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의 '15분 도시' 조성을 위한 자전거 이용 활성화 계획이 예산과 현실 여건 문제로 대폭 축소됐다.
제주도는 지난 2월 수립한 자전거 이용 활성화 계획을 수정·보완, 당초 2027년까지 자전거 전용도로를 155.7㎞(전체도로의 12%)로 확충할 계획이었던 것을 91.2㎞(7%)로 하향 조정한다고 1일 밝혔다.
도로 폭을 줄여 자전거도로를 마련하는 '도로 다이어트' 대상도 11개 노선 26.94㎞에서 7개 노선 24.85㎞로 줄였다.
이에 따라 용문로, 오남로, 서사로, 탑동로 등 생활권 접근성이 부족하거나 교통량이 많은 주요 도로들이 자전거 전용도로 설치 대상에서 제외됐다. 서귀포의 중앙로, 동문로, 서문로는 도로 폭 부족으로 계획에서 빠졌다.
도는 대신 제주시 연삼로·연북로를 간선축으로 타당성 조사 후 최적 노선을 선정하기로 했다. 서귀포시는 현재 공사 중인 도시우회도로를 자전거도로망에 포함했다. 또 제주시 전농로와 서귀포시 중정로는 학교 등 주변 생활시설을 고려해 보행자·자전거 우선도로로 지정할 필요가 있어 노선을 추가했다.
제주도의회는 지난달 열린 행정사무감사에서 자전거 이용 활성화 계획이 예산 부족으로 현실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도의회는 "2027년까지 자전거도로 구축에 104억원이 필요하지만 최근 3년간 연간 예산이 10억원 수준에 불과해 계획 자체가 비현실적이지 않냐"고 비판했다.
결국 도는 예산 문제로 자전거도로 구축 목표치를 대폭 축소했다. 당초 도민 편의를 증진하려던 오영훈 지사의 '15분 도시' 공약이 차질을 빚게 됐다.
이창민 제주도 15분도시추진단장은 "이번 수정계획을 통해 실현 가능한 자전거 인프라를 구축하고 다양한 지원책을 마련해 자전거 친화도시 조성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오영훈 지사의 '15분 도시' 공약은 모든 도민이 거주지에서 15분 이내에 의료·문화·복지 시설에 접근할 수 있도록 생활 인프라와 교통체계를 개선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