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가 뜨겁다. 낮과 밤을 가리지 않고 제주를 뒤덮은 무더위가 가실 줄을 모르고 있다.
13일 제주지방기상청에 따르면 지난달 11일 시작된 폭염특보가 34일째 이어지고 있다. 역대 최장 연속 폭염특보일수다.
기상청 관계자는 “연속폭염특보 일수가 공식기록으로 남아 있는 것은 아니지만 이렇게 한달 이상 폭염특보가 연속적으로 이어지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강조했다.
이 폭염은 단지 제주만이 아닌 전국적인 현상이다. 일반적으로 여름철에 한반도에 영향을 미치는 북태평양고기압과 더불어 티벳고기압의 영향으로 분석된다.
북태평양고기압은 위도 30도 부근의 북태평양에서 만들어지는 해양성 아열대기단이다. 여름철 한반도에 영향을 미치며 고온다습한 특성을 갖는다.
이 북태평양고기압이 한반도에 영향을 미치는 기간은 일반적으로 장마가 끝난 시기부터 8월 중순까지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북태평양고기압이 일찌감치 한반도에 영향을 미치면서 장마가 유난히 짧았다. 기상청에 따르면 올 장마는 지난달 9일에 종료, 1973년 이후 네 번째로 짧았다.
장마가 마무리 되면서 북태평양고기압이 지난달 10일부터 한반도에 본격적으로 발을 들이기 시작했고 이후 기온이 크게 올랐다.
여기에 티벳 쪽에서 만들어진 뜨거운 고기압이 편서풍을 타고 한반도 대기상층으로 밀려들면서 대기 상층에는 티벳고기압이, 대기의 중하층에는 북태평양고기압이 자리를 잡아 한반도를 뜨겁게 달군 것이다.
이 티벳고기압과 북태평양고기압이 한반도 내에서 영향을 발휘하기 시작하면서 더운 공기가 정체되기 시작했다. 또 고기압이 안정적인 상태를 유지하면서 구름들도 형성되지 못해 맑은 날씨가 이어져 강한 일사효과까지 더해졌다.
제주지방기상청에 따르면 이러한 상황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제주지방기상청에 따르면 현재 제주 산지와 추자도를 제외한 지역에는 폭염특보가 발표 중이다. 낮 최고기온이 33도 이상을 기록하는 등 평년보다 높게 나타나면서 무더운 날씨가 계속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폭염이 지속되는 가운데 대기불안정으로 인해 곳에 따라 소나기가 내리는 곳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은 “북태평양고기압의 영향으로 남동풍이 지속적으로 유입되고 여기에 지형 효과가 더해지면서 산발적으로 소나기가 내리는 곳이 있겠다”고 전했다.
13일에도 대기불안정과 지형의 영향으로 곳에 따라 소나기가 내리는 곳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낮 동안 오른 기온이 밤에도 내려가지 못하고 계속 이어지면서 열대야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지난 밤사이에는 제주시에서 올여름 들어 가장 높은 밤사이 최저기온을 기록했다. 13일 오전 6시30분 기준 제주시의 밤사이 최저기온은 28.7도였다. 그 밖에 서귀포는 26도, 고산 27도, 성산은 27.9도를 기록했다.
또 제주시의 경우 현재 25일 째 열대야가 연속적으로 나타났고 있다.
기상청은 “당분간 고온인 상태가 장기간 지속되면서 보건, 산업, 수산, 농업, 가축 등에 피해가 우려된다”며 “열사병과 탈진 등 온열질환과 농.수.축산물 관리에 각별히 유의해달라”고 당부했다. [제이누리=고원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