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이민호군이 제주도내 음료제조공장에서 현장실습 도중 숨을 거둔지 1년, 사고 재발방지와 제도개선 등을 위한 논의가 제주도의회에서 이뤄졌다.
28일 제주도의회에 따르면 지난 23일 오전 제주도의회 의장실에서 김태석 제주도의회 의장과 허법률 제주도 일자리경제통상국장, 정이운 교육청 정책기획실장 등 7명의 관계공무원이 참석한 가운데 특성화고 현장실습제도 개선방안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다.
이번 간담회는 지난해 11월19일 제주시 구좌읍의 한 음료제조공장에서 제품 적재기에 목이 끼는 사고로 목숨을 잃은 故이민호군의 아버지와 제주공동대책위원회에서 의장실을 방문, 재발방지를 위한 개선 사항을 건의하면서 마련됐다.
이군의 사고 이후 교육부는 조기취업형 현장실습을 전면 폐지하고 학습중심 현장실습으로 전환, 현장실습 선도기업 안전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도내에서는 안전문제 등에서 까다로운 조건들이 있어 이에 참여하는 업체가 12개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뿐만 아니라 이 12개 업체마저도 현장실습을 기피하고 있는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겨울방학에 한해 선도기업이 아닌 업체에서도 현장실습을 할 수 있게 하는 방안이 마련됐지만 사실상 교육부의 방침이 제주도내에서 정착이 잘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것을 나타내는 것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이러한 상황 때문에 특성화고 학생들의 취업률도 점차 감소하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 속에서 제주공동대책위는 직업교육발전위원회 조례 제정을 비롯해 도청 산학프로그램의 산업체 파견예산 삭감, 노동부 제주지원센터 기능 강화, 도청의 지원을 받는 기업의 경우 노동안전기준 삽입, 도의회와 도청 및 교육청에 노동담당 조직 확대 등의 요구사항을 제시하기도 했다.
이번 간담회에서는 이러한 요구사항을 바탕으로 제조업 등 현장실습 참여업체에 대한 경영안전자금 이자 지원 및 공모사업 인센티브 부여 등의 참여업체 발굴, 제주 차원의 산업현장 안전 확보 및 관리, 직업교육발전위원회 조례 제정의 적극 추진 등이 합의됐다.
또 교육청에서 특성화고의 취업과 학습으로서의 현장실습을 관리할 수 있는 인력을 확충하는 것 등의 내용도 논의됐다.
김태석 의장은 “이민호군이 불의의 사고로 세상을 떠난 지 1년이 되지만 이후의 과정에서 산업체는 현장실습을 기피하고 학교에서는 실습 참여 기업발굴이 어려워 취업 시기가 지연되는 문제가 일어나고 있다”며 “이번 합의사항들이 내실 있게 추진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제이누리=고원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