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입기자단과의 회식 자리에서 부적절한 언동을 해 감찰조사를 받던 이상인 제주해경서장이 대기발령됐다. 곧바로 신임 해경서장이 배치, 그의 취임 82일 만이다.
제주해양경찰서는 20일 오후 제29대 서장에 소병용(57) 남해지방해양경찰청 정보외사과장이 취임했다고 이날 밝혔다.
이는 이 전 서장이 지난 13일 제주시 노형동 한 식당에서 이뤄진 출입기자단과의 회식자리에서 성인지 감수성이 떨어지는 발언을 하는 등 물의를 빚은 데 따른 것이다.
이날 회식에는 김인창 제주해양경찰청장과 이상인 전 제주해경서장, 윤태연 서귀포해경서장, 제주해경청 총경급 부서장 등이 참석했다.
김 청장에 이어 건배사를 맡은 이 전 서장은 "내가 윤 서장(서귀포해경서장)보다 높다"고 발언한 후 웅성거리는 분위기가 지속되자 마이크를 바닥에 집어던진 것으로 알려졌다.
또 자리를 돌아다니며 기자들과 이야기를 나누던 중 자신의 생일을 맞추는 사람에게 현금을 주겠다며 내기를 제안했다. 이 과정에서 하급 직원에게 돈을 가져오라는 지시를 내리기도 했다. 기자들이 "직원 돈을 가져온 것이 아니냐"고 하자 "난 돈을 빌리지 않는다. 항상 차에 현금을 들고 다닌다. 도우미에게도 현금을 준다"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자신의 발언에 기자들이 정색을 하며 대응하지 않자 "진짜 기자가 없다"는 등 비하발언까지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전 서장은 회식 다음날인 지난 14일 당시 참석한 기자들에게 전화를 걸어 일일히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지난 18일 본청이 이와 관련한 감사에 착수했고, 착수 이틀 만에 대기발령 조치됐다. 지난 1월28일 취임한 지 82일 만이다. 해양경찰청은 감찰조사가 끝나는 대로 징계수위를 결정할 예정이다.
한편 소 신임서장은 별도의 취임식 없이 업무에 들어갔다.
전북 완주출신인 신임 소 서장은 전북대 사법학과를 졸업하고 1999년 경장 경채(수사특채)로 임용됐다. 태안해양경찰서 수사과장, 해양경찰청 감사담당관실, 남해지방해양경찰청 안전총괄부 수사과장, 정보외사과장 등 주요 보직을 두루 거쳤다. [제이누리=이주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