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한국 오리지널 시리즈 '킹덤'이 방송됐을 때 외국인의 시선을 사로잡은 건 '좀비'가 아니었다.
바로 한국의 전통 모자 '갓'이었다.
해외 시청자들은 당시 드라마 킹덤에 대해 "좀비와 멋진 모자에 관한 이야기"라고 할 정도로 '갓'에 큰 관심을 보였다.
과거에도 개항 후 조선 땅을 밟은 외국인들은 다채로운 갓에 매료돼 조선을 '모자의 나라'라고 부를 정도였다.
그러나 조선시대 '갓'을 비롯한 '망건', '탕건' 등 다양한 관모(冠帽, 옛날 벼슬아치들이 쓰던 모자)를 만들었던 주산지가 '제주'라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게다가 오늘날 관모 공예의 명맥이 유일하게 제주에서 이어지고 있다는 사실은 더더욱 모른다.
순우리말인 '갓'은 조선시대 선비들이 쓰던 모자다.
선비들은 상투를 틀고 이마에 망건(網巾)을 두른 뒤 그 위에 탕건(宕巾)을 쓰고, 다시 그 위에 갓을 썼다.
머리카락 한 올 흘러내리지 않도록 망건을 완벽하게 두를 때까지 수차례 풀었다 둘렀다를 반복할 정도로 의관을 정제하는 일에 정성을 다했다.
조선의 선비들은 '신체발부(身體髮膚)는 수지부모(受之父母)이니 불감훼상(不敢毁傷)이 효지시야(孝之始也)'라는 유교 예법에 따라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신체는 물론 머리카락 하나까지 소중히 여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