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골프장이 코로나19 특수 종료 이후 전국 평균보다 훨씬 심각한 위기를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도내 한 골프장의 항공사진이다. [연합뉴스]](http://www.jnuri.net/data/photos/20250835/art_17561024723509_a541c4.jpg?iqs=0.6281287910871898)
제주 골프장이 코로나19 특수 종료 이후 전국 평균보다 훨씬 심각한 위기를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둔화' 수준에 머문 전국과 달리 제주는 사실상 '붕괴'라는 평가가 나올 정도로 급락세다.
25일 한국레저산업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전국 골프장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4.6% 줄었다. 매출액은 평균 98억8000만원(-7.9%), 영업이익은 16억9000만원(-34.6%)에 그쳤다. 대중형 골프장 영업이익률은 40.4%에서 30.0%로, 회원제 골프장은 12.8%에서 8.6%로 떨어졌다.
서천범 한국레저산업연구소 소장은 "경기 침체, 기업 접대 수요 감소, 해외 원정 확산이 겹치면서 수익성이 빠르게 둔화됐다"며 "일부 골프장은 집객을 위해 그린피 인하를 고민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제주의 상황은 훨씬 더 심각하다. 한국골프장경영협회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제주 13개 골프장의 내장객은 42만7818명으로 17.4% 급감해 전국 평균(-6.7%)보다 세 배 가까운 감소폭을 보였다. 매출액은 22.1% 줄어든 564억원, 영업이익은 반토막 수준인 59억원에 그쳤고, 순이익은 -9억2100만원으로 전국에서 유일하게 적자를 기록했다.
도내 한 골프장 관계자는 "코로나 때는 예약이 몰려 요금을 올렸지만 지금은 그 인상분이 오히려 부담으로 돌아오고 있다"며 "항공권과 숙박까지 합치면 해외 원정보다 비싸게 느껴지는 게 현실"이라고 털어놨다.
도내 리조트와 골프장을 함께 운영하는 업체 관계자는 "예전엔 제주만의 특수성이 있었지만 지금은 해외와 경쟁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요금 구조를 손보지 않으면 손님들은 계속 외국으로 발길을 돌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올해 들어서도 반등은 없었다. 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도내 골프장 내장객은 33만9270명으로 16.6% 줄었다. 도외 골퍼와 외국인은 18.3%, 도민 이용객은 14.4% 감소해 내국인과 외국인 모두 이탈세가 두드러졌다.
특히 엔데믹 이후 가장 먼저 등을 돌린 건 20·30세대다. 가격에 민감한 젊은층은 저렴한 해외 패키지로 발길을 돌리거나 아예 골프 시장에서 이탈했다. 제주 골프가 프리미엄 관광지가 아니라 '가성비 최악'이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제주도내 위치한 골프장 내부의 전경이다. [제이누리 독자 제공]](http://www.jnuri.net/data/photos/20250835/art_17561024719565_eca5cc.jpg?iqs=0.5049596890166452)
이 여파는 스크린골프장에도 미쳤다.
제주도내 스크린골프장 운영자는 "코로나 때는 MZ세대가 몰려 주말마다 대기표를 뽑아야 할 정도였지만 지금은 관심이 크게 줄어 절반도 안 되는 수준"이라며 "필드 그린피 인상에 맞춰 올렸던 요금이 되레 발목을 잡으면서 젊은 손님 발길이 끊기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단순 요금 인하가 아닌 구조적 해법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제주관광협회 관계자는 "골프·숙박·교통을 묶은 체류형 패키지로 비용 부담을 분산해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제주 골프 불황은 숙박·렌터카·외식 등 지역 관광 전반을 무너뜨리는 촉매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도내 한 관광업계 관계자는 "제주는 이제 더 이상 '골프 천국'이 아니다"라며 "코로나 특수가 끝난 지금, 해외보다 비싸고 매력 없는 선택지로 밀려나면서 제주 관광산업 전반에도 경고음이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