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팀이 제주 한라산에서 약 4200년 전 발생한 세계적 이상기후 사건의 흔적을 발견했다. 제주 사라오름과 모니터링 전경이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제공]](http://www.jnuri.net/data/photos/20250311/art_17418275624061_c4d50e.jpg)
국내 연구팀이 제주 한라산에서 약 4200년 전 발생한 세계적 이상기후 사건의 흔적을 발견했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조아라 박사 연구팀은 13일 한라산 사라오름에서 채취한 퇴적층 시료의 규조류 분석을 통해 과거 홀로세 동안의 기후 변화를 복원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규조류는 규산질 껍데기를 가진 식물성 플랑크톤이다. 주변 환경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특징이 있어 과거 기후와 환경 변화를 파악하는 중요한 지표로 활용된다.
연구팀이 주목한 '4.2ka 이벤트'(4200년 전 사건)는 전 세계에 대가뭄을 일으키며 홀로세 중기와 후기를 나누는 대규모 기후 변화 사건으로 꼽힌다. 당시 메소포타미아와 인더스 문명이 쇠퇴했고, 중국 북부에는 가뭄, 남부에는 홍수가 발생하는 등 지역별로 극심한 강수 패턴 변화가 일어났다.

조 박사 연구팀이 사라오름 습지에서 퇴적층과 화산쇄설물 표본을 추출해 방사성 탄소 연대 측정과 규조류 군집 분석을 진행한 결과, 약 4200년 전 제주에서 모래 입자 퇴적물과 부유성 규조류가 급격히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제주 지역이 당시 극심한 폭우와 강수량 증가를 겪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제주가 건조한 기후였을 것이라는 기존 학설을 뒤집는 연구 결과다.
또 연구팀은 당시 중위도 지역 대류권 상층에서 서쪽에서 동쪽으로 부는 서풍 제트(westerly jet) 가 평소보다 남쪽으로 이동하면서 제주 지역에 강수대를 형성했을 가능성에 주목했다. 서풍 제트가 고위도에서 저위도로 남하하면서 강수대가 제주와 중국 남부에 머물렀고, 그 결과 특정 지역에서는 기록적 폭우가, 다른 지역에서는 극심한 가뭄이 발생하는 이상기후가 나타났다는 분석이다.
조아라 박사는 "서풍 제트의 이동은 현재의 기후 변화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어, 이번 연구 결과가 현대의 이상기후 원인 규명과 미래 기후 예측에 중요한 단서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며 "4200년 전 이상기후 사건 당시 제주와 동아시아 지역의 기후·환경 변화를 바탕으로 앞으로 장기적인 기후 패턴 변화를 연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고지리, 고기후, 고생태학'(Palaeogeography, Palaeoclimatology, Palaeoecology) 3월호에 게재됐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
![서풍 제트 이동에 따른 강우대 형성 모식도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제공]](http://www.jnuri.net/data/photos/20250311/art_17418275614909_a00b4d.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