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4·3사건 당시 강경 진압을 지시한 제11연대장 박진경 대령을 암살한 인물로 알려졌던 '손선호 하사'의 실명이 77년 만에 '손순호'로 확인됐다. 족보 속에 손순호 하사 (왼쪽 아래)의 이름이 적혀있다. [제주4·3연구소 제공] ](http://www.jnuri.net/data/photos/20250417/art_17453955350724_6de7ed.jpg)
제주4·3사건 당시 강경 진압을 지시한 제11연대장 박진경 대령을 암살한 인물로 알려졌던 '손선호 하사'의 실명이 77년 만에 '손순호'로 확인됐다. 경북 경주 출신으로 지금껏 알려진 이름과는 다른 인물이라는 사실이 최근 연구자와 문중 후손들의 증언을 통해 드러났다.
제주4·3연구소는 23일 "그동안 '손선호(孫善鎬)'로 알려졌던 인물의 본명이 '손순호(孫順鎬)'였으며 경주시 강동면 오금2리 출신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 같은 사실은 연구소 회원이자 전 이사장인 대구대 김영범 명예교수가 경북 경주 문중 후손들을 직접 면담하고 족보를 통해 추적한 결과다.
손 하사는 1948년 6월 18일 새벽 4·3 진압 작전 총지휘자였던 박진경 대령을 총격으로 사살한 뒤, 같은 해 9월 문상길 중위와 함께 서울 수색 일대에서 총살형을 당했다. 이후 수많은 기록에서 '손선호' 하사로 알려져 왔지만 이번 조사로 그의 실제 이름과 가족관계, 생가 위치 등이 새롭게 확인된 것이다.
족보에 따르면 손순호는 경주 손씨 낙선당파 22세손이다. 부친은 1926년생 손태익 씨였고 외아들이었다.
현지 후손들은 "종손이던 손선호가 집안을 지켜야 한다는 이유로 군 입대를 피했고, 대신 손순호가 입대한 것으로 알고 있었다"고 전했다. 다만 국방경비대는 모병제로 운영됐기에 해당 전언은 사실과 일치하지 않는다는 해석도 덧붙였다.
손순호 하사의 향리는 현재까지도 가족들이 거주 중이다. 생가는 개축되었지만 위치가 확인됐다. 특히 그의 모친 이씨는 아들이 숨진 후에도 매년 제사를 챙기며 정성을 기울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손순호 하사의 시신은 암매장된 것으로 추정되지만 묘의 위치나 상태는 아직까지 확인되지 않고 있다. 후손들에 따르면 향리 앞산인 '녹방골'에 헛묘가 있다고 전해지나 현재는 숲이 우거져 접근이 어렵고 실체 확인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제주4·3연구소는 "이번 확인은 4·3사건 77주기를 맞아 이뤄진 매우 뜻깊은 발견"이라며 "향후 유해 추적 및 표석 설치 등을 포함해 역사적 복원을 위한 추가 연구를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
<손하사의 결심공판(48.8.14) 최후 진술 전문>
박대령의 30만 도민에 대한 무자비한 작전공격은 전 연대장 김익렬 중령의 선무작전에 비하여 볼 때 그의 작전에 대하야 불만을 갓지 안을 수 업섯다. 그러한 그릇된 결과로 다음과 가튼 사태가 버러젓다. 우리가 하북[화북]이란 부락을 갓슬 때 15세가량 되는 아이가 그 아버지의 시체를 껴안고 있는 것을 보고 무조건 살해하엿다. 또 5월 1일 오라리란 부락에 출동하엿슬 때 수만흔 남녀노소의 시체를 보앗슬 뿐인데, 이들은 자세한 조사의 결과 경찰의 비행임을 알게 되엿다. 사격연습을 한다 하고 부락의 소, 기타 가축을 난살하엿스며, 폭도의 잇는 곳을 안다고 안내한 량민을 안내처에 폭도가 업스면 총살하고 말엇다. 또 매일 한 사람이 한 사람의 폭도를 체포해야 한다는 등, 부하에 대한 애정도 전연 업섯다. 박대령을 암살하고 도망할 기회도 잇섯스나 30만 도민을 위한 일임으로 그럴 필요도 업섯다. 나 하나의 생명이 30만의 도민을 위한 위한 것이며 3천만 민족을 위한 것인 만큼 달게 처벌을 밧겟다. (국제신문, 48.8.16., “그는 량민(良民)의 원적(怨敵)이엿소”)
![손순호 하사의 생가 재현한 그림이다. [제주4·3연구소 제공]](http://www.jnuri.net/data/photos/20250417/art_17453955798993_ba419b.jpg)
![손순호 하사의 백부・중부와 사촌들(손선호 포함) 족보다. [제주4·3연구소 제공]](http://www.jnuri.net/data/photos/20250417/art_17453957024781_8f1b1c.jpg)
![손순호 하사의 모친 사진이다. [제주4·3연구소 제공]](http://www.jnuri.net/data/photos/20250417/art_17453927906308_c73452.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