색을 감추지 않고 이같이 말했다. 재선 출마 여부에 대해서는 즉답을 피했다. 오 지사는 "재선 출마 발표는 아주 임박해서 결정하는 게 맞겠다"며 "지사 임기 동안 도민에게 돌아갈 성과를 내는 것이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임기를 다하지 않은 상황에서 출마 여부를 먼저 언급하는 것은 도민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측근 인사 문제도 도마에 올랐다. 최근 사직한 이영민 전 정무비서관에 대해 오 지사는 "선거와는 관련이 없는 것으로 안다"며 "보다 다양한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구조가 중요하다고 생각했고, 사직은 본인 개인적인 의사였다. 크게 의미를 두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최근 제기된 장애인시설 관련 의혹에도 질문이 이어졌다. 해당 시설은 중증장애인 이용자 학대·인권침해 논란으로 폐쇄 결정이 내려졌고, 일부 보호자들은 "제주지사 친인척이 보조금을 착복했다"고 주장했다. 제주도는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을 밝혀왔다. 오 지사는 이에 대해 "진실은 가릴 수 없다고 생각한다"며 정면 충돌을 피하면서도 사실관계 확인 의지를 내비쳤다. 이어 "도민의 권리와 안전이 걸린 사안에 대해선 법과 절차에 따라 판단을 구하겠다"며 "근거 없는 낙인과 왜곡은 경계하되 합리적 문제 제기는 경청하겠다"고 말했다. 서귀포 관광극장 철거 논란에 대해서는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오 지사는 "저에게 직접 보고가 올라온 사안은 아니지만 현장을 다녀온 적은 있다"며 "현재 보존과 철거 의견이 병존하는 상황에서 서귀포시가 의견 수렴 절차를 다시 밟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보존 상태에서 새로운 미술관 건립이 가능한지, 불가피한지 여부를 정확히 보고 판단하겠다"고 덧붙였다. 오 지사는 간담회를 마무리하며 "앞으로도 현안을 둘러싼 갈등을 최소화하면서 도민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 나가겠다"며 "정치적 행보보다 행정적 책임에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
국내 최대, 국내 유일의 UTMB(Ultra Trail du Mont Blanc) 월드시리즈 '2025 트랜스제주 국제트레일러닝대회'가 오는 17일부터 19일까지 사흘간 서귀포시에서 열린다. 이 대회는 제주의 아름다운 자연에서 펼쳐지는 글로벌 스포츠 이벤트다. 세계 44개국에서 온 트레일러너들이 다앙한 코스에서 기량을 겨루게 된다. 트랜스제주 국제트레일러닝대회 조직위원회가 주최·주관하고 서귀포시가 후원하는 이 대회는 프랑스 샤모니에서 8월 말에 열리는 UTMB 파이널 대회의 참가 자격을 부여하는 전 세계 50개 UTMB 월드시리즈 대회 중 하나다. 대회는 155㎞, 100㎞, 70㎞, 20㎞ 4개 코스로 나눠 열린다. 이번 대회는 세계 44개국에서 외국인 참가자 1800여 명을 포함한 모두 4900여명이 참가해 지난해 대회보다 참가자가 900명 가량 증가했다. 17일 오전 10시부터 제주월드컵경기장 광장에서는 선수등록 및 러닝 장비 엑스포 행사가 열린다. 오후 7시 30분부터는 개막식 및 레이스 브리핑이 경기장 내부에서 이어진다. 개막식에 이어 오후 9시엔 155㎞ 코스 출발 행사가 열리고, 18일 오전 5시엔 100㎞ 코스 출발행사가 진행된다. 19일 오전 10시엔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시상식이 열린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
12·3 계엄 당시 제주도청 폐쇄를 비판한 고부건 변호사를 제주도정이 고발한 것을 두고 논란이 확산되는 상황에서 오영훈 제주지사가 고발 이유와 취하 가능성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오영훈 제주지사는 2일 제주도청에서 열린 10월 출입기자간담회에서 고부건 변호사 고발과 관련해 "이미 고소·고발이 진행 중인 사안이라 수사기관이 판단할 문제"라며 "제가 고발한 이유는 저를 비롯한 공직자 모두를 '내란 세력'으로 규정한 부분이었고, 이는 적절치 않은 표현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취하 가능성에는 여지를 남겼다. 오 지사는 "그 부분에 대한 입장이 바뀐다면 치열하게 고민해 볼 수 있다"며 "저와 공직자들을 내란 세력으로 규정한 부분에 대한 해명이 있다면 고발 취하도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다. 앞서 한창민 사회민주당 의원(비례대표)과 안진걸 민생연구소장을 비롯한 시민사회단체는 지난 달 22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 지사가 도민의 정당한 문제 제기를 고발로 억누르고 있다"며 사과와 고발 취하를 요구했다. 이들은 "도청 출입문이 닫히고 도지사가 3시간 가까이 자리를 비운 정황은 도민의 안전과 권리에 직결되는 중대한 사안"이라며 도의 고발을 "전형적인 '입틀막 사건'"이라고 비판했다. 고부건 변호사는 "당시 도청 출입문 폐쇄와 도지사의 부재가 적절했는지 따져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이었다"며 "이를 명예훼손으로 고발하는 것은 과도하다"고 입장을 밝혔다. 오 지사는 "수사기관의 판단을 존중하되, 표현의 문제에 대해서는 재검토할 수 있다"고 입장을 내놨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
제주시에 있는 모 초등학교에서 학생 118명과 교직원 11명 등 모두 129명의 식중독 의심 환자가 발생했다. 지난 1일 오후 3시 기준 학생 환자가 82명이었으나 2일 정오 조사에서 36명이 늘었다. 이들은 지난달 30일 오후 5시 학교 운동장에서 열린 축제에 참여해 무료로 제공된 샌드위치, 오메기떡, 여러 종류의 차가운 음료를 먹었다. 그러나 다음날인 지난 1일 아침부터 구토, 설사, 복통 등의 증상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오메기떡과 음료는 2대의 푸드트럭을 통해 제공됐다. 지난 1일 학생 21명이 결석하고 교사 5명이 조퇴한 데 이어 당일에도 학생 38명이 결석하고 교사 2명이 조퇴했다. 전체 환자 가운데 현재까지 59명은 병원 치료를 받았으며, 45명은 투약 및 자가 치료를 했다. 61명은 투약을 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25명은 완치됐다. 이번 사고는 보건교사가 1일 오전 8시 27분께 보건실 이용 학생이 증가한 것을 인지하며 확인됐다. 보건교사로부터 보고받은 교장은 긴급회의를 하고 제주시교육지원청에 보고했다. 오전 11시 26분께 제주시에 신고했다. 학교는 이어 급식 중단을 결정하고, 학부모에게 문자 메시지로 단축수업 및 방과 후 돌봄 중단 등을 알렸다. 도와 제주감염병관리지원단, 제주시보건소 등으로 구성된 식중독대응협의체는 당일 오후 1시 30분께 해당 학교를 찾아 인체 가검물과 축제 때 나눠준 음식을 포함한 급식소 보존식 등 환경검체를 수거해 역학조사에 들어갔다. 학교는 이틀째 급식을 중단하고 단축수업을 하며, 방과 후 돌봄도 중단했다. 이 학교 축제에는 전체 학생 1334명 가운데 학생 240여명과 교사 75명, 해병대 군악대를 비롯한 외부 공연단체 관계자와 학부모 등 외부 인원 98명이 참여한 것으로 파악됐다. 축제에서 공연했던 해병대 9여단 군악대 35명 중 일부 대원도 경미한 식중독 증세를 보였으나 현재 모두 상태가 좋아진 것으로 확인됐다. 강승민 제주시교육지원청은 "추석 연휴에 이어 10일도 학교 재량휴업을 한다"며 "역학조사 결과가 나오는 대로 대책회의를 해 급식 재개 및 정상 수업 여부 등을 결정하게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제주에서는 지난 2021년 3월 30일 서귀포시 모 고등학교 전체 학생 334명 중 3%인 10명이 식중독 확진 판정을 받은 바 있다. [제이누리=양은희 기자]
제주에서 연이어 드러난 공공기관 횡령 사건은 단순히 개인의 일탈을 넘어 구조적 문제라는 비판이 거세게 일고 있다. 25일 제주도와 도의회에 따르면 제주시체육회 직원은 지난해 12월부터 4개월간 체육관 사용료 400만원을 지인 계좌로 송금해 횡령한 혐의를 받고 있다. 체육회는 사용료를 현금으로만 징수하고 입·출금 업무를 단일 직원에게 맡기는 방식으로 운영해 관리·감독의 사각지대를 스스로 만든 셈이다. 제주시청 공무직 직원의 횡령은 규모가 훨씬 컸다. 해당 직원은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7년간 쓰레기 종량제봉투 판매 대금을 빼돌려 모두 6억5000만 원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이 직원에게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혐의를 적용해 구속 송치했으나 이미 대부분을 생활비와 도박 등에 탕진해 환수액은 4000만원 수준에 그칠 전망이다. 문제는 이런 사건이 장기간 같은 자리에서 근무하는 공무직 환경에서 일어났다는 점이다. 지난해 10월 기준 제주는 전국에서 가장 많은 2942명의 공무직 인원을 두고 있지만 인사 이동은 최소 5년을 기준으로 하고 있어 장기 근무자가 특정 업무를 독점하는 구조가 굳어져 있다. 직렬별 채용과 배치도 제대로 지켜지지 않아 행정 사무 인력이 보건 계열 업무를 맡거나 반대로 보건 인력이 회계·징수 업무를 보는 등 전문성이 결여된 채 운영되고 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다. 게다가 종량제봉투 판매대금이나 체육관 사용료처럼 여전히 현금으로만 납부해야 하는 항목들이 남아 있어 제2, 제3의 횡령 사건이 반복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현금 수납 과정에서 2중·3중 검증 장치가 작동하지 않는 데다 내부 감시 체계마저 사실상 무력화된 것이다. 도청 직원 전용 게시판 '존단이'에는 "5년을 근무해도 인사 이동을 시켜주지 않는 것이 문제", "한 곳에서 7년이면 오히려 짧은 편", "현금 수납 없앤다더니 여전히 많다"는 등 자조 섞인 반응이 잇따르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최소 인사 이동 주기를 현행 5년에서 3년으로 단축하고, 직렬별 채용과 업무 배정을 엄격히 지켜 전문성과 책임성을 높여야 한다고 지적한다. 또 모든 현금 징수 항목을 단계적으로 카드·계좌 이체 방식으로 전환해 관리 투명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이욱희 한국감사협회장은 "장기간 동일 업무 담당이나 부실한 업무 분장, 전문성과 무관한 인사 배치는 조직의 투명성과 건전성을 크게 훼손한다"며 "기관의 성격에 맞는 직원을 배치하고 내부통제 표준안을 마련하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지적했다. 김좌열 한국지역난방공사 상임감사위원은 "공공기관의 부패·비위행위 발생 원인으로 내부통제 미흡과 조직 구성원의 윤리의식 부족이 복합적으로 얽혀 있다"며 "기관 차원의 강력한 내부통제가 작동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결국 이번 연이은 횡령 사건은 개인 비위라기보다 장기간 누적된 인사제도와 회계 시스템의 허점을 드러낸 사례라는 점에서 행정 전반의 구조적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