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4·3평화재단 이사를 지낸 진보 진영의 정근식 후보가 16일 치러진 서울시교육감 보궐선거에서 당선됐다. "통합과 치유의 교육감이 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정 후보는 97.28% 개표된 17일 새벽 0시 40분 50.17%(93만 6967표)의 득표율로 46.02%를 얻은 조전혁 후보를 4.15%포인트 차로 앞서 승리했다. 3위인 윤호상 후보의 득표율은 3.16%였다.
정 당선인은 서울대 사회학과를 나와 제주4·3평화재단 이사를 역임하는 등 역사와 인권 분야에서 활발히 활동해온 인물이다. 이번 선거에선 '통합과 치유의 리더십'을 강조했다.
서울 서대문구에 마련된 선거캠프에서 정 당선인은 기자회견을 열고, "위대한 서울시민의 승리"라며 "서울 교육을 한 단계 더 진전시키는 첫걸음이 될 것"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그는 "아이들이 창의력과 협력, 자율성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며 "서울시민의 열망을 반영해 통합과 치유의 교육감으로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정 당선인은 "제주에서 활동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역사적 감수성을 교육에 반영할 것"이라며 "과거 제주4·3평화재단 이사로서 역할을 수행하며 겪은 경험이 이번 교육정책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밝혔다.
그는 제주4·3사건과 5·18민주화운동 등 과거사 문제에 대해 "역사의 진실을 정확히 밝히고 치유하는 과정은 교육의 중요한 역할 중 하나"라며 "교육 현장에서 학생과 교사 모두가 상처받지 않고 성장할 수 있도록 힘쓰겠다"고 강조했다.
이번 선거에서 정 후보는 고등학교 무상교육 비용 복원, 기초학력 보장, 교육격차 해소 등을 주요 공약으로 내세웠다. 첫 일정으로 국립현충원과 4·19 묘지를 찾아 역사 교육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새기겠다는 뜻을 밝혔다.
정 당선인은 "그동안 서울교육의 미래를 위해 노력해주신 모든 시민과 선거운동에 참여한 분들께 감사드린다"며 서울 교육의 새 장을 열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정 당선인은 제주 4·3 평화재단 이사,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연구소장, 친일반민족행위진상규명위 위원, 2기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 정리위원회 위원장 등을 역임했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