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호 태풍 ‘볼라벤’으로 인해 9800톤에 달하는 케이슨도 파괴됐다. 강정마을회가 세금 낭비성 사업이라며 즉각적인 공사중단을 촉구했다.
1일 강정마을회가 제시한 사진에 의하면 제주해군기지 건설현장에 설치된 케이슨들이 파손됐다. 깨어져서 가라앉고, 격자하나만 떨어져 나갔다. 또 외벽이 완전히 무너져 내렸다. 내부 격자도 파괴됐다.
이뿐만 아니다. TTP(테트라포드·일명 삼발이) 적출장인 접안시설이 유실됐다. 접안시설까지의 도로도 유실됐다. 해안을 따라 세워둔 TTP도 파도에 휩쓸려가고 부서졌다.
이는 태풍 ‘볼라벤’이 몰고 온 강한 파도에 의한 것이라고 강정마을회는 주장했다.
마을회는 이날 성명을 통해 “이번 피해는 태풍의 위력을 너무 과소평가해 발생된 피해”라며 “보기에도 육중하고 철옹성처럼 보이는 개체 당 9800톤짜리 케이슨이 파도 때문에 무너질 것이라고는 그 누구도 예상치 못했다”고 밝혔다.
마을회는 또 “건설관계자에게 자문을 구해본 결과 ‘외벽이 무너져 내린 케이슨을 물위로 끌어올릴 수 있는 방법은 없다. 오로지 수중 발파를 통해 조각내어 회수하는 방법밖에 없다’는 말을 들었다”며 “결국 수만 톤에 달하는 거대한 수중 폐기물만을 양산한 결과를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더욱이 “향후 사업단이 케이슨을 발파해체해 회수하겠다고 했을 때 수중생태계의 교란과 수중 폐기물만 더욱 많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마을회는 “이는 입지타당성검토를 생략하고 진행되었기에 발생한 문제”라며 “현지 풍속도 단 42일간 측정한 데이터를 기초로 기본설계를 했기 때문에 야기된 결과”라고 분석했다.
또한 “구조물의 강도조차 기준미달임이 판명난 사태”라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국가예산 수백억 원을 들여 쓰레기만 만들어낸 이 결과에 누가 책임을 질 것이냐”며 “해군과 삼성, 대림은 책임져야 한다. 예상되는 피해를 축소은폐하고 안이하게 사업의 추진만을 일삼은 정부와 제주도의 관련 공무원 전체의 책임”이라고 몰아붙였다.
아울러 “총체적인 부실의 책임을 해군에게 묻고 공사를 중단하고 내년도 예산 승인을 중단해야 한다”며 “국회는 지금 당장 제주해군기지 특위를 구성하고 진상조사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