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수 제주4·3희생자유족회 서부지회장이 지난 14일 500만원을 유족회에 기부하고 있다. [연합뉴스]](http://www.jnuri.net/data/photos/20221250/art_16710703833474_aae19e.jpg)
4‧3희생자 피해자와 유족이 국가로부터 받은 보상금을 잇따라 기부하고 있다.
15일 제주4·3희생자유족회에 따르면 김홍수 제주4·3희생자유족회 서부지회장이 지난 14일 받은 국가보상금 중 일부인 500만원을 유족회에 후원했다.
김 지회장은 부친 고(故) 김창규씨의 수형 피해로 국가로부터 받은 형사보상금 중 300만원을 유족회에 전달했고, 제주4·3행방불명인유족협의회 영남위원회와 서부지회에 각각 100만원을 희사했다.
김 지회장의 부친 김창규씨는 1949년 7월 육군 고등군법회의(군사재판)에서 징역 15년 형을 선고받은 후 대구형무소·부산형무소·마산형무소 등 3곳에서 7년 6개월간 억울한 수형생활을 하고 1956년 출소했다. 출소 이후에도 어려운 생활을 하다가 2004년 세상을 떠났다.
김 지회장은 "70여년 전 무고한 양민들이 적법한 재판을 받지도 못하고 수형생활을 하는 등 고초를 겪었다"며 "다시는 이런 비극이 발생하지 않도록 국가로부터 받은 형사보상금을 기부하게 됐고 미래 세대의 평화와 인권교육, 제주4·3의 진상 규명을 위해 후원금이 쓰였으면 한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달 18일에는 제주4·3 예비검속 희생자 강순주(90)씨가 국가보상금 1000만원을 유족회에 기부했다.
강씨는 1950년 8월 성산포경찰서에 구금돼 있다가 '예비검속자를 총살하라'는 군부의 명령이 있었지만, 다행히 목숨을 건졌다. 당시 고 문형순 경찰서장이 부당한 군부의 명령을 거부하고 강씨 등 200여명을 구했다.
문 전 서장은 양민의 목숨을 구한 '경찰영웅'으로 2018년 10월 경찰의 날 기념식에서 선정되기도 했다.
독립유공자 한백흥 지사의 손자인 한하용(76)씨도 지난달 18일 국가보상금을 유족회에 전달했다.
독립유공자 한백흥 지사는 1919년 '조천만세운동'을 주도한 인물이다.
한 지사는 함덕리 이장으로 있던 1948년 11월 토벌대의 청소년과 청년에 대한 집단학살을 만류했다는 이유로 희생됐다.
유족회 관계자는 "여러 유족이 국가보상금으로 후원을 하고 싶다고 문의해 오고 있다"면서 "이른 시일 내 민간 재단을 설립해 후원금을 운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제이누리=이주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