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문이 증폭되고 있다. 엿새째 행방이 묘연한 실종 여성 때문이다.
제주에서 실종된 30대 여성에 대한 수색이 시작된지 엿새째를 맞고 있지만 아직까지 그의 행방은 확인할 길이 없다.
◆ 사건의 경과 살펴보니 = 31일 제주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제주에서 실종된 최모(38・여)씨는 지난 25일 오후 11시 38분에서 다음날 0시10분 사이에 사라졌다.
최씨는 지난 10일 10살과 8살배기 딸 둘과 함께 경기도 안산에서 제주도로 내려왔다. 그보다 앞서 사실혼 관계에 있는 남편 유모(37)씨가 먼저 제주에 내려와 있는 상태였다.
이들은 안산에서 의류사업을 하다 이를 정리하고 제주 정착을 꿈꿨던 것으로 알려졌다.
제주에 내려온 이들은 세화포구 인근 캠핑카에서 생활을 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이 파악한 최씨의 행적에 따르면 최씨는 25일 오후 7시께 남편과 인근 식당에서 식사를 마치고 오후 9시23분께 캠핑카에서 딸의 친구 부모와 영상통화를 했다.
이후 오후 10시께에는 큰 딸과 함께 캠핑카에서 TV를 보며 술을 마신 것으로 확인됐다. 최씨는 이후 오후 11시가 넘어 편의점으로 향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남편은 캠핑카에서 잠을 자고 있던 것으로 전해졌다.
최씨의 휴대전화 기록에 따르면 최씨는 오후 11시 13분과 38분에 언니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연결되지 않았다.
이후 잠에서 깬 남편 유씨가 최씨를 찾기 위해 다음날 0시5분께 캠핑카에서 나왔고 0시10분께 최씨에게 전화를 걸었다. 경찰은 최씨가 언니에게 전화를 걸었던 11시38분과 남편 유씨가 최씨에게 전화를 걸었던 다음날 0시10분 사이에 최씨가 실종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 도대체 어디로 사라졌을까? = 최씨의 휴대폰은 26일 새벽 3시께 어업활동을 마치고 세화포구로 입항하던 배의 선장인 김모씨가 발견했다.
최씨의 휴대폰은 세화포구 방파제 진입로 인근 화장실 건물 서쪽 차량방지턱 위에 놓여 있던 것으로 전해졌다.
휴대폰이 발견된 곳에서 10~20m 가량 떨어진 곳에서는 최씨가 편의점에서 구입한 소주병이 발견됐다.
또 최씨가 신었던 것으로 추정되는 슬리퍼 한 쪽은 세화포구 내에서 발견됐다. 다른 슬리퍼 한 쪽은 지난 30일 세화포구에서 동쪽으로 2.7km떨어진 하도리 앞바다에서 발견됐다.
경찰은 세화포구에 가로등이 있지만 불이 켜지지 않았던 상황을 고려, 세화포구 인근이 어두웠음을 지적하며 최씨가 실족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하지만 범죄연루 가능성 등도 배제하지는 않고 수사를 펼치고 있다.
다만 경찰은 최씨가 극단적인 선택을 했을 가능성은 낮게 보고 있다. 최씨 가족이 새로운 사업 구상을 가지고 제주에 내려왔다는 점, 언니 등 주변인들과의 통화 내용에서도 비관적인 내용이 없었다는 점 등이 그 이유다.
또 최씨의 것으로 추정되는 슬리퍼 한쪽이 하도리 앞바다에서 발견된 것과 관련, 해류 등이 영향으로 세화포구에서 동쪽으로 흘러간 것이란 추정이다.
슬리퍼가 동쪽에서 발견된 것을 고려, 경찰은 해상에서의 수색범위도 더욱 늘렸다. 수색 인원도 일평균 70명에서 31일 241명으로 대폭 늘렸다. 헬기까지 동원, 공중에서도 수색에 나서는 등 최씨를 찾기 위해 총력에 나서고 있다.
또한 실종 장소를 중심으로 인근 공・폐가에 대한 수색에도 나섰다.
경찰은 “주변 CCTV와 현장주변 차량 등 범위를 넓혀 수색에 나서고 있다”며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사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 수록 엿새째 소식이 끊긴 최씨의 생환가능성은 더욱 낮아지고 있다. 더불어 그의 행방 역시 점점 미궁 속으로 빠져들어가고 있다. [제이누리=고원상 기자]