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주 제2공항 반대단체가 제2공항 건설 여부에 대한 주민투표를 촉구하는 1만3000여명의 서명을 오영훈 제주지사에게 전달했다.
제주제2공항강행저지비상도민회의는 23일 오전 11시 제주도지사 집무실에서 오 지사와 면담을 갖고 주민투표를 촉구하는 도민 1만3060명의 서명지를 전달했다.
이날 면담에는 비상도민회의 강원보·이영웅 공동집행위원장, 박찬식 시민정치연대제주가치 대표, 박외순 제주주민자치연대 대표, 황태종 천주교 제주교구 생태환경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앞서 비상도민회의는 지난 3월 28일 제주시청에서 제2공항 주민투표를 촉구하는 서명운동에 들어가 50일간 제주도민의 투표 서명지를 받았다.
비상도민회의는 "지방자치 시대, 주민주권의 시대에 제주도민의 삶과 제주의 미래가 걸린 문제를 중앙정부의 몇몇 관료가 마음대로 결정하게 둘 수 없다"면서 "제2공항 건설여부를 묻는 주민투표를 국토부에 요구해 달라"고 촉구했다.
또 "여러 의문이 제기되고 있는 제2공항 전략환경영향평가와 기본계획안에 대해 시민사회와 공동검증에 나서달라"면서 수요예측의 과잉, 항공기-조류충돌 위험성 평가, 사업예정부지 내 숨골 및 동굴의 존재 가능성 등을 들었다.
특히 "용암동굴의 존재 여부는 사업 추진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문제"라면서 "원희룡 국토부장관도 지사 시절 언론인터뷰에서 용암동굴이 나온다면 공항을 지을 수 없다고 언급한 바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관련 전문가들과 시민사회가 참여하는 제주도 차원의 자문기구를 구성해 쟁점사항들을 검토하는 절차를 밟아달라"며 "검증.검토 절차가 끝날 때까지 의견수렴 기간을 연장하고 도지사의 의견 제출을 보류해 주시기 바란다"고 요청했다.
이에 오 지사는 "(용얌동굴) 관련 보도를 접했고, 그 내용을 잘 살펴봤다. 반대위의 주장에 대해 더 면밀히 조사하겠다"고 답했다.
이어 "국토부에 의견을 제시해야 할 시간이 다가오고 있어 검토와 문안 작업을 하고 있다"면서 "안이 마련되면 반대와 찬성하는 입장 모두 국토부에 똑같이 전달할 수 있도록 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이후 비공개로 전환된 간담회에서도 주민투표에 대해서 제주도 차원에서 검토하고, 국토부에 전달하는 과정에서 제주도의 입장을 공개하겠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제이누리=이주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