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공항의 좌석난이 심각한 수준에 이르고 있다.
20일 제주공항에 따르면 제주공항 도착 대합실은 가을을 맞아 등산객, 학생 단체, 골프 여행객 등 다양한 방문객들로 연일 혼잡을 빚고 있다. 현재 제주발 항공편은 대부분 만석 상태로 항공권을 구하기 어렵다는 불만이 이어지고 있다.
제주로 출장을 자주 오는 김모씨(29·여)는 "비행기 표가 없어 서울로 돌아가지 못했다"며 "평일에도 이 정도면 주말에는 상황이 더 심각할 것 같다"고 우려했다.
제주기점 항공기 좌석난은 단순히 관광객 증가 때문만이 아니라 항공사들이 중·대형 항공기를 국제선에 우선 배치하면서 국내선 좌석 공급이 줄어든 데서 기인한다.
국토교통부 자료에 따르면 올해 9월 국제선 여객 수는 전년 대비 약 65% 증가했다. 그러나 국내선 좌석 공급은 15% 감소했다. 이런 문제로 제주행 항공편의 좌석난은 더욱 심화되고 있다.
또 공항 체류객의 증가로 보안 업무에도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제주공항의 한 보안 관계자는 "항공편이 줄어든 상황에서 날씨와 항공편 연결 문제까지 겹치면 공항 내 체류객이 늘어나 보안과 안전사고의 위험이 커진다"며 "보안 인력이 한정적이기 때문에 체류객의 안전을 위해 보다 원활한 이용을 위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현미선 제주종합관광안내센터 부소장은 "최근 제주공항의 국내선 항공 탑승률은 94%에 이른다. 공급 좌석 수는 작년보다 15% 줄었지만 탑승률은 전년 대비 3.6% 증가해 좌석난이 심각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좌석 부족 문제는 주말뿐만 아니라 평일에도 지속돼 그 심각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특히 기업들의 워라밸 문화 확산으로 평일 여행객이 증가하고 있지만 항공편 문제로 관광객들이 발길을 돌릴 경우 제주 관광 산업에 큰 타격이 우려된다.
제주도는 국토교통부와 항공사에 대형 항공기 투입과 임시 항공편 증설을 요청했다. 하지만 항공업계는 실효성 있는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항공사 한 관계자는 "항공편 증설이나 대형 항공기 투입을 할 경우 당장 인건비, 공항 착륙료 등의 문제가 있기 때문에 여기에 맞는 정책이나 지원이 필요하다"며 "국토부와 대화만으로는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것 같다"고 밝혔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