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해군기지 토양에서 기준치의 4배에 달하는 오염물질이 검출되면서 해군이 뒤늦게 정밀조사에 착수했다. 해군기지의 전경이다. [제이누리 DB]](http://www.jnuri.net/data/photos/20250311/art_17419249955109_d79c00.jpg)
제주 해군기지 토양에서 기준치의 4배에 달하는 오염물질이 검출되면서 해군이 뒤늦게 정밀조사에 착수했다.
해군 기동함대사령부는 최근 약 3000만원의 예산을 확보해 전문기관에 토양 오염 정밀조사를 의뢰했다고 14일 밝혔다.
이번 조사는 서귀포시가 지난달 26일 해군 측에 토양환경보전법에 따라 정밀조사를 명령한 데 따른 후속 조치다.
토양 오염 우려가 제기된 것은 지난 1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해군은 지난 1월 8일 함선과 육상 빌지(선저 폐수) 탱크를 연결하는 관로가 파손돼 오염 물질이 유출된 사실을 파악했다.
이후 해군은 전문기관에 오염도 조사를 의뢰했다. 그 결과 석유계총탄화수소(TPH)가 기준치인 2,000mg/kg의 4배를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해군이 시에 이 사실을 신고한 것은 한 달이 훌쩍 지난 2월 17일이었다. 시는 다음날인 18일에야 이를 공식 접수했다.
이 같은 뒤늦은 대응에 대해 시민사회는 강하게 반발했다.
강정마을 해군기지 반대주민회와 강정친구들 등 시민단체는 "해군은 유출된 오염물질의 양과 오염 범위 등 모든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주민들에게 사과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이번 사태는 처음부터 부실한 시공 문제이거나 해군의 시설 관리·점검 실패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주민들은 정밀 조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지하수와 토양 오염에 대한 불안 속에 살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현행 토양환경보전법에 따르면 토양오염물질 유출 시 즉시 행정당국에 신고해야 한다. 하지만 이를 지키지 않더라도 별도의 처벌 규정이 없는 현실도 문제로 지적된다.
서귀포시 관계자는 "문제가 된 관이 단순한 유류 회수관이 아니라 다른 성분이 섞인 오염물질을 포함할 수 있는 관로였기 때문에 해군이 자체 조사 후 뒤늦게 신고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환경부에 확인한 결과, 전문기관의 조사 결과를 토대로 행정명령을 내릴 수 있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밝혔다.
토양환경보전법에 따르면 정밀조사는 기본 6개월이다. 추가로 한 차례 6개월 연장이 가능해 최대 1년까지 소요될 수 있다.
이번 조사에서는 기지 내 유출 지점의 토양 오염 정도와 함께, TPH 외의 다른 유해물질 유출 여부, 지하수 오염 여부 등까지 포괄적으로 확인할 방침이다.
해군 기동함대사령부 관계자는 "정밀조사 결과에 따라 정화 작업을 신속히 추진하고, 유사 사례 재발 방지를 위해 철저한 점검과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