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3.11 (화)

  • 맑음동두천 2.4℃
  • 맑음강릉 12.6℃
  • 연무서울 6.3℃
  • 맑음대전 6.0℃
  • 맑음대구 6.5℃
  • 맑음울산 9.3℃
  • 맑음광주 7.0℃
  • 맑음부산 11.2℃
  • 맑음고창 4.1℃
  • 흐림제주 12.3℃
  • 맑음강화 5.0℃
  • 맑음보은 2.2℃
  • 맑음금산 2.4℃
  • 맑음강진군 6.8℃
  • 맑음경주시 6.1℃
  • 맑음거제 8.0℃
기상청 제공
검색창 열기

'연휴 한파' 드러낸 제주관광 민낯 ... "체질 개선 없이는 미래 없다"

 

삼일절 연휴(3월 1~3일) 기간 23만명이 넘는 국내 여행객들이 일본으로 떠난 반면, 제주를 찾은 국내 관광객 수는 오히려 지난해보다 12.5%나 준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 관광산업이 심각한 위기를 맞고 있다.

 

10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이연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인천국제공항공사와 한국공항공사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삼일절 연휴 기간 일본 노선을 이용한 항공 승객 수는 23만1956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21만509명)보다 10.2% 증가한 수치로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20만1467명)보다도 15.1%나 늘어난 것이다.

 

특히 인천공항에서는 16만2235명이, 김포·김해·제주·청주·대구 등 국내 5개 공항에서는 6만9721명이 일본 노선을 이용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9.1%, 12.9% 증가한 수치다. 일본행 항공편 수요가 전반적인 국제선 상승률(7.7%)을 크게 웃돈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같은 기간 제주행 국내선 이용객 수는 45만2873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51만7643명)보다 12.5% 줄었다. 특히 김포~제주 노선 이용객은 15% 감소했고, 제주공항 이용객도 19만8547명으로 10.5%나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이 같은 현상의 가장 큰 원인으로 전문가들은 '엔저(엔화 약세)'와 '고물가'를 꼽는다. 일본 여행이 상대적으로 저렴하다는 인식이 확산하면서 과거 제주를 찾던 국내 관광객들이 일본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일본 항공 노선이 적극적으로 증편되면서 일본 소도시까지 항공 접근성이 크게 개선된 것도 영향을 미쳤다.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이스타항공 등은 최근 일본 소도시 신규 노선을 잇달아 신설하며 수요에 대응하고 있다.

 

이훈 한양대 관광학과 교수는 "일본은 중국의 폐쇄적인 분위기와 맞물려 엔저 효과, 짧은 비행거리라는 장점까지 겹쳐 폭발적인 수요를 보이고 있다"며 "국내 관광지, 특히 제주에 대한 재정비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일본 엔화 약세로 인해 일본 현지에서의 여행 경비가 낮아진 반면, 제주도내 항공료, 숙박비, 음식값 등은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여행업계와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제주 가느니 일본 가는 게 더 싸다"는 말까지 공공연히 오가고 있는 실정이다.

 

여기에 제주행 항공편 감편까지 겹치면서 제주 기피 현상에 더욱 불을 붙였다.

 

올들어 제주행 국내선 항공편은 지난해 설 연휴 대비 7.2% 줄었고, 좌석 공급량도 8.3% 감소했다. 그 결과 3~5월 주말 기준 제주행 항공권이 조기 품절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항공사들이 일본 등 국제선으로 운항 비중을 조정하면서 제주 노선 좌석 수를 줄이고, 이 때문에 항공료가 치솟으며 도민과 관광객 모두 큰 불편을 겪고 있다.

 

 

이 같은 상황은 제주 관광산업에 직접적인 타격을 주고 있다.

 

제주도관광협회에 따르면 올해 1월 제주 방문 관광객 수는 97만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3% 감소했다. 2월 잠정치 역시 86만명으로 지난해 99만명보다 12.8% 감소하며 두 달 연속 100만 명을 밑돌았다.

 

관광객 감소는 지역 경제 침체로 직결됐다.

 

지난해 4분기 기준 제주 소매판매액지수는 2023년 4분기보다 1.2% 하락했고, 면세점 매출은 29% 급감했다. 대형마트와 전문소매점 매출도 각각 4.5%, 1.3% 감소하며 지역 상권 전반의 침체로 이어졌다.

 

올해 상반기 들어서만 제주에서 1074곳의 자영업체가 폐업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영업자 10명 중 4명은 3년 내 폐업을 고려 중이라는 조사 결과도 있다.

 

제주지역 여행업계 관계자 최모씨는 "제주는 여전히 해변과 자연 중심의 관광에 머물러 있어, 젊은 세대가 선호하는 체험형 관광에서 일본이나 동남아에 비해 경쟁력이 떨어진다"며 "항공 노선 확대와 숙박, 체험형 프로그램 등 새로운 대책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이번 삼일절 연휴를 두고 전문가들은 단순한 연휴 특수가 아닌 제주 관광산업이 처한 심각한 구조적 위기를 보여주는 신호로 해석하고 있다.

 

김남조 한양대 관광학부 교수는 "제주가 더 이상 '당연히 가는 여행지'가 아님을 보여준 사례"라며 "콘텐츠 혁신, 내국인 관광객 유치 전략 전환, 항공 정책 전반의 재정비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이어 "관광객 감소는 단순한 관광 문제가 아니라 제주 경제 전체의 문제로 접근해야 한다"며 "변화와 혁신 없이는 제주 관광산업의 침체가 고착화될 위험이 크다"고 덧붙였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


추천 반대
추천
2명
100%
반대
0명
0%

총 2명 참여


배너

배너
배너

제이누리 데스크칼럼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제이누리 칼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